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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엘리엇에 그룹 차원 대응 안한다" 추가 소송 빌미 봉쇄 목적… 삼성물산이 전담

정호창 기자공개 2015-06-18 08:27:00

이 기사는 2015년 06월 16일 16: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그룹이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추진에 반발하며 마찰을 빚고 있는 미국계 헤지펀드 운용사 엘리엇 매니지먼트에 대해 그룹 차원의 대응을 하지 않기로 내부방침을 정했다. 이번 사태에 그룹이 나서 대응할 경우 엘리엇에 추가 소송 빌미를 줄 우려가 있고,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 추진에 대한 정당성과 공정성 시비도 불거질 수 있어 확실한 선긋기를 통해 잡음을 최소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16일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추진과 관련해 현재 미래전략실이나 다른 계열사 등을 통한 그룹 차원의 대응이나 지원은 하지 않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그룹이 나설 경우 소송을 주무기로 삼는 엘리엇에 꼬투리나 빌미를 줘 추가 소송이 제기될 우려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내린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합병과 관련된 사안은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경영진의 판단과 결정에 따라 진행되고 있으며, 엘리엇 문제는 현재 삼성물산만 소송을 당한 상태라 관련 대응 역시 삼성물산이 전담하고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증권업계 관계자는 "엘리엇이 이번 합병에 대해 이재용 부회장 등 제일모직 지분을 보유한 삼성그룹 총수 일가의 이익을 목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불공정한 거래라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관련 대응에 삼성그룹이 직접 나서면 합병의 정당성을 스스로 훼손하게 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내린 결정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자칫 잘못하면 이번 합병 결정이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경영진의 판단에 따라 내려진 것이 아니라 삼성그룹의 지휘와 통제를 받아 이뤄진 것으로 시장에 비춰질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삼성그룹이 전면에 나설 경우 합병결정의 정당성·공정성·자율성 등에 약점을 노출하게 돼 향후 소송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고,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경영진이 배임 이슈에 휘말릴 가능성도 생기게 된다"며 "삼성그룹이 과거 삼성전자 우선주 문제로 엘리엇과 싸워 본 경험이 있어 상대의 공격전략을 미리 읽고 사전 방어에 나선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엘리엇이 다른 계열사를 공격하거나 새로운 이슈를 제기하지 않는 한 삼성그룹이 전면에 나서 대응할 가능성은 낮다"며 "당분간 엘리엇에 대한 대응창구는 삼성물산으로 한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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