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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 못미치는 공모가...속타는 미래에셋 기존 투자자 손실 불구 상장 강행…공모가 낮춘 주관사, 인수부담 ↓

민경문 기자공개 2015-06-26 09:59:00

이 기사는 2015년 06월 25일 18: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래에셋생명이 4년 만에 상장 재추진에 나섰지만 공모가격이 당초 희망 밴드 하단에도 못 미치면서 시장에 충격을 주고 있다. 어떻게든 공모가를 끌어내려 물량 부담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었던 주관사단의 입김이 이번 결정에 적지 않은 영향력을 발휘했다는 분석이다.

과거 공모가 밴드 이상의 가격에 주식을 매입한 투자자들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이 같은 디스카운트를 미래에셋 측이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미래에셋그룹 최고경영진이 이번만큼은 미래에셋생명의 상장 성사를 공언해 왔던 만큼 섣불리 딜을 중단하지는 못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미래에셋생명은 지난 22~23일 국내외 기관투자가들을 대상으로 공모가 결정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면서 제시한 희망 공모가 밴드는 8200~1만 원이었다. 하지만 25일 발표된 최종 공모가는 7500원으로 밴드 하단을 크게 밑돌았다. 낮은 공모가로 상장이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있었지만 상장 강행을 결정했다.

앞서 수요예측이 저조한 결과를 나타낸 이후 미래에셋 측은 주관사단(삼성·씨티·다이와證)을 소집하고 대응책 마련에 고심했다. 주관사 입장에서는 최대한 공모가를 낮춰 상장을 강행하는 것이 리스크를 줄이고 수수료 수입까지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최선책이었다.

물론 상장 이후 주가가 올라가기만 한다면 투자자와 발행사 모두가 '윈윈'이 가능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생명보험사라는 업종 한계 등을 고려할 때 이 같은 시나리오는 현실성이 낮다는 전망이 우세했다. 주관사들은 기관투자가 유치를 위해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투자 전략과 적어도 단기 주가 급락은 없을 것이라는 점을 마케팅 포인트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미래에셋생명의 소액투자자 비중이 30%가 넘는다는 점은 걸림돌로 작용할 수밖에 없었다. 이들 상당수가 오랜 기간 IPO를 기다려온 만큼 상장과 동시에 엑시트(자금 회수)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었다. 시장 관계자는 "이들의 출회 물량을 사들여 가격을 지탱할 필요가 있었던 주관사단은 공모가를 최대한 낮춰 잡아 인수 부담을 줄여야 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미래에셋생명 측이 주관사단의 의견을 받아들일 지는 미지수였다. 공모규모가 줄어드는 거은 둘째로 치더라도 우리사주를 포함, 기존 투자자 손실에 따른 적지 않은 비난에 직면해야 했기 때문이다. 이번 공모가는 미래에셋생명이 7~8년 전 실시한 유상증자 발행가(1만 2000원)와 비교하면 무려 4500원이 낮다. 최현만 수석 부회장 등 회사 중역에 지급한 스톡옵션 가격(1만4300~1만7000원)의 고작 50% 수준이다.

미래에셋 입장에서는 최후의 수단으로 상장 무산이라는 카드를 쓸 수 있었다. 하지만 이미 한 차례 미뤄졌던 IPO를 이번에는 반드시 성사시키겠다고 공언해 왔던 최고경영진이기에 시장 평판을 고려할 수 밖에 없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지급여력비율(RBC) 등 재무구조 개선도 시급했던 데다 이번마저 무산될 경우 앞으로 상장은 계속 어려울 수 있다는 판단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시장 관계자는 "그 동안 1만원 이상의 가격을 미래에셋생명의 적정가치로 말해왔던 미래에셋 입장에서는 이번 공모가(7500원)를 받아들기기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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