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파 보통주 유동화..기초자산 자격 논란 네파 보통주 28만주 ABSTB·ABL 발행, 528억 조달
황철 기자공개 2015-11-25 09:50:00
이 기사는 2015년 11월 23일 16: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자산유동화시장에 일반기업의 보통주가 기초자산으로 쓰인 사례가 등장했다. 네파 대주주 중 하나인 모디제일차가 지분 전량을 자산유동화증권의 기초자산으로 썼다. 2013년 네파 인수를 위해 실행한 차입금을 상환하기 위해서다.자산유동화시장에서 지분증권이 기초자산으로 사용되는 사례는 드물다. 주식의 경우 현금흐름이 발생하지 않거나 시가 변동을 예측하기가 지극히 어렵기 때문이다. RCPS나 상환우선주를 종종 유동화한 적은 있지만 이번처럼 일반기업의 보통주가 기초자산으로 쓰인 일은 거의 없었다.
그만큼 유동화 주체들이 감수해야 할 위험도 크다. 지분증권 유동화의 적정성 논란을 점화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 ABSTB, ABL 포함 528억 조달
모디제일차는 23일 자산유동화시장에서 528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ABSTB 264억원, ABL 264억원씩을 발행했다. 기초자산은 네파 보통주 28만3306주(지분율 6.78%)가 쓰였다. 모디제일차가 보유한 지분 전부다.
모디제일차는 2013년 MBK파트너스가 네파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설립한 특수목적법인이다. 당시 MBK파트너스는 티비홀딩스를 통해 네파 지분 87.4%를 인수했다. 모디제일차는 공개매수를 통해 소액주주 지분 6.78%를 끌어모았다.
모디제일차는 인수 대금 마련을 위해 국내 기관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끌어썼다. 지방행정공제회, 교직원공제회, 옛 NH투자증권, 산은캐피탈, 하나대투증권으로부터 유동화대출 348억원을 빌렸다. LIG손해보험은 150억원의 사채를 인수했다. 총 자금은 498억원에 달한다.
모디제일차는 이번 ABSTB와 ABL를 통해 당시 대출과 사채를 갚을 예정이다. 대주들로부터 실행받은 대출과 회사채의 만기도래에 따른 조치다. 관련 유동화부채의 만기일은 11월20일이었다.
ABL 264억원은 NH투자증권이 빌려주기로 했다. ABSTB 264억원은 하나금융투자 주관으로 시장에서 자금을 끌어모은다.
이번 ABSTB와 ABL은 일반적인 유동화증권에 비해 심각한 한계를 갖고 있다. 보통주의 경우 현금흐름이 발생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상환재원을 확보하지 못할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다.
이로 인한 상환위험은 증권사가 고스란히 짊어지기로 했다. ABSTB 주관사인 하나금융투자는 유동화증권 상환 자금이 부족할 경우 SPC가 발행하는 사모사채를 인수하기로 했다. 사모사채 인수확약은 ABSTB에 한하기로 했다. ABL의 위험은 대출 실행자인 NH투자증권이 안게 된다.
모디제일차는 내년 1월11일 네파로부터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대금을 지급받을 예정이다. 이를 통해 ABSTB를 상환하기로 했다.
행사대금이 지급되지 않을 경우 사모투자전문회사인 엠비케이파트너스이호, 엠비케이파트너스삼호, 엔비케이파트너스2011 등이 보유 주식을 매입할 것을 약정하고 있다.
◇ 진화하는 지분증권 유동화...보통주 유동화 자격 논란 점화
이번 사례는 최근 점증하고 있는 지분증권 유동화에 대한 논란을 더욱 부추길 가능성이 크다. 그동안 RCPS나 상환우선주를 유동화한 적은 있지만 일반기업 보통주를 기초자산으로 쓴 일은 거의 없었다.
RCPS나 상환우선주 유동화의 경우 상당한 한계를 갖고 있지만 그나마 배당가능이익이라는 일정수준의 현금흐름이 존재한다. 반면 보통주의 경우 이마저도 존재하지 않는다. 시가 변동성이 커 기초자산의 가치가 급락할 가능성도 크다.
이 때문에 투자자는 물론 신용보강 기관이 감당해야 할 위험 수준이 비약적으로 커진다. 정상적인 공모형 자산유동화시장에서는 기초자산의 자격조차 성립되지 않는다. 법적 기초자산은 자체적인 현금흐름 창출을 기본적인 요건으로 갖춰야 하기 때문이다. 미래현금흐름의 예측 가능성 또한 필수적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례의 경우 MBK파트너스의 주식 매입 약정과 하나대투증권의 사모채 인수약정 등을 통한 상환 가능성을 인정받아 가능하긴 했다"라며 "하지만 지분증권 중 가장 변동성이 심한 보통주 유동화의 적정성에 대한 검증이 선행되지 않아 논란의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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