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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 구심점 '구본준' 지향점 'B2B' 미래 건다 車전장부품·태양광·소재 사업 육성 주력… 글로벌 선진기업 변화 벤치마킹

정호창 기자공개 2015-11-30 08:24:59

이 기사는 2015년 11월 27일 10: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그룹이 자동차전장부품과 소재, 태양광 사업 등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설정하고 그룹의 사업 구조를 '기업간 거래(B2B)' 중심으로 전환한다. 일반 소비자 대상의 제조업 경쟁력 주도권이 중국과 동남아국가 후발업체들에게로 넘어가고 있는 글로벌 시장 변화 흐름에 맞춰 고부가가치 B2B 중심 그룹으로의 변화를 추진하겠다는 전략이다.

LG그룹은 26일 ㈜LG, LG전자, LG화학, LG디스플레이 등 주력 계열사에 대한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27일에는 LG유플러스, LG CNS, LG상사 등에 대한 인사를 발표할 계획이다.

LG그룹이 단행한 이번 임원인사에서 나타난 두드러진 특징은 각 계열사의 B2B 사업을 책임지던 경영진 중심으로 승진이 이뤄졌단 점이다.

LG전자에서 태양광 사업을 이끌던 이상봉 에너지사업센터장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했고, 에너지와 자동차부품 장비기술 개발을 주도한 홍순국 LG전자 생산기술원장은 전무에서 사장으로 2단계 발탁 승진의 주인공이 됐다. 그룹 지주사인 ㈜LG에서 에너지 솔루션 사업을 지원하던 백상엽 사업개발팀장 역시 부사장 선임 1년 만에 사장으로 초고속 승진했다.

LG디스플레이를 글로벌 디스플레이 업계의 강자로 이끈 한상범 사장은 부회장에 올라 이번 인사의 최고위직 승진자가 됐다. LG화학에선 기초소재사업본부를 이끈 손옥동 부사장과 전지기술 개발을 주도한 김명환 배터리 연구소장(부사장)이 각각 사장 승진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크기변환_(주)LG 구본준 부회장 (신성장사업추진단장)
하지만 이번 인사의 하이라이트는 LG그룹 오너 일가의 일원으로 LG전자를 이끌어 온 구본준 부회장(사진)의 지주사 이동이다. 구 부회장은 이번 인사를 통해 LG그룹 지주회사인 ㈜LG의 신성장사업추진단장을 맡는 동시에 LG전자 이사회 의장도 겸직하게 돼 그룹의 미래를 책임질 주인공이 됐다.

구 부회장은 앞으로 자동차 부품, 소재, 에너지 등 LG그룹의 미래성장사업과 신성장동력 발굴을 이끌고 관련 사업 포트폴리오를 고도화하는 데 주력할 예정이다.

재계에선 이번 인사에 대해 그동안 구 부회장이 LG그룹 신사업 육성에 기울인 공로를 인정함과 동시에, 향후 그룹의 포트폴리오를 신사업 위주의 B2B 중심으로 전환하겠다는 의지를 대내외에 확실히 천명하는 의미가 담긴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사업성이나 향후 추진 전략이 불분명해 실패 가능성이 높다면 오너 일가인 구 부회장에게 책임자 자리를 맡기지 않았을 것"이라며 "LG그룹이 자동차전장부품과 태양광 등 B2B 사업에 대한 자신감과 구체적 청사진을 확실히 갖고 있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LG그룹은 최근 자동차전장부품 사업에서 미국 GM에 차세대 전기차 구동모터 등 11종의 핵심 부품을 공급하는 전략적 파트너 자리를 따냈고,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서도 글로벌 20여 개 업체의 공급자로 선정되는 등 실질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태양광 사업에서도 세계 최고 효율(19.5%)의 태양광 패널 모듈 상용화에 성공하는 등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LG그룹이 이처럼 B2B 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설정한 것은 글로벌 시장 선도기업들의 변화 추세를 반영한 전략이다. 2000년대 중반 이후 일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B2C 제조사업의 주도권은 중국과 동남아지역에 기반을 둔 기업들로 급속히 이전되고 있다. 낮은 인건비와 국가 차원의 전략적 지원 등에 힘입어 원가 경쟁력에서 기존 선진기업들을 앞서기 시작한 중국과 동남아 제조업체들은 최근엔 뒤졌던 기술력 확보에도 성공하며 날로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고 있다.

이 때문에 글로벌 기업들은 가격 경쟁력에서 뒤진 제품군을 '선택과 집중' 전략에 따라 과감히 정리하고 후발주자들과의 기술 경쟁력 차이가 큰 핵심사업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한때 세계 이동통신단말기 시장의 절대 강자로 군림했던 핀란드의 노키아는 휴대폰 제조사업을 정리하고 글로벌 통신장비 업체로 변신했고, PC시장을 주름잡던 IBM은 2000년대 초반 중점사업을 기업용 서비스 분야로 전환해 컨설팅,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 비즈니스 매출이 전체 매출의 60%를 차지하는 통합 솔루션 회사로 거듭났다. 글로벌 전자업계의 리더로 성장한 삼성전자 역시 지난 3월 B2B 브랜드인 '삼성 비즈니스(SAMSUNG BUSINESS)'를 공식 론칭하고 B2B 사업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글로벌 선도기업들이 이처럼 B2B 사업 강화에 주력하고 있는 이유는 B2C 사업에 비해 높은 수익을 장기간에 걸쳐 안정적으로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B2C 제품 시장에선 소비자들의 교체 수요를 끊임없이 자극해야 하고 선택을 받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쳐야 하지만, B2B 사업은 기술력과 거래선을 확보해 시장에 안착하기만 한다면 제품과 설비를 대량으로 판매할 수 있고 공급 후에도 장기 관리 계약 등을 통해 수익을 얻을 수 있어 B2C 사업에 비해 훨씬 안정적인 비즈니스 모델 구축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그동안 주력인 전자사업 등에서 실적 부진과 수익성 악화로 고전해 온 LG그룹 입장에선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없인 성장은커녕 생존이 불투명하단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며 "글로벌 경제에 저성장 기조가 고착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후발주자들에게 원가 경쟁력을 내준 B2C 사업으론 승산이 없다고 보고 선진기업들의 사례를 벤치마킹해 오너 경영인을 중심으로 한 B2B 사업 강화 전략을 내놓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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