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5년 08월 20일 16: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당국이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Individual Savings Account)' 수수료를 두고 고심에 빠졌다. 금융상품수수료에 신탁수수료까지 추가로 징구하는 것은 이중보수라는 논란에 따라 이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 가장 유력한 안은 ISA에 투자되는 금융상품 수수료를 낮추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은 조만간 태스크포스팀(TF)을 구성하고 세부안 확정에 돌입할 계획이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ISA계좌 운용에 있어 신탁수수료와 금융상품 수수료가 이중으로 부과되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판단하고 이를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ISA계좌는 신탁계약을 통해 생성되기 때문에 신탁 수수료가 징구된다. 따라서 ISA계좌 가입자는 투자하는 금융상품 수수료를 징구하고 추가로 신탁 수수료까지 내야한다.

일각에서는 ISA 가입자 입장에서 정부가 제공하는 세제혜택 계좌를 이용하기 위해 금융사에 이중으로 수수료를 내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금융당국 역시 규정 상 신탁에 이중보수를 부과하지 않도록 명시 돼 있기 때문에 이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금융투자업규정 4조에 따르면 신탁재산에 비례해 산정하는 신탁보수 외에 위탁매매수수료 등 다른 수수료를 부과하는 행위는 금지하고 있다.

따라서 금융위는 조만간 관계부서 등과 TF팀을 구성하고 ISA수수료 체계를 조율할 방침이다. 그러나 ISA계좌에 부과되는 신탁 수수료를 없애지는 않겠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ISA계좌 자체가 신탁계약이기 때문에 유지·관리·인프라 구축 등에 대한 수수료는 정당하게 부과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ISA의 벤치마크 모델이 된 퇴직연금 역시 신탁계약 수수료가 징구된다.

따라서 현재로서 가장 유력한 방안은 ISA계좌에서 투자하는 금융상품 수수료를 낮추는 것이다. 금융위는 신탁 수수료와 금융상품 수수료의 총계가 일반 계좌에서 금융상품을 가입하는 것보다 낮아야 한다는 보고 있다.

예를 들어 펀드에서 부과되는 판매수수료를 낮추던가 없애, 일반 계좌에서 가입할 때 내는 수수료보다 저렴하게 투자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퇴직연금 계좌에서 가입할 수 있는 펀드의 경우에도 일반 계좌보다 수수료가 약 1%p 가량 낮다. 퇴직연금 역시 신탁계약이기 때문에 관리 수수료를 내야 하다는 점을 감안해 펀드 수수료를 인하한 것이다.

아울러 신탁 수수료를 차등화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ISA 가입자가 지정하는 상품으로만 운용하는 경우에는 굳이 높은 수준의 신탁수수료를 받을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반면 금융사가 운용하는 대표포트폴리오를 통해 ISA계좌를 운용하는 경우에는 투자자문서비스 등이 들어가는 것이므로 이에 대한 수수료를 정당하게 징구할 필요가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아직 세법개정안이 통과되지 않은 상황에서 수수료 등 세부 내용을 논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며 "서민들에게 부담이 되지 않는 합리적인 선에서 조정할 예정으로 신탁 수수료와 금융상품 수수료의 총합이 일반적인 가입 상황보다 낮게 할 계획으로 연구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