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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스 시장에 대한 우려 [thebell note]

이상균 기자공개 2015-11-30 16:58:43

이 기사는 2015년 11월 23일 07: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친분인 있는 지인에게 자신의 부모가 어떻게 재테크를 하고 있는지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70이 넘은 나이에도 전문기술을 보유한 덕분에 현직에서 일하고 있는 부친은 돈이 모일 때마다 서울의 오피스를 한 곳씩 산다고 한다. 공실률이 낮고 현금흐름이 꾸준해 노후준비로 그만이라고 자랑했다. 강북의 수익률이 강남보다 1%포인트 높다는 얘기도 해줬다. 3년 전 일이다.

여러 부동산 중 최근 인기를 모으는 것이 오피스 투자다. 투자 대상마다 천차만별이지만 연 5%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유일한 부동산이다. 요즘에는 문정 법조타운과 강남 보금자리 지역의 오피스 투자 광고를 쉽게 볼 수 있다. 이들은 7~10평 오피스의 연 수익률이 5%는 확실하다고 자신만만해 한다. 과연 그럴까. 이 지역의 오피스 광고가 나오기 시작한 것은 이미 3년 전이다. 당시에는 ‘연 수익률 7~8% 보장'이라고 광고했다. 3년 새 2~3%포인트가 하락한 것이다. 이 지역은 임차인 확보도 어려워하고 있다. 높은 수익률을 내걸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광고가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택시장에서 재미를 못 본 건설사들은 오피스 건설에 매달렸다. 특히 강남역과 광교, 마곡, 분당 등지에 오피스가 넘쳐난다. 넘쳐난 공급 덕분에 오피스 투자 수익률이 하락한 것은 당연지사다.

미국의 금리인상이 가시화됐다는 얘기가 여기저기서 들린다. 우리나라 시장금리는 이미 들썩거리고 있다. 부동산 대출 금리가 올라갈 것이 뻔하다. 무리한 대출로 오피스 등 부동산을 사들인 투자자들에게 점점 선택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시중은행의 부동산 투자자문 담당자는 얼마 전 판교상가를 분양받은 투자자에게 내년이 오기 전에 보유 부동산을 파는 것이 어떠냐고 제안했다. 14억 원에 사들인 오피스였는데 9억 원에 매각하라고 제안했다. 3년간 챙긴 임대료가 있으니 단순히 5억 원 손실이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그래도 일정 수준의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가격이다.

투자자는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지금 포기하기에는 너무 아깝다고 1년만 더 기다려보겠다고 한다. 이 투자자의 대출금액은 정확히 밝힐 수 없지만 수억 원 수준이다. 금리가 오르면 대출금 부담은 점차 가중될 것이다. 투자자 중에는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보유 부동산을 매물로 내놓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부동산 투자자문 담당자는 또 다른 쪽에서 금리 인상기에 나올 급매물을 투자자들에게 어떻게 연결시킬지 준비하고 있다. 매수자 입장에서는 전망 좋은 부동산을 싸게 사들일 수 있는 기회가 열리는 셈이다. 전혀 다른 이해관계를 가진 이들이 열심히 주판알을 튕기고 있다. 향후 3년 뒤 이들의 입장이 어떻게 바뀔지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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