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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표, 타 인수후보로부터 집중 '견제' 한일-아세아·유진PE 컨소·한앤컴퍼니, 삼표 인수시너지 경계심

이동훈 기자공개 2015-06-24 08:55:00

이 기사는 2015년 06월 19일 16: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양시멘트를 둘러싼 인수 후보들 사이의 역학구도는 어떻게 형성돼 있을까. 얼핏보면 시멘트업체와 레미콘업체의 대결 양상으로 보이지만, 인수후보 업체들 사이에 형성된 경쟁관계는 이보다 더 복잡하게 얽혀있다.

인수후보의 역학구도 중심에는 삼표가 자리하고 있다. 인수 시너지가 강할 뿐만 아니라 업계 판도를 뒤바꿀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에 인수후보들 사이에서 삼표는 공공의 적으로 꼽히고 있다.

시멘트업체뿐만 아니라 레미콘업계 경쟁자인 유진 PE 컨소시엄, 심지어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인 한앤컴퍼니도 삼표의 동양시멘트 인수에 대해 경계하고 있다. 역학구도의 가장 큰 줄기는 시멘트업체와 레미콘업체가 아니라 삼표 대 반 삼표라는 이야기가 돌고 있다.

◇ 삼표와 한일-아세아 컨소시엄…레미콘업체와 시멘트업체의 첨예한 대립

삼표와 가장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인수후보로 시멘트업계를 대표해 동양시멘트 인수전에 참여한 한일시멘트-아세아시멘트 컨소시엄(이하 한일-아세아 컨소시엄)이 꼽힌다. 한일시멘트는 단독 인수를 검토하기도 했으나, 확실한 우위를 점하기 위해 경쟁업체인 아세아시멘트와 연대를 구성하기까지 했다.

한일-아세아 컨소시엄의 경우 동양시멘트 M&A를 업계 재편을 위한 좋은 기회로 여기고 있다. 압도적인 1위 시멘트 업체를 탄생시켜 레미콘 및 건설업계를 상대로 시멘트 가격 교섭력을 상승시키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이는 시멘트업계 전반의 수익성 강화와도 연결돼 있다.

하지만 삼표가 동양시멘트를 인수할 경우 시멘트업계 재편 기회는 사라져버릴 공산이 크다. 삼표가 동양시멘트를 인수해 국내 시멘트 시장에 본격 뛰어들 경우 가격 인하 등 공격적인 영업전략으로 기존 시장구도를 흔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삼표와 한일-아세아 컨소시엄의 대립은 드라이몰탈 시장의 주도권 다툼도 포함돼 있다. 현재 한일시멘트은 드라이몰탈 시장에서 압도적인 1위 업체고 아세아시멘트는 뒤를 받치는 형국이다.

하지만 최근 삼표가 드라이몰탈 사업을 확장하면서 기존 업체를 압박하고 있다. 동양시멘트를 인수해 드라이몰탈의 원재료인 시멘트를 안정적으로 수급할 경우 기존 업체들과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 삼표와 유진 PE…레미콘업계 1,2위 동양시멘트 두고 격돌

아직 매각 초반이지만 유진 PE 컨소시엄이 동양시멘트 유력 인수후보로 거론되지는 않는다. 인수 시너지가 없지는 않지만 삼표나 타 시멘트업체에 비해 떨어지고 자금력 자체도 풍부하지 않다는 평가다. 최근 면세점 사업권 획득에 주력하고 있다는 점 역시 시장에서 유진 PE 컨소시엄을 동양시멘트 유력 후보에서 제외한 이유다.

이런 유진 PE 컨소시엄도 삼표에 대해서만큼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삼표가 동양시멘트를 인수할 경우 업치락 뒤치락하는 국내 레미콘 업계의 세력 다툼이 삼표의 승리로 끝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레미콘업계는 유진·삼표·아주 등 수도권 상위 3개 회사가 이끌고 있으며, 렉스콘·한라엔컴과 중소형 레미콘들이 뒤를 받치는 형국이다. 수도권 3개사의 차이는 크지 않기 때문에 서로 적당한 세력 균형을 이루며 업계를 꾸려가고 있다.

하지만 삼표가 레미콘 가격의 60~70%를 차지하는 동양시멘트를 인수할 경우 레미콘업계 세력 균형에 균열이 생기게 된다. 삼표가 레미콘 사업의 수직 계열화를 통해 레미콘가격을 인하하고 공격적인 가격 정책을 펼 경우 수도권을 삼분하고 있던 유진이나 아주의 경우 타격을 받게 된다. 근소한 차이로 1위를 차지하고 있던 유진이 자리를 내놔야 하는 것은 기정 사실로 받아들여진다.

◇ 삼표와 한앤컴퍼니…엑시트 창구를 지켜라

"한앤컴퍼니는 사야겠다고 마음 먹는다면 소위 지를 수 있는 능력을 갖춘 후보다"

M&A시장에서 내리는 한앤컴퍼니에 대한 평가다. 직접 발굴한 M&A매물 뿐만 아니라 웅진식품·포스화인 등 경쟁 입찰에서도 승리를 위해서라면 과감하게 승리 가격을 적어내던 모습이 시장에서 강렬하게 받아들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자금력이라면 인수후보들 가운데 둘째 가라면 서럽지만 한앤컴퍼니가 직접 동양시멘트를 사겠다고 뛰어들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다. 다만 삼표가 사는 것만큼은 부담스럽다는 것이 M&A업계의 견해다.

삼표가 동양시멘트를 인수할 경우 한앤컴퍼니가 보유한 슬래그 시멘트 회사인 대한시멘트-한남시멘트의 수익성에 악영향을 줄 공산이 크다. 삼표가 동양시멘트를 인수한 이후 시멘트 단가 하락을 단행하면 대체재인 슬래그 시멘트 사업에 악영향을 받게 된다.

대한시멘트-한남시멘트 자금회수(Exit)에도 문제가 생긴다. 삼표는 현재 슬래그 시멘트 확장을 노리고 있어서 대한시멘트-한남시멘트 인수 유력 후보로 꼽히기도 한다. 삼표는 과거 대한시멘트 인수를 두고 한앤컴퍼니와 경쟁을 펼치기도 했다.

하지만 삼표가 동양시멘트를 인수할 경우 슬래그 시멘트 회사의 인수 필요성이 줄어들게 된다. 한앤컴퍼니 입장에서는 당장 포트폴리오 회사의 수익성 악화 뿐만 아니라 추후 자금 회수 전략에도 타격을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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