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둔의 장덕수, 투자스타일은 [스팩발기인 분석]별명은 시골농부…여의도 IR행사 빠지지 않아
이상균 기자공개 2015-10-06 09:01:22
[편집자주]
저금리 시대 투자수단으로 각광을 받으면서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이 양산되고 있다. 돈만 있는 껍데기 회사로 목표기업과 합병한 후에야 실체가 드러나는 스팩의 성패는 발기인에게 달려있다고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발기인에 대한 정보는 쉽게 찾아볼 수 없다. 국내 주요 스팩의 주요 발기인은 누구인지, 그들은 어떤 투자성향을 갖고 있고 그동안의 투자이력은 어떤지 알아본다.
이 기사는 2015년 09월 25일 12: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장덕수 DS투자자문 회장에게 붙는 수식어는 다양하다. 은둔의 투자자, 여의도 주식 3대 고수 중 한명, 주식투자로 3000억 원을 번 전설 등. 주식시장에서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지만 정작 얼굴이나 경력 등은 알려진 것이 많지 않다. 언론과의 인터뷰를 일절 하지 않고 자신이 드러나는 것을 워낙 꺼리는 성격 때문이다.장 회장의 투자 방식은 과감하다. 사업 전망이 밝다고 판단하면 벤처기업이라고 해도 수 십억원을 직접 투자하는 것을 마다하지 않는다. 시장에서는 장 회장이 데이터 분석에도 능하지만 투자의 촉이 뛰어나다는 평을 내놓는다. 시장의 변화와 흐름을 읽는 감각이 좋고 투자타이밍도 남들보다 빠르다는 것이다.
3000억 원 대의 자산가이지만 시골농부라는 평을 들을 정도로 소박하다고 한다. 외향적인 성격에 여의도의 각종 행사에 빠지지 않고 참석할 정도로 부지런하다는 평도 나온다.
◇컴투스 투자로 수백억원 벌어
장 회장은 1984년 서울대 국제경제학과에 입학했다. 삼수를 한 것으로 전해진다. 어렵게 들어간 대학이어서 그런지 대학 동문들을 유난히 잘 챙기는 것으로 유명하다. 대학 졸업 후 첫 직장은 산업은행 계열사인 산업증권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미래에셋벤처투자와 미래에셋자산운용, 스틱투자자문 등에서 근무했다. 이중 스틱투자자문 시절에 비상장 벤처기업 투자에 눈을 떴다는 것이 벤처캐피탈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장 회장이 여의도에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것은 2008년 DS투자자문을 설립하면서 부터다. 장 회장은 DS투자자문의 지분 91.8%를 보유하고 있다. 투자자문사 관계자는 "장 회장은 인터파크 투자가 대박을 치면서 회사 설립을 위한 종자돈을 마련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50개 이상의 종목에 분산투자를 하는 것이 장 회장의 투자 원칙"이라고 말했다.
장 회장의 여러 성공 스토리는 전설처럼 여의도에서 회자된다. 그중에서도 가장 최근에 이뤄진 투자는 2013년 모바일 게임회사인 컴투스다. 컴투스는 그해 10월 같은 업종의 라이벌 회사인 게임빌을 인수해 화제를 일으켰다. 전혀 예상치 못한 딜에 주식시장도 갈피를 잡지 못했다. 인수가 이뤄지고 4개월이 지난 지난해 2월까지 컴투스 주가는 2만원 초반 대를 맴돌았다. 장 회장이 컴투스에 투자한 시기도 이맘때인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3월부터 컴투스 주가가 꿈틀되기 시작했다. 컴투스와 게임빌의 시너지가 표면화되면서 실적이 호전되기 시작한 시기다. 2만원대에 머물던 주가는 고공행진을 벌이면서 지난해 10월 17만원까지 올랐다. 올해 1월에는 19만 1582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이후 각각 한 차례의 유상증자와 무상증자를 실시했지만 주가는 여전히 10만원을 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장 회장이 컴투스 투자로 수백 억 원을 벌어들였다는 소문이 돌았다.
◇대중교통 이용할 정도로 소박
장 회장의 겉모습은 얼핏 보면 3000억 원 대의 자산가로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벤처캐피탈 관계자는 "50대 초반이지만 나이가 좀 더 들어 보이는 게 사실"이라며 "생김새는 시골 농부를 연상케 한다"고 말했다.
은둔의 투자자라는 별칭과는 달리 여의도에서 개최하는 기업 IR 행사를 비롯해 포럼과 세미나 등에는 빠지지 않고 참석한다고 한다. 끊임없이 시장의 흐름을 읽고 공부하는 자세가 남다르다는 것이다.
투자자문사 관계자는 "각종 행사에 얼굴을 자주 내밀 정도로 외향적이고 주변에 친한 사람들이 많다"며 "거액을 벌었지만 여전히 배우려는 자세를 갖추고 있고 부지런하다"고 말했다. 증권사 관계자는 "자가용을 몰지 않고 아직도 대중교통을 이용해 이동할 정도로 검소한 편"이라며 "여의도에서는 보기 드물게 실력과 품성을 고루 갖춘 사람이라는 평을 받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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