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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파즈한라, 국내 시멘트사업 제패하나 거래 후 해외 활로 개척 관측…'저가 공세' 경쟁사 타격

이동훈 기자공개 2015-06-24 08:55:07

이 기사는 2015년 06월 22일 18: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라파즈한라시멘트가 글랜우드, 베어링 프라이빗 에쿼티 아시아(Baring Private Equity Asia, 이하 베어링PEA)와 손잡고 국내 시멘트업계를 평정할 수 있을까. 사업적통합(Consolidation) 전략의 첫 단추를 꿰기 위해 동양시멘트 인수에 나선 라파즈한라시멘트의 움직임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라파즈한라시멘트는 동양시멘트 매각으로 촉발된 시멘트업계 재편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일찌감치 글랜우드와 베어링PEA를 재무적투자자(FI)로 선정하는 동시에 향후 사업 전략에 대해서도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나오지 않았지만, 시장에서는 라파즈한라시멘트가 동양시멘트를 인수한 뒤 해외 수출 비중을 늘릴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라파즈한라시멘트와 동양시멘트 모두 수출에 용이한 해운사이다. 라파즈한라시멘트의 최대주주인 글로벌 시멘트 회사 라파즈의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하면 북미 등 해외 시장으로 수출 물량을 늘릴 수 있다.

수출 확대는 라파즈한라시멘트와 동양시멘트 수익 증대에도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시멘트산업은 대규모 장치산업으로 고정비가 많이 드는 편이다. 생산량이 늘어날수록 수익이 커지는 구조다. 국내 시장에서는 시멘트 수요가 떨어져 생산능력의 30% 밖에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겨우 고정비를 초과해서 수익을 내는 상황이다.

해외 수출 물량 확보되면 정체된 설비 가동률이 상승하고, 고정비 부담이 줄어든다. 특히 해외 수출로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하면 국내에서 가격 인하 등 공격적인 영업 전략을 펼칠 수 있다.

라파즈한라시멘트가 동양시멘트 인수 후 추가 M&A 기회를 노릴 공산도 크다. 잠재 매물로 분류되는 쌍용양회나 현대시멘트 중 한 곳만 추가로 인수하면 시장 점유율 30% 이상을 차지하는 압도적 1위 시멘트 업체가 된다. 레미콘 및 건설업계를 상대로 한 가격 교섭력 상승으로 수익성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국내 시멘트업계에서는 라파즈한라시멘트의 동양시멘트 인수를 경계하고 있다. 과거 시멘트 가격 인하 전략으로 시장을 교란한 전과가 있기 때문이다.

2000년 중반 무렵부터 라파즈한라시멘트는 국내 시멘트 시장에서 가격 인하 전략을 사용했다. 막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싼 값에 시멘트를 공급하기 시작했다. 자본력이 없는 회사들이 백기 투항하거나 사업 철수를 결정하면 라파즈한라시멘트가 시장 점유율을 올릴 계획이었다.

실제로 90년대 라파즈 본사에서 국내 석고보드 시장에 진출할 때 이 같은 저가 정책을 실시해서 성공을 거두기도 했다. 당시 대기업인 KCC를 제외한 나머지 업체들은 라파즈의 저가 전략을 버텨내지 못하고 회사 경영을 포기했다. 결국 라파즈는 국내 석고보드 시장에서 과반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기도 했다.

하지만 석고보드 업체들과 달리 국내 시멘트 업체들은 은행권 금융지원을 통해 라파즈한라시멘트의 파상 공세를 견뎌냈다. 예상보다 국내 시멘트업체들의 저항기 거세지자 라파즈한라시멘트도 가격 인하 전략을 철회했다.

M&A업계는 라파즈한라시멘트가 동양시멘트를 인수할 경우 또다시 국내 시멘트 업계를 장악하기 위해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M&A업계 관계자는 "라파즈한라시멘트가 해외 수출 활로를 개척할 경우 국내에서 저가 전략을 사용할 수 있는 여유를 갖게 된다"면서 "국내 시멘트 업체들 입장에서 라파즈한라시멘트의 동양시멘트 인수는 굉장히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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