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삼성물산, 삼성전자 합병 카드 꺼낼까 이재용 지배 정당성 확보 과제, 현물출자·생명 보유 주식 매입 무게
길진홍 기자/ 장소희 기자공개 2015-07-17 18:40:49
이 기사는 2015년 07월 17일 16: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물산이 우여곡절 끝에 제일모직과 합병을 성사시켰다. '포스트 이건희 시대'의 첫 단추를 꿴 가운데 향후 지배구조 개편 방향에 관심이 쏠린다.합병 성사로 삼성 지배구조는 큰 틀에서 통합 삼성물산, 삼성전자, 삼성생명 등의 3대 축으로 재편됐다. 당분간 실질적인 지주사인 통합 삼성물산을 중심으로 그룹 역량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복잡하게 얽힌 순환출자 구조도 '新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단순화됐다. 업계는 이번 합병의 목적이 궁극적으로 이 부회장의 지배력 강화에 있는 만큼 추가적인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부회장은 합병을 통해 삼성물산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4.1%를 거느리게 됐으나 그룹 전반에 영향력을 미치기에는 미흡한 수준이다. 통합법인 지분율도 16.54%에 그친다. 이건희 회장(2.9%) 등 특수관계인 지분을 더하면 40%가까이 늘어난다. 합병에 따른 지분 희석을 상쇄하고, 지배기반을 다지기 위해서는 지분을 더 늘려야 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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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과제는 이 부회장이 그룹 지주사(통합 삼성물산)를 장악하고, 지주사는 또 삼성전자의 1대주주가 되는 일이다. 이는 이 부회장 스스로 그룹 지배의 정당성을 확보하는 일이 된다. 시민단체 등으로부터 끊임없이 공격을 받아 온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7.21%) 해소도 풀어야 하는 숙제다.
이 부회장이 핵심계열인 삼성전자의 지배력을 강화하면서, 동시에 지배구조의 정비를 모색해야 하는 셈이다. 가장 빠른 길은 삼성전자 자사주(12.2%)를 활용해 삼성전자를 분할하고, 분할법인과 통합 삼성물산을 다시 합치는 방법이다. 단기간 내 통합 삼성물산의 이 부회장 지분을 늘리고, 삼성전자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다.
증권업계는 통합 삼성물산이 삼성전자 지주부문과 1대1 합병을 단행할 경우 이 부회장의 지분율이 20% 수준으로 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통합 삼성물산은 삼성물산 지분율을 20%까지 늘릴 수 있다.
하지만 이는 많은 시간과 비용을 필요로 한다. 합병을 성사시키기 위해서는 주주 동의라는 관문을 넘어야 한다. 이번에는 상대가 삼성물산이 아닌 삼성전자 주주다. 이번 합병 추진 과정에서 잡음을 생각하면 재합병 추진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삼성그룹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추진 과정에서 당분간 계열사간 추가 통합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일부에서는 이재용 부회장과 계열사들이 보유 주식 현물출자와 주식 매입을 통한 우회적인 지배력 강화를 추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부회장이 보유한 삼성SDS 지분(11.25%)은 상당히 유용한 도구가 될 전망이다. 삼성SDS 주식을 통합 삼성물산에 현물 출자할 경우 지분율을 끌어 올릴 수 있다. 삼성SDS와 삼성전자 합병을 통한 지분 취득 가능성도 제기되지만 효율성 측면에서 현물출자가 훨씬 유리하다.
통합 삼성물산의 삼성전자 지분 확대는 삼성생명(7.21%)과 삼성화재(1.26%) 보유 주식 매입을 통해 가능하다. 삼성생명이 소유한 삼성전자 주식 2.21%를 인수할 경우, 삼성생명을 제치고 단숨에 최대주주로 올라선다.
업계는 통합 삼성물산이 삼성전자 지분을 합병으로 유입된 4.1%에 더해 약 10%까지 늘릴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그룹 내 흩어져 있는 삼성전자 지분 30%의 3분의 1에 해당한다. 이건희 회장을 비롯한 오너일가와 특수관게인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에 변동이 없다는 점을 감안할 때 무리해서 지분을 취득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또 이번 합병 성사로 이 부회장과 삼성전자 간 연결고리가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중장기간에 걸쳐 지배구조 변화를 모색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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