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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포스코플랜텍 결국 버리나 자금 지원 않기로 결정…경영권 되찾을 가능성 희박

강철 기자/ 윤동희 기자공개 2015-10-02 08:43:00

이 기사는 2015년 10월 01일 10: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포스코가 결국 포스코플랜텍에 대한 자금 지원에 나서지 않기로 했다. △1년이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 재차 대규모 자금을 출연하는 것에 대한 부담 △수익성 극대화 및 계열사 감축 정책 △포스코플랜텍이 비자금 수사에 연루된 점 등을 고려한 것으로 관측된다.

포스코플랜텍은 오는 4분기부터 포스코의 연결대상 종속기업에서 제외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포스코가 경영 정상화 이후 다시 포스코플랜텍을 계열에 편입시킬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보고 있다.

포스코플랜텍은 지난달 30일 채권금융기관협의회와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돌입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산업은행을 포함한 채권금융기관은 5600억 원에 달하는 차입금의 상환을 향후 4년간 유예하기로 했다. 다만 출자전환은 추진하지 않는다.

포스코는 포스코플랜텍의 프로젝트 발주를 지원할 예정이다. 그러나 자금 지원은 하지 않기로 했다. 채권금융기관협의회는 이 같은 포스코의 결정을 감안해 감자, 출자전환, 채무면제 등은 워크아웃 안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포스코가 포스코플랜텍에 운영자금을 수혈해줄 경우 출자전환을 포함한 획기적인 경영 정상화 방안을 내놓을 방침이었다.

포스코는 1년이 채 되지 않은 시점에 재차 자금 지원에 나서는 것이 부담스럽다고 판단했다. 포스코플랜텍은 지난해 12월 유상증자를 단행해 2900억 원을 조달했다. 포스코와 포스코건설이 각각 2386억 원, 514억 원을 출자했다. 이 과정에서 포스코플랜텍은 포스코의 종속법인으로 편입됐다.

하지만 포스코플랜텍은 신규 자본금 2900억 원을 6개월만에 모두 까먹었다. 지난 6월 말 기준 포스코플랜텍의 자본총액은 마이너스(-) 41억 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놓여 있다. 대출금 연체, 대규모 구조조정 등의 여파로 상반기에만 2200억 원의 순손실을 낸 결과다.

포스코가 또다시 포스코플랜텍에 대한 자금 지원에 나설 경우 주주들을 비롯한 이해 관계자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힐 가능성이 높다. 가뜩이나 유례 없는 실적 저하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현금성 자산의 유출로 인한 재무 건전성 악화가 유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유상증자를 추진하는 과정에서도 일부 이사진의 반대로 이사회 최종 승인이 몇 차례 연기되기도 했다.

포스코가 대대적인 부실 계열사 감축을 천명한 것도 자금 수혈을 가로막은 요인으로 꼽힌다. 포스코는 지난 7월 '혁신 포스코 2.0' 쇄신안을 통해 2017년까지 국내 계열사 25개, 해외 연결법인 64개를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최근 포스하이알을 비롯한 부실 계열사 구조조정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포스코플랜텍은 포스하이알, 포스코엠텍 등과 함께 대표적인 부실 계열사로 분류돼 왔다. 특히 올해 초 포스코의 종속기업에 편입된 이후 연결 실적을 악화시키는 주범으로 지목되면서 정리 대상 1순위로 꼽혔다. 실제로 포스코는 지난 상반기 포스코플랜텍에서 발생한 1700억 원의 손실로 인해 역대 최저 수준인 4524억 원의 순이익을 냈다.

철강업계는 포스코플랜텍이 3분기에도 약 1000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포스코가 3분기에 적자를 낼 거란 관측을 제기하고 있다. 포스코가 지난달 30일 일본 신일철주금에 2990억 원의 합의금을 지급하기로 하면서 적자 가능성은 한층 높아진 상태다.

이와 함께 포스코플랜텍이 올해 초 촉발된 검찰 수사와 연루된 것도 자금 지원 결정을 어렵게 만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포스코플랜텍에 고가 인수 의혹을 제기했다. 포스코플랜텍은 2010년 자본잠식 직전 상태였음에도 불구하고 1600억 원에 포스코에 인수됐다.

포스코는 지난 7월 '윤리경영 인프라 구축'을 4대 혁신 아젠다 중 하나로 지정했다. 비리가 발견될 경우 직위를 바로 해제하거나 퇴출시키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시행하는 한편 거래 과정에서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포스코 입장에서는 '비리' 낙인이 찍힌 포스코플랜텍을 계열사로 끌고 가는 게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포스코에 정통한 관계자는 "포스코플랜텍을 종속법인에서 제외하는 것이 포스코에게는 이득"이라며 "자금 지원 여력은 있으나 자체 수익성이 저하되고 있는 상황인 만큼 추가 수혈 없이 향후 실적 개선 추이를 지켜보자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포스코플랜텍이 경영 정상화 이후 다시 포스코에 편입될 수도 있고 다른 기업에 넘어갈 수도 있다"며 "다만 이번에 자금 지원을 끝내 거절한 점에 미루어 향후에 포스코가 포스코플랜텍 경영권을 되찾아올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설명했다.

채권금융기관협의회는 출자전환과 포스코의 자금 지원이 없어도 포스코플랜텍이 경영 정상화 계획을 이행하는 데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포스코플랜텍의 매출이 상당 부분 포스코에서 발생하고 있는 만큼 상장폐지로 인한 영업 위축도 걱정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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