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1위 KEB하나銀, '규모' 아닌 '일류' 강조 이유 경쟁은행 대비 예금·대출규모 적고 성장세 완만...고객기반 확대 관건
윤동희 기자공개 2015-09-02 11:00:49
이 기사는 2015년 09월 01일 16: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EB하나은행이 공식 출범했다. 통합 자산규모가 290조 원에 달하는 1위 은행이지만 은행의 목표는 '덩치'가 아니라 질적으로 우수한 '일류은행'이 되는 것이다. 자산규모는 가장 크지만 사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예·대금 규모는 경쟁은행에 밀리는 상황이다. 성장세도 가파르지 않다. 무리한 외형확대 경쟁에 힘을 쏟지 않고 수익성 극대화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함영주 신임 KEB하나은행장은 1일 취임사에서 "KEB하나은행을 대한민국 대표 일류은행. 내실을 갖춘 리딩뱅크 반열에 올려놓겠다"며 "일류은행이란 규모만 큰 은행이 아니라 강한은행, 혁신은행"이라고 말했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자산이 합쳐지면 시중은행 중 최대 규모의 은행이 탄생한다. 2분기 재무상태표(개별 기준)에 따르면 국민은행의 자산은 277조 원, 우리은행은 272조 원, 신한은행은 259조 원이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자산을 단순 합산하면 285조 원이다. 실제 물리적 통합이 이뤄지고 나면 소폭 조정이 되겠지만 규모 면에서 KEB하나은행이 다른 은행을 압도하는 데는 변함이 없다. 이렇듯 KEB하나은행은 자산기준으로 1등 자리에 위치하게 되지만 외형에는 관심을 두지 않기로 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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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바탕에는 두 은행을 합치더라도 실질적인 예수금이나 이자부 자산이 획기적으로 늘어나지 않는 데 있다. 지난해 하나금융이 조기통합을 준비하며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두 은행의 활동고객 수는 총 540만 명(2013년 기준, 예금 30만 원이상, 대출액 1억 원 이상 고객)이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 국민은행은 각각 820만 명, 770만 명, 1250만 명이다.
고객기반이 넓지 못하기 때문에 예대금 규모가 경쟁은행만큼 크지 않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예수부채를 단순 합산하면 191조 7193억 원(2분기 기준)이 된다. 국민은행의 208조 2123억 원, 우리은행의 190조 8184억 원, 신한은행의 183조 6762억 원에 미치지 못한다. 대출채권 규모도 199조 원으로 신한은행(188조 원) 다음으로 가장 크기가 작다.
특히 수익창출의 근원이 되는 대출금이 늘어나는 속도마저 늦어졌다. 지난 2분기 기준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원화대출 합산 규모는 168조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 증가했다. 시중은행 중 가장 느리다. 지난해 상반기 까지는 4개 시중은행 중 두번째로 대출규모가 컸지만 지난 상반기에 들어 우리은행(173조 원)에 밀렸다. 4위인 신한은행과의 격차도 1년 전 9900억 원에서 3500억 원까지 좁혀졌다.
변화가 시작된 것은 두 은행이 포트폴리오 조정차원에서 전략적으로 대기업 여신을 줄이기 시작한 지 1년 전 부터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대기업 여신은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20% 넘게 감소했다. 은행은 대기업 대출을 줄이는 대신 소호(SOHO) 대출 늘리는 데 집중했다. 하지만 소호대출 규모 자체가 크지 않았기 때문에 전체 대출의 성장속도를 책임지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중소기업대출은 1년 사이 각각 10.3%, 11.6%의 비교적 높은 증가율을 보였는데 소호대출이 18%, 41.4%씩 늘어난 영향이 컸다. 소호대출을 제외한 중소기업의 증가율은 3.6%, 2.6%에 불과했다.
이러한 문제를 고려해 함 행장은 "통합 이후에도 고객의 양적, 질적인 부분에서 경쟁력이 부족하다"며 "고객에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해 고객기반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기업 여신은 마냥 줄인다는 것보다는 통합에 따른 포트폴리오 조정에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KEB하나은행의 대기업 여신 감소와 중소기업 증대의 추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함 행장이 영업제일주의를 경영기치로 내세운 만큼 핵심자산의 증대를 기대해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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