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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면세점 입찰, 대기업도 뭉쳐야 산다 호텔신라·현대백화점·호텔롯데 연합전선 구축..눈치싸움 치열

연혜원 기자공개 2015-06-04 09:30:00

이 기사는 2015년 06월 03일 09: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서울 시내면세점 신규사업자 신청이 이 달 1일 마감됐다. 대기업에 주어진 면세사업특허권은 오직 2장, 출사표를 던진 대기업은 총 7곳. 치열해진 경쟁 속에서 시내면세점 쟁취를 위한 기업들의 연합 작전이 눈길을 끈다.

관세청은 지난 1일 서울 대기업 시내면세점과 관련 HDC신라면세점, 신세계DF, 호텔롯데, 현대DF, SK네트웍스, 이랜드면세점,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등 총 7곳이 특허신청서를 제출 했다고 밝혔다.

7곳의 입찰자 중 복수 기업이 협력한 사업모델을 내세운 곳은 총 3곳이다. 눈치싸움이 치열해진 만큼 승률을 높이기 위해 '뭉치면 산다'는 전략이 떠오른 것이다.

◇HDC신라면세점…'입지'와 '운영노하우' 둘 다 잡는다

가장 처음으로 연합 전략을 펼친 곳은 현대산업개발과 호텔신라다. 현대산업개발은 지난 4월 7일 호텔신라와 공동출자를 통해 합작법인 'HDC신라면세점'을 신규설립 하고 용산 아이파크몰을 사업지로 선정했다.

HDC신라면세점 신설은 국내 재계를 대표하는 두 기업 '현대가'와 '삼성가'가 손잡았다는 것만으로도 이목이 집중됐다. 그만큼 시내면세점 특허권 취득이 만만치 않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양사는 합작회사를 통해 서로의 단점을 보완하고 장점을 극대화시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면세점 운영 경험이 없는 현대산업개발은 기존면세사업자인 신라면세점의 운영노하우를 얻은 한편, 신라면세점은 후보지 면적 가운데 최대규모인 현대산업개발의 아이파크몰(2만7400㎡)에서 면세점을 운영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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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아이파크몰

◇현대DF…상생협력모델 강조

현대산업개발이 호텔신라와 의기투합했다면 현대백화점그룹은 중소·중견기업들과 손잡았다. 현대백화점 그룹은 지난달 12일 중소·중견기업들이 주주사로 참여한 합작법인 '현대DF'를 신설하고 삼성동에 위치한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서 면세점을 운영 하겠다고 밝혔다.

현대DF 신설에는 '모두투어네트워크', 앰배서더호텔그룹 '서한사', '엔타스듀티프리', '현대아산', 듀퐁브랜드를 운영하는 '에스제이듀코'와 JEEP 브랜드를 운영하는 '제이앤지코리아' 등이 주주사로 참여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현대DF 설립으로 '중소기업동반성장'과 '사업적 시너지'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겠다는 포부를 보이고 있다. 대기업 신청자 가운데 유일하게 중소·중견기업과 합작법인을 세운 만큼 평가항목 중 '기업이익의 사회 환원 및 상생협력 노력 정도'에서 높은 점수를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현대백화점그룹은 2일 면세점 영업이익 20%를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히며 상생협력 부분을 강조하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이 면세점운영 경험이 없다는 것도 면세사업 관련 중소·중견기업들과 합작법인을 세운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현대DF에 참여한 중소·중견기업은 엔타스듀티프리, 현대아산 등 기존에 면세점을 운영해본 경험이 있는 기업과 여행, 호텔, 패션사업 등 면세점 운영에 기여도 높은 기업들이다. 엔타스듀티프리는 인천지역 공항 항만 시내면세점을 운영하고 있고 현대아산은 개성공단과 크루즈선에서 면세점을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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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동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호텔롯데, 중원면세점 통해 우회적 진출 노리나

호텔롯데는 서울 시내면세점 입찰에 참여하기 위해 중소 면세사업자인 중원산업의 중원면세점과 손잡았다. '복합 면세타운'이란 미명 아래 합작법인은 세우지 않고 협력모델만 구축하는 독특한 행보를 보여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호텔롯데는 지난달 29일 중원면세점과 함께 동대문 '롯데피트인'에서 시내면세점을 운영하겠다고 깜짝 발표했다. 중원면세점은 현재 청주 라마다플라자호텔에서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는 충북 지역 최초의 면세점 사업자다. 호텔롯데와 중원면세점은 합작법인을 설립하지 않고 각각 대기업, 중소·중견기업군에 입찰했다.

호텔롯데는 중원면세점과 함께 롯데피트인에 '복합 면세타운'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호텔롯데는 '복합 면세타운' 내에서 중원산업과 판매 상품 품목을 구분해 중복되지 않게 하는 사업구조를 차별점으로 강조하고 있다. 호텔롯데는 패션, 시계, 액세서리 품목 등을, 중원면세점은 술, 담배, 잡화 품목 등을 판매할 예정이다.

일각에선 이미 서울시내 강남 2곳과 강북 1곳의 면세점을 보유하고 있는 호텔롯데가 독과점 문제로 대기업 면세점 입찰에 실패 할 경우를 대비해 중소 면세사업자인 중원면세점과 손잡은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중원면세점 홀로 사업권을 얻게 될 경우에도 호텔롯데는 중원면세점에 브랜드 입점 중계, 상품 공급 지원 등을 이어 나가며 직간접적으로 면세점 수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호텔롯데 측은 중원면세점과의 협력 배경에 대해 "중소 면세사업자와의 상생을 위한 결정"이라고 선을 긋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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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문 롯데피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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