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5년 06월 23일 14: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NH농협금융지주(이하 'NH금융')가 은행계 금융지주사로는 처음으로 증권사를 포함한 내부등급법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NH금융은 신용평가모형 시스템 개발을 마무리하고 다음달부터 비은행 자회사를 대상으로 스트레스테스트 등 점검에 나설 예정이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NH금융은 농협은행과 NH투자증권을 내부등급법 도입대상으로 삼고 신용평가모형 개발에 나서고 있다. NH투자증권의 그룹 내 비중이 15%를 넘어서면서 KB금융지주 등 다른 금융지주와 달리 증권부문이 도입 대상에 포함됐다. 신용평가모형 승인을 받으면 국내 증권사 가운데 바젤Ⅲ 적용을 받는 첫 사례가 된다.

NH금융의 주력 계열사인 농협은행은 신경분리 이전인 2009년부터 내부등급법을 적용하고 있다. NH금융의 내부등급법 또한 농협은행을 기본으로 삼아 NH투자증권 등 비은행 자회사의 기업 차주의 신용평가 방식을 맞추는 형태로 진행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그동안 내부등급법을 적용받지 않았다. 따라서 농협은행 내부등급법을 중심으로 그룹 차원의 기준을 맞추는데 어려움이 없다는 게 NH금융 측의 설명이다.

NH금융 관계자는 "우리투자증권 인수와 농협증권 합병으로 NH투자증권의 비중이 높아 이번 내부등급법 도입 대상에 증권사가 포함됐다"며 "증권사에 은행을 기반으로 한 신용평가모형을 적용하는 것은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NH투자증권의 경우 기업 차주 숫자는 적지만 차주별 여신금액은 높다는 특징을 갖고 있는 만큼 신용평가모형 시스템 개발시 반영할 예정이다. 다만 증권부문에 대해선 금융감독원에 단계적 적용을 요청할 계획이다. 우리투자증권 인수가 지난해 마무리되면서 신용평가모형에 증권부문을 포함시키는데 물리적 시간이 부족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NH금융은 농협은행 안에 카드사가 포함돼 있지만 향후 카드부문 기업 익스포저에 대한 별도의 신용평가모형을 개발해 활용한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NH금융은 신용평가모형을 다음달부터 비은행 자회사에 적용할 예정이다. NH투자증권, 농협생명보험, 농협손해보험, 농협캐피탈 등이 대상이다.

NH금융은 점검 결과를 토대로 오는 9월께 금융감독원에 신용평가모형 승인 신청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승인을 받은 농협은행 내부등급법을 기본으로 하고 있는 만큼 금융감독원의 심사 또한 복잡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NH투자증권 부문에 대해선 금융지주사 중 처음이라는 점을 감안해 리스크 측정 등이 제대로 반영됐는지 중점적으로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에선 NH금융의 신용평가모형 승인 신청이 예상대로 진행되면 금감원 승인 절차 등을 감안할 때 내년 상반기께 내부등급법 도입을 마무리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