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모태펀드 예산 삭감'…기재부 압박카드? 농식품모태펀드 이관 두고 '기재부-농식품부' 갈등 증폭
양정우 기자공개 2015-06-29 08:24:59
이 기사는 2015년 06월 24일 16시3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농수산식품모태펀드(MIFAFF Fund of Funds) 이관을 둘러싼 '기획재정부-농림축산식품부'의 기싸움이 고조되는 가운데 기재부가 내년 농식품모태펀드 출자 예산을 전액 삭감할 수 있다는 압박카드(?)를 꺼냈다. 벤처캐피탈업계에선 이관 의지를 관철하려는 기재부의 강수로 파악하고 있다.농식품부의 예산이 투입되는 농식품모태펀드는 그동안 농업정책보험금융원에서 운용을 전담해왔다. 중소기업청과 미래창조과학부, 문화체육관광부 등 다른 정부 부처의 예산은 모두 한국벤처투자(모태펀드, Fund of Funds)에서 일임하는 것과 대비된다. 때문에 기재부는 비용 절감 차원에서 농식품모태펀드도 모태펀드에서 운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농식품부를 비롯한 벤처캐피탈 일선에선 농식품경영체 투자의 특수성을 이유로 반발하고 있다.
24일 벤처캐피탈업계에 따르면 기재부는 최근 농식품부에 내년 농식품모태펀드 출자 예산을 모두 삭감하겠다는 뜻을 고지한 것으로 파악됐다. 농식품부는 이런 방침에 대해 소관 부처로서 의견 제시를 앞두고 있다.
농식품부는 매년 기재부로부터 정부 예산을 할당받아 농식품모태펀드에 500억 원 안팎을 출자해왔다. 올해 출자하기로 예정된 예산은 500억 원으로 지난해(600억 원)보다 소폭 줄었다. 농식품부는 지난 5년 동안 정부 지원금으로 2492억 원을 투입했고, 민간 투자로 2176억 원을 유치받아 총 4670억 원 규모의 농식품투자조합을 결성했다.
기재부가 내년 출자 예산 삭감 가능성을 언급한 것을 두고 벤처캐피탈업계에선 농식품부 압박에 나섰다는 관측이 주를 이룬다. 농식품모태펀드 이관에 대해 계속해서 반발하면 아예 예산을 편성하지 않을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는 시각이다.
농식품모태펀드 이관을 놓고 대립 중인 기재부와 농식품부는 갈등의 골이 점차 깊어지고 있다. 기재부는 마지막으로 농금원과 모태펀드를 대상으로 운용역량평가를 실시해보자는 입장이다. 평가 결과에 따라서 효율성과 전문성이 높게 채점된 기관에 농식품모태펀드를 맡기겠다는 얘기다.
하지만 농식품부 내부와 벤처캐피탈을 중심으로 평가의 잣대가 공정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두 기관은 펀드나 인력 규모에서 현격한 격차가 있기 때문이다. 현장에서 체감하는 농식품모태펀드 운용의 특수성을 감안할 수 있을지 우려하는 분위기다. 아무래도 기재부의 입김이 닿을 수 있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결국 평가 기관으로 선정될지도 관심이다.
업계 관계자는 "농식품부에서 평가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만전을 기하고 있다"며 "평가 기관을 기재부와 농식품부에서 각각 한 곳씩 선정해 제대로 평가해보자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농식품경영체 투자의 일선을 누비는 투자심사역의 시선은 싸늘하다. 정부 부처 사이의 힘겨루기에 내년 농식품모태펀드의 출자 예산이 삭감될 수 있다는 관측에 냉담한 반응이다. 한 투자심사역은 "농식품모태펀드는 투자에서 회수에 이르는 한 사이클이 아직 도래하지 않았다"며 "정부 예산이 할당되지 않으면 내년 농식품투자조합이 새롭게 결성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 농금원 자체 자금이 투입된 경우는 지난해 90억 원이 유일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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