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회사채, 이제는 개인투자자도 외면 전월 발행 물량, 인수단 일부가 아직 보유…신용위험 확대로 리테일 소화 난망
민경문 기자공개 2015-09-21 10:17:45
이 기사는 2015년 09월 17일 13시3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한항공(BBB+)이 회사채를 발행한 지 2주가 훌쩍 넘었지만 일부 증권사들은 여전히 일부 물량을 처분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 동안 청약 미달에도 리테일 영역에서 곧바로 소화돼 왔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신용등급 강등, 불투명한 실적 전망 등으로 신용위험이 확대되면서 개인투자자들마저도 대한항공 회사채를 꺼리고 있는 양상이다.대한항공은 지난달 31일 2000억 원 규모의 3년 만기 회사채를 발행했다. 수요예측 당시 희망밴드금리 안에 들어온 금액은 500억 원에 그쳐 1500억 원어치를 인수단이 떠안아야 했다. 당초 신고서에는 유안타, 대우, 동부, IBK, 키움증권이 각각 300억 원, 이베스트증권, 코리아에셋투자증권이 각 200억 원, 한국투자증권이 100억 원을 인수키로 예정돼 있었다.
'대한항공 회사채는 이미 리테일용'이라는 인식 때문에 수요예측 미달은 예상된 결과였다. 인수단도 리테일을 통해 충분히 팔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해 크게 개의치 않았다. 작년 11월 회사채 발행 당시에도 1500억 원 가운데 870억 원어치가 미달됐지만 물량을 전부 매각하는 데는 단 몇일이면 충분했다. 개인투자자들은 오히려 물량을 더 요구할 정도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발행된 지 보름이 넘었지만 일부 증권사들은 여전히 대한항공 회사채를 보유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인수단 관계자는 "증권사별 인수 물량 및 영업력의 차이 등을 감안해야겠지만 1500억 원의 청약 미달 물량 가운데 200~300억 내외 물량을 아직 소화하지 못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리테일에서 대한항공 회사채의 인기가 예전 같지 않은 이유로 대한항공의 신용위험이 그만큼 높아진 것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대한항공의 신용등급이 BBB급으로 하락하고 중장기적으로 재무상태가 개선될 가능성이 낮다는 전망이 대두된 점 등에 부담을 느꼈다는 것. 올해 2분기 실적 역시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3% 줄었고, 영업이익 역시 적자 전환했다.
시장 관계자는 "대한항공이 국적항공사이기는 하지만 일본의 JAL과 마찬가지로 부도 위험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우려가 시장에 팽배하다"고 말했다. 최근 대우조선해양 회사채의 기한이익상실 가능성 등으로 인해 A급 이하 회사채에 대한 투자 심리가 급속도로 냉각되고 있다는 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일부에서는 미국의 기준 금리 인상 가능성도 회사채 투자 매력도를 떨어뜨린 요인 중 하나로 분석하기도 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17일 FOMC를 열어 기준금리 인상여부를 결정하는 만큼 의사 결정을 미뤘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대한항공이 작년과 다르게 개인 투자자 입장에서 초장기물과 다름없는 3년 만기 회사채로 발행했다는 점도 악재로 꼽혔다.
시장 관계자는 "최근 대한항공의 신용도는 4% 중반의 금리로 리테일 투자자들을 끌어들일 만한 수준이 아닌 것 같다"며 "결과적으로 향후 대한항공이 외부 차입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과정에서도 비용이 그만큼 늘어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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