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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법인 바뀌자 두배 뛴 금호산업 기업가치 1만6000원서 3만1000원으로..시장 가격과도 지나친 괴리

문병선 기자공개 2015-07-20 08:14:19

이 기사는 2015년 07월 17일 11시2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회계법인이 바뀌자 석달만에 매각 적정 가격이 크게 달라진 금호산업 가치평가를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1만6000원대로 계산했던 회계법인이 있는가 하면 3만1000원으로 계산한 회계법인이 나왔다. 인수측과 매각측의 입장 차이를 고려하더라도 그 괴리가 지나치다는 게 논란의 요지다.

17일 재계에 따르면 불과 석달전에 호반건설이 인수를 위해 평가한 금호산업 적정 가격은 주당 1만6000원대였으나 석달 후 채권단이 매각을 위해 평가한 금호산업 적정 가격은 주당 3만1000원으로 산출되자 그 괴리도의 근본 이유가 무엇인지 관심을 받고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인수측의 의뢰를 받아 가격을 평가하는 경우 부실 요소를 더 많이 발견하려 하고 미래 전망을 좀 더 암울하게 보려는 경향이 있어 가격이 낮아지는 측면이 있지만 두 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는 것은 조금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했다.

앞선 평가는 한영회계법인이, 뒤의 평가는 삼일회계법인 및 안진회계법인이 각각 평가한 가격의 단순 평균값이다. 한영회계법인은 호반건설의 의뢰를 받고 약 한달간 실사를 벌였고 도출된 가격을 인수 적정 가격으로 제시했다. 현금흐름할인법(DCF)을 주로 활용했다. 삼일 및 안진회계법인은 채권단의 의뢰를 받아 약 두달간 실사를 벌였다. 가격 산출 방식은 조금 달랐지만 대동소이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구체적으로 재계 및 일부 채권은행 관계자들에 따르면 석달전 한영회계법인은 금호산업 지분 100%의 가치를 약 5662억원으로 평가했다. 인수 대상 지분(57.12%)의 가격은 3235억원이다. 1주당 1만6000원꼴로 계산되는데, 여기에 경영권프리미엄을 대략 80% 가량 얹었고 인수 제안 가격으로 총 6007억원을 제시했다.

재계 같은 관계자는 "금호산업, 아시아나항공, 금호터미널을 중심으로 가격을 평가한 것으로 안다"며 "아시아나항공 지분 100%의 가치를 1조8000억원대로 분석했는데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의 지분(30.08%) 가치는 대략 5414억원이었다"고 했다. 그는 "하지만 금호산업의 가치평가가 마이너스로 나왔고 다른 우발채무 등 부실 요인을 더해 3000억원대로 평가한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석달 후 삼일 및 안진회계법인은 금호산업 지분 100%의 가치를 1조600억원으로 평가했다. 매각 대상 지분(50%+1주)의 가치는 5300억원이고, 1주당 3만1000원꼴이다. 차이가 나도 지나치게 차이가 난다는 점이 문제다. 채권단 내부에서는 만족스러운 결과로 받아들이지만 정작 인수 협상을 앞두고 있는 박삼구 회장측은 받아들이기 힘든 가격이다. 박 회장은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더 얹어주고 인수해와야 한다.

이에 대해 채권단 한 관계자는 "조금 더 긴 실사기간이 부여됐고 더 자세한 기업 내용에 접근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스탠드얼론밸류(독립기업가치) 방식으로 계열사들을 각각 따로 떼어 분석해 더 정확한 가치를 구할 수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상이한 평가 결과에 대해 전문가들은 충분히 있을 수 있다는 의견과 그렇지 않다는 의견으로 갈린다. 한 관계자는 "모든 회계법인은 비슷한 툴(평가방식)로 가치를 구하는데 미래 수익 전망이나 경제 여건 등의 가정을 수치화할 때 대입하는 수치가 차이가 있을 수 있으나 그렇더라도 큰 차이가 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회계법인의 평가를 믿지는 않지만 누가 보더라도 국적 항공사를 갖고 있는 금호산업의 기업가치가 3000억원대라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며 "채권단의 가치 평가가 더 정확해 보인다"고 했다.

논란이 커질 수 있는 건 금호산업의 주가 흐름이 채권단 평가 가격과는 큰 괴리를 보인다는 점 때문이다. 금호산업 주가는 채권단의 회계 실사 결과가 나오기 전 1만5000~1만6000원대에서 움직였다. 실사 결과가 알려진 이후엔 1만8000원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채권단이 도출한 매각 기본 가격(주당 3만1000원)은 연초 M&A 이슈가 불거졌을 때를 제외하고 금호산업이 최근 수년간 도달해보지 못한 가격이다.

시장에서 지나치게 저평가돼 있는 것인지 채권단이 지나치게 고평가한 것인지는 확인할 길이 없다. 채권단과 협상을 앞두고 있는 박삼구 회장측 한 관계자는 "채권단으로부터 공식적으로 통보받은 바는 없지만 일부 언론에 보도된 주당 3만1000원에는 주가를 감안하면 경영권 프리미엄이 포함된 것으로 생각된다"고 밝혔다.

채권단도 고민에 쌓여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운영위원회에서 경영권 프리미엄을 확정하려 하고 있으나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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