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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S&C의 대박 투자 '한화에너지' 그룹 투자 발판 잉여금 3500억 넘어, 대주주 자산증식 견인

박창현 기자공개 2015-09-02 08:49:00

이 기사는 2015년 08월 31일 16: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그룹이 공정거래위원회의 일감 규제 회피에 속도를 붙이고 있는 가운데 오너 3세 소유 '한화S&C' 자산 증식 과정에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그룹 내부 IT 일감 수혜와 더불어 자회사인 한화에너지 고속 성장이 기업가치 상승을 견인했다는 평가다. 한화에너지는 작년 말 기준으로 내부 잉여금이 3500억 원을 넘어섰다.

한화그룹은 최근 공정위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벗어나기 위해 전방위적인 지배구조 재편 절차에 돌입했다. 이달 들어 김승연 회장이 지분 100%를 들고 있던 경비·시설관리 개인회사 '에스엔에스에이스'를 한화63시티에 매각했다. 에스엔에스에이스는 지난해 전체 매출 877억 원 가운데 62.7%에 해당하는 550억 원을 계열사 일감을 통해 벌어들였다.

광고대행 계열사인 '한컴'도 정리대상이 됐다. 한컴은 김 회장의 부인인 서영민 한화 갤러리아 고문 등 오너 일가가 지분 100%를 갖고 있는 가족회사였다. 내부 거래 비율도 68.3%로 높았다. 오너 일가는 한컴 지분을 두산그룹 계열 광고회사 '오리콤'에 넘기면서 공정위 규제 칼날을 피했다.

이제 시장의 이목은 오너3세들 개인회사인 한화S&C에 쏠리고 있다. 한화S&C는 장남 김동관 상무(50%)와 차남 김동원 한화그룹 디지털팀장(25%), 3남 김동선 한화건설 과장(25%)이 지분을 나눠갖고 있다. 오너 3세 개인회사라는 특수성에 내부 자금도 풍부해 그룹 승계의 핵으로 부각되고 있다.

한화S&C 성장은 안정적인 내부 일감 영향이 크다. 지난해에도 별도 기준 매출액 4116억 원 가운데 51.9%에 해당하는 2139억 원을 내부 거래를 통해 벌어들였다. 하지만 단순 내부 거래만으로는 순자산 가치 6000억 원에 육박하는 초우량 기업으로 성장할 수 없었다. 고속 성장의 비법을 풀 열쇠는 바로 한화에너지가 쥐고 있다.

한화에너지

한화S&C는 지난 2007년을 기점으로 집단에너지 사업에 1500억 원이 넘는 투자를 단행한다. 2007년 지분 70%를 출자해 '군장열병합발전'을 설립했고, 이듬해에는 군장열병합발전을 통해 한화석유화학에서 분할된 집단에너지 계열사 '여수열병합발전' 지분 49%를 취득한다.

한화S&C는 이후 두 집단에너지 계열사에 대한 투자 규모를 늘려 나갔다. 먼저 2008년 300억 원을 추가 투입해 군장열병합발전을 100% 계열사로 편입시킨다. 온전한 지배권을 확보한 2009년에는 유상증자를 통해 총 870억 원을 새롭게 수혈했다.

여수열병합발전에 대한 지배력도 높인다. 한화S&C는 100% 자회사가 된 군장열병합발전을 앞세워 2009년 4월 1대 주주였던 한화석유화학 소유 지분 51%까지 사들인다. 지분 100%를 모두 취득하는데만 600억 원이 넘는 자금을 썼다.

이후 한화S&C는 군장열병발전에 2010년 말까지 총 1530억 원을 출자했고, 군장열병합발전은 이 자본금을 밑천으로 다시 여수열병합발전에 921억 원을 투입한 것으로 파악된다. 군장열병발전과 여수열병합발전은 지난 2012년 합병됐고, 사명을 한화에너지로 바꾼다. 지분은 한화S&C가 100% 들고 있다.

한화S&C가 집단에너지 사업에 수 천억 원의 자금을 투입할 수 있었던 것은 확실한 수익 모델 때문이다. 한화에너지는 여수와 군산2국가산업단지에 보일러·터빈 설비를 갖추고 전기와 열을 팔아서 수익을 내고 있다. 단지 입주 기업들을 장기 독점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계열사 일감도 실적 안전판 역할을 했다. 특히 여수 산업단지 내에 위치한 한화케미칼이 최대 고객사가 됐다. 여수 사업장에서 만든 전기 대부분이 바로 한화케미칼에 공급된다. 잉여 전력이 있을 경우에만 전력 시장에 판매하고 있다.

자난해 한화에너지는 4594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 가운데 32.6%에 해당하는 1499억 원이 내부 일감이었다. 내부 매출 거래를 한 계열사는 한화케미칼 단 한 곳 뿐이다. 한화케미칼이 한화에너지 내부 일감을 모두 책임지고 있는 셈이다.

안정적인 수요처 확보와 탄탄한 내부 일감 등 수익성 기반을 확보하면서 한화에너지는 매년 믿기 어려운 이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합병 출범 첫 해인 2012년에는 3207억 원 매출에 920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이익률은 무려 28.6%에 달했다.

이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이듬해에는 영업이익률이 36.5%로 뛰었다. 지난해에도 기록 경신이 이어졌다. 매출(4594억 원)과 영업이익(1730억 원) 모두 최대 실적을 달성하면서 영업이익률도 37%를 돌파했다.

결과적으로 한화에너지 고공 성장은 최대주주인 한화S&C 자산 증식의 지렛대가 됐다. 최근 3년 간 연 평균 1000억 원이 넘는 이익이 쌓이면서, 환화에너지 이익잉여금은 3500억 원을 넘어섰다. 이는 그대로 모회사인 한화S&C 재무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한화S&C는 한화에너지가 본격적인 상업생산을 시작한 2011년을 기점으로 순자산액이 큰 폭으로 늘었다. 2011년 2190억 원 수준이었던 순자산총액은 이듬해 51.8% 늘어난 3325억 원을 기록했다. 2013년에는 4653억 원으로 올랐고, 지난해에는 5700억 원을 돌파했다. 잉여금 역시 지난해 역대 최대인 4359억 원을 달성했다. 오너가 3형제가 최대주주에 올랐던 2005년(15억 원)와 비교해 280배 늘어난 수치다.

업계는 향후 한화S&C가 지배구조 재편 시나리오에 따라 초우량 기업으로 성장한 한화에너지를 적극 활용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기업공개와 프리IPO(상장 전 투자), 합병 등 쓸 수 있는 카드도 다양한다. 여기에 그룹 신성장 동력인 태양광 사업과의 연계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실제 한화에너지는 올해 들어 'HW Solar Holdings'를 설립하고 대대적으로 태양광 투자를 준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화S&C와 한화에너지 모두 관련 시장에서 어느 정도 성숙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볼 수 있다"며 "안정적인 사업으로 확보한 자금을 활용해 신성장 동력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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