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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반대논리' 엘리엇과 닮은꼴? [SK C&C-SK㈜ 합병]특정사 유리한 '합병비율' 문제 제기, 삼성물산 여파 주목

박창현 기자공개 2015-06-25 08:31:00

이 기사는 2015년 06월 24일 16시2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민연금이 SK㈜와 SK C&C 합병에 반대표를 행사하기로 결정하면서 반대 근거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특정 회사에 유리하게 합병 비율이 산정돼 주주 가치가 훼손될 우려가 있다는 것이 핵심 반대 논리다. 삼성물산 합병 반대 선봉장에 선 엘리엣 매니지먼트와 동일한 반대 근거를 내세웠다는 점에서 향후 삼성그룹 합병안에 대해 어떤 판단을 내릴지도 관심사다.

국민연금이 24일 SK㈜와 SK C&C간 합병을 위한 임시주주총회에서 반대 의결권을 행사하기로 결정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 산하의 '의결권행사 전문위원회'는 이날 오전 회의를 열고 오는 26일 열리는 SK 합병 주총에서 반대 의결권을 행사하기로 합의했다.

국민연금이 문제 삼은 것은 양 사의 합병 비율이다. 국민연금은 "합병의 취지와 목적에 대해서는 공감하나 합병 비율과 자사주 소각 시점 등을 고려할 때 SK㈜ 주주가치를 훼손할 우려가 있다"는 반대 근거를 내세우고 있다.

합병 발표 당시 산정된 합병비율은 SK㈜보다 SK C&C에 유리하다. SK㈜ 주주들은 1주 당 0.73주의 SK C&C 주식을 합병 대가로 받게 된다. 합병 발표 시점에 SK C&C 기준 주가(23만 5073원)가 SK㈜(17만 3193원)보다 높게 형성됐기 때문이다.

작년 초까지만 하더라도 양 사 주가는 지금과는 반대 흐름을 보였다. SK㈜ 주가는 SK C&C보다 최대 6만 원 이상 높게 형성됐다. 하지만 5월 30일을 기점으로 주가가 역전됐고, 그 흐름이 계속 이어졌다. 이번 합병 결정 전까지도 SK C&C주가는 지속적으로 상승한 반면, SK㈜의 주가는 보합세를 보였다.

SK C&C는 최태원 회장 등 오너 일가 지분율이 43.45% 달한다. 이 때문에 오너 일가의 지분율 희석을 최소화하기 위해 SK C&C에 유리한 시점에 합병을 단행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결국 국민연금도 SK C&C에 전적으로 유리한 시점에 합병 절차가 진행되면서 SK㈜ 주식 가치가 크게 훼손됐다고 판단, 결국 합병 반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국민연금의 행보는 삼성물산 합병 반대 선봉장에 선 엘리엇 매니지먼트와 궤를 같이 한다. 엘리엇 매니지먼트 역시 합병 비율과 시점에 강한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오너 일가 지분율이 높은 제일모직에 전적으로 유리하게 합병 비율이 산정됐다는 주장이다. 제일모직도 이재용 부회장 등 지배 오너주주 지분율이 42%를 넘는다.

합병의 취지를 이해한다는 점도 같다. 엘리엇 또한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 필요성에는 공감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합병 비율 등을 고려할 때 주주가치 훼손의 우려가 있다고 보고 양 측 모두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국민연금이 삼성물산의 주요 주주이기도 하다는 점에서 향후 삼성 합병 의사결정 향방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삼성물산의 처지가 SK㈜와 다르지 않은 만큼 사실상 삼성그룹 현안에 대해서도 내부 입장을 정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SK 합병 건의 경우 내부 판단이 어려워 외부 자문기관인 의결권 행사 전문위원회에 판단을 맡겼다"며 "삼성물산 합병 의결권 행사 관련해서는 아직 내부 투자위원회 개최 일정도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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