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플루 수혜 '바이오니아'의 메르스 속앓이 진단키트 개발에도 '무용지물'···일각 "특정회사 밀어주기"의혹
김동희 기자공개 2015-06-05 08:12:17
이 기사는 2015년 06월 04일 18: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분자진단 전문기업인 바이오니아가 얼마 전 개발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진단키트로 인해 남모를 고민에 빠졌다. 예상치 못한 메르스의 확산으로 진단키트 판매에 수혜가 예상됐지만 되레 역풍을 맞고 있기 때문이다.지난 달 29일부터 3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던 바이오니아 주가는 최근 이틀 연속 하한가를 기록하고 있다. 주가뿐 아니라 매출에도 전혀 기여를 하지 못하고 있다.
메르스대책본부를 두고 있는 질병관리본부가 코젠바이오텍 제품을 통한 진단만을 권고하면서 바이오니아는 시장 진출 자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내에서 메르스 진단키트를 생산하고 있는 곳은 현재 바이오니아와 코젠바이오텍, 솔젠트 3곳이다. 세 회사는 모두 식품의약품안전처로 부터 임상허가를 얻지 못한 연구용(RUO : Research Use Only) 제품만을 선보이고 있다.
성능에도 차이가 거의 없다. 오히려 질병관리본부가 추천하고 있는 코젠바이오텍 제품의 방식이 달라 검사 시간이 길다는 단점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질병관리본부가 코젠바이오텍 제품만을 권고한 이유는 뭘까.
질병관리본부측은 "국제보건기구(WHO)의 기준에 의해 코젠바이오텍 제품 사용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임상허가를 받은 제품이 국내에 존재하지 않아 그 동안 질병관리본부와 공동 연구개발에 나섰던 코젠바이오텍의 제품을 검진에 사용하도록 했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질병관리본부의 이 같은 선정 방식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과거 신종플루가 유행했을 당시 진단키트 부족으로 혼란이 발생했었던 상황을 고스란히 반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코젠바이오텍은 매출 50억 원 미만의 중소형 바이오 기업이다. 메르스 의심환자가 전국적으로 확산될 경우, 제품 공급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갑자기 제품 생산을 늘리면서 품질에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바이오니아는 연구용 제품을 개발한 회사 가운데 규모가 커 제품 공급을 누구보다 자신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질병관리본부가 코젠바이오텍 제품을 밀어주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가 작년 10월 코젠바이오텍과 수의계약으로 메르스 진단제품 연구 용역을 맡긴 것부터 잘못됐다는 것이다. 당시 이미 솔젠트는 중국질병관리본부에서 메르스를 포함한 15종의 호흡기 바이러스를 조기에 진단할 수 있는 진단키트를 테스트하고 있었다. 바이오니아 역시 메르스 진단키트를 자체 연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동일한 세 회사의 제품중 하나의 제품만을 사용토록 권고하면 나머지 제품은 자연스럽게 밀려날 수 밖에 없다"며 "질병관리본부가 특정회사 제품만을 사용토록 권고했다면 특정회사 밀어주기에 나섰다는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바이오니아가 나서서 질병관리본부에 불만을 토로하기도 쉽지 않다. 자칫 향후 영업이나 제품 판매에 불이익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신종 플루 유행 당시 초기에 제품을 유통시켜 짭짤한 재미를 본 바이오니아가 메르스 진단키트로는 혜택은 커녕 역차별을 받고 있는 것이다.
바이오니아는 신종 플루 이후 질병관리본부와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오니아 관계자는 "질병관리본부가 메르스 진단키트를 갖고 있는 회사중 코젠바이오텍 제품을 권고했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라며 "세 회사 모두 동일한 조건이라면 불안에 떨고 있는 국민들이 조기에 검진할 수 있도록 두 개 이상의 제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방법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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