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5년 08월 13일 07시3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전자에 지금 필요한 건 독한 DNA"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이 지난 2010년 말 대표이사로 취임한 이후 대내외적으로 강조했던 말이다. 당시 LG전자가 스마트폰 시장 대응 실패로 위기에 처하자 구 부회장은 느슨한 조직문화를 원인으로 지목했다. 구 부회장은 그룹의 상징과도 같은 '인화(人和)'에 앞서 '독한LG'를 주문하며 대대적인 쇄신작업을 벌였다.
구 부회장의 채찍질은 효과가 있는 듯했다. LG전자는 2012년 출시한 스마트폰 G시리즈 성공으로 지난해까지 매출이 우상향하며 실적반등에 성공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LG전자는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되자 또다시 위기에 노출됐다.
올해 2분기 LG전자 MC(이동단말)사업부 매출은 거의 늘어나지 않았고 영업이익은 달랑 2억원을 기록했다. 포화시장에서의 패스트팔로워(빠른 추격자)의 한계다. 소비자들은 애플의 새로움과 화웨이의 저렴한 가격에 더 끌리고 있다. 실망한 시장은 LG전자 스마트폰의 근원적인 경쟁력이 무엇인지 묻고 있다.
'독한 LG'만으로 부족했던 걸까. 아니다. LG전자는 독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MC사업부는 현재 관리자들이 많은 인력구조에 있다. 올해 초 출시한 플래그십 모델 G4 개발에 참여했던 한 팀을 예로 들면 총 인원 30명에 부장이 4~5명, 차장이 9~10명으로 절반수준이나 된다. 지시하는 사람과 실행하는 사람 비중이 비슷하다. 관리자 중에는 노는 사람이 생기고 실무자는 항상 빠듯한 구조라고 내부에서 불만이 터져나온다.
인사시스템이 이 구조를 굳혀가는 것 같다. LG전자는 매년 A~D까지 상대평가로 등급을 매겨 3년 평균 B등급 이상을 받은 사람을 승진대상자로 추리는데 진급 케이스인 선배들에게 높은 등급을 몰아준다고 한다. 능력과 별개로 상급자들이 많아지는 이유다. 이 때문에 하급자들은 시키는 일을 다 하고도 낮은 등급을 받는 상황도 생긴다고 한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세상을 발칵 뒤집는 스마트폰을 기대할 수 있을까.
업계는 '양보와 타협'을 중시하는 기업문화가 LG전자에 여전히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다고 보고 있다. 고 구인회 LG그룹 창업회장이 60년대 초반 사돈인 고 이병철 삼성그룹 회장과 방송사업을 하다 마찰이 생기자 선뜻 포기한 사례는 유명하다. LG그룹이 반세기 이상 대단위 가족경영을 해오면서도 잡음 하나 없었던 이유도 '이익'보다 '관계'를 중시하는 가풍에 있다.
고성장기 LG그룹의 인화경영은 '미덕'으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시대가 변했다. 미덕이 생존을 책임지지 않는다. 관리자들을 내쫓으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SK그룹과 CJ그룹은 오래전부터 직급을 부르지 못하게 하고 '매니저', '님' 호칭으로 통일해 수평적, 창의적 기업문화를 도모하고 있다. 일하는 사람이 많은 기업을 추구한다. 하물며 글로벌 IT기업을 표방하는 LG전자는 어떻게 변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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