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5년 08월 20일 12: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국내 보험업계 화두는 독립투자자문업(IFA) 제도 도입이다. 몇 년 간 논의 중이던 IFA 제도가 올 하반기 법제화 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 제도가 도입되면, 보험사나 증권사들의 입지가 줄어들고 보험대리점(GA)들의 역할이 늘어나 보험업계 판도가 바뀔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삼성생명, 한화생명 등 굴지의 보험사들은 자사형 GA를 설립하며 대응에 나섰다. 명분은 '상품 판매 채널 다변화'였다. 자체적인 대리점으로 설계사들을 관리하는 것 보다는 GA로 분리시키는 게 비용도 절감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실상 독립투자자문업(IFA) 제도 도입에 대응하기 위한 의도라는 것이 중론이다. 자신들의 상품을 '선택'할 수 있는 독립형 GA보다 자사형 GA들에게 상품을 독점 공급할 경우 일정 부분 판매망을 확보할 수 있다.
금융당국은 2013년부터 IFA제도를 출범하기 위해 작업에 착수했다. IFA가 도입될 경우 설계사들은 특정 금융사에 속하지 않은 채 고객들에게 상품을 추천, 자문료를 받을 수 있다. 증권사나 보험사의 '판매' 역할이 사실상 줄어들게 되는 셈이다.
GA들은 이미 IFA업 진출을 금융당국에 건의한 상태다. 수익다변화를 위해서다. 기존에는 신규 고객을 유치하거나 새로운 금융상품에 가입시킬 경우에 커미션 베이스(Commision base)로 판매보수를 받았다. 하지만 IFA제도가 도입될 경우 판매보수에 기존 고객들의 자산을 관리하며 피 베이스(Fee base)의 자문수수료까지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IFA제도가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GA를 강력하게 관리할 수 있는 제도부터 도입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IFA제도 도입에 앞서 불완전 판매 이슈, GA들의 낮은 신뢰도 해결 등 선제적인 과제들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사실상 GA는 법률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현재 국내 GA는 5000여 개가 넘는다. 500명 이상 설계사를 보유한 대형 보험대리점과 개인대리점까지 합한다면 3만 여개가 훨씬 넘는다. 이들은 보험대리점 협회에 가입할 의무가 없을 뿐더러 가입을 한다고 하더라도 인가제가 아닌 등록제로 운영된다. GA들이 영업을 위해 설계사의 인원 수 조차 허수로 부풀리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GA들의 불완전판매에 따른 민원도 전속설계사보다 3~4배 가량 많다.
현 상황으로는 GA들의 불완전 판매를 감독할 만한 기관도, 법도 없다. 일부 설계사들이 실적에만 매몰돼 영업을 하다 보니 투자자 보호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1인 GA 뿐 아니라 대형 보험사들의 자사형 GA마저 이 업계에 뛰어들어 밥그릇 싸움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IFA가 도입될 경우 이 상황은 더욱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다 보니 GA들을 관리할 강력한 제도의 필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이를 인지한 금융당국도 올 초부터 TF를 꾸려 GA 관리 및 감독방안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지만 지지부진한 상태다. 불완전 판매를 방지하기 위해 설계사들에게 수수료를 몇 년에 걸쳐 분할 지급하는 등의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하반기 성공적인 IFA 제도 도입을 위해서는 GA 관리제도부터 마련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증권사나 보험사도, GA도, 고객들도 상생할 수 있는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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