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위안화 외평채' 발행 의미는 [Korean Paper]위안화 중심지 구축 일환…안정적 차입선 구축 효과
정아람 기자공개 2015-10-29 08:31:51
이 기사는 2015년 10월 27일 09: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부가 이르면 연말 위안화로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발행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번 발행은 국제금융시장에서 점차 중국이 가지는 위상이 높아지는 추세에 따라 우리나라도 위안화 거래 중심지로서의 입지를 발빠르게 구축하겠다는 계획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들은 중장기적으로 이번 외평채 발행이 차입선 다각화를 통해 우리 외환시장의 안정성을 더욱 높이고, 향후 국내 기관의 중국 내 자금 조달에도 기준점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정부, 2014년 '위안화 활성화 방안' 발표…국제화 추세 대응
이번 위안화 외평채 발행 결정은 정부가 2014년 10월 발표한 '위안화 거래 활성화 방안' 중의 하나다. 지난해 7월 한-중 양국 정상은 회담을 통해 △원-위안화 직거래시장 개설 △위안화 청산은행 지정 △한국에 800억 위안 규모의 RQFII(위안화 적격해외기관투자자) 자격 부여 및 △이를 통한 중국 시장에 대한 투자 등의 원칙에 합의했다. 이후 우리 정부는 관계기관과 업계 공동으로 위안화 금융서비스 활성화 TF를 설치, 10월에는 구체적인 계획을 담은 활성화 방안을 밝혔다.
위안화 거래 확대는 전 세계적인 추세다. 중국은 최근 기축통화인 미 달러화에 대응해 위안화의 영향력을 강화하고자 점차 국외 기관에 중국 자본시장을 공개하는 노선을 취하고 있다. 이미 홍콩과 싱가포르, 영국 등은 위안화 무역결제 규모를 늘리고 통화스와프 체결, 위안화 청산은행 개설 등 위안화 허브 구축에 나섰다.
우리 정부 역시 위안화가 갖는 중요성에 대해 인식하고 2014년 말에는 원-위안화 직거래시장을 개설하는 등 위안화 거래 중심지 구축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발표한 활성화 방안에는 한중 무역거래에서 현재 달러화 위주인 결제통화를 점차 위안화로 전환하고, 국내 기관의 위안화표시 금융자산(채권, 파생상품, 예금 등) 규모도 확대하는 방안 등이 담겼다.
◇준비자산 형태로 조달…차입선 다각화로 안정성 확보
특히 외평채 형태로의 발행은 준비자산통화(Reserve Currency)로서의 위안화 국제화에 대응하는 차원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대부분 국가들은 유사시 지급수단인 준비자산으로서 기축통화인 미 달러와 함께 유로, 영국 파운드, 일본 엔 등을 보유해 왔다.
하지만 최근 영국이 2014년 10월 30억 위안(4억 5000만 달러) 규모의 위안화 국채를 발행하면서 점차 위안화가 새로운 준비자산으로서의 입지를 구축하는 추세다.
외평채로 새로운 통화를 발굴하는 것은 향후 발생할 수 있는 환율 급변이나 투기적 외화의 유출입 상황에서도 외환시장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장치라는 분석이다.
국제금융시장 관계자는 "향후 미국 기준금리 인상 등 이벤트가 발생하더라도 차입선이 다각화돼있으면 위험이 분산돼 긍정적"이라며 "유사시 조달비용 절감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까지 우리 정부가 발행한 외평채는 미국 달러화 유로화 형태가 전부다.
◇위안화채권 시장 개방 확대…국내 기관에 벤치마크로 작용
정부의 위안화채권 발행은 향후 국내 기관이 중국에서 채권을 발행할 때 기준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까지 국내 기관이 위안화채권을 발행한 사례는 홍콩과 대만 등 역외 위안화 채권 시장에서 딤섬본드와 포모사본드를 발행한 것이 전부다.
이는 중국이 2005년 판다본드 발행 관련 제도를 도입했음에도 발행 관련 규정을 매우 제한적으로 운영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외국 기관의 판다본드 발행은 2015년까지 단 3건에 그쳤다. 그러나 최근 중국이 자본시장 개방 노선을 취하며 2015년 9월 HSBC와 중국은행(Bank of China) 홍콩 법인이 각각 10억 위안 규모의 판다본드 발행에 성공했다.
정부가 위안화 거래 활성화를 위해 국내 기관의 위안화채권 공모 발행을 지원할 방침을 밝힘에 따라 향후 한국수출입은행과 한국산업은행 등 국책은행, 그외 국내 기관도 판다본드 발행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때 정부가 발행한 채권의 유통금리 및 신용부도스와프(CDS)프리미엄은 각 기관이 발행하는 채권의 벤치마크로서 기능할 수 있다.
정부는 이르면 이번주 중 외평채 발행 주관사와 킥오프 미팅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와 함께 관련 규정 마련을 거쳐 이르면 11월 중 본격적인 발행 절차에 착수할 계획이다. 주관사는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골드만삭스, HSBC, 스탠다드차타드(SC), 삼성증권, 중국 교통은행(Bank of Communications) 등 6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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