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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나가던 M&A 변호사, 부동산 중개 시장 도전장 공승배 前 법무법인 현 대표, 부동산중개 법인 '트러스트 라이프스타일' 설립

이명관 기자공개 2015-12-15 09:30:36

이 기사는 2015년 12월 14일 11: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예전 '복덕방'이라 불리던 부동산 공인중개소. 아파트 등 주택을 사고 팔거나 임대차하는 일을 주선하고 대리하는 이 시장에 기업 인수합병(M&A) 전문 변호사가 뛰어들어 화제다. 올해 초 까지 만해도 법무법인 현의 대표 자리에 있던 공승배 변호사(사진)가 그 주인공. 잘나가던 법무법인 대표 자리를 홀연히 던지고 두문불출하던 그가 불쑥 나타나 부동산 중개 일을 시작한다며 사방팔방 알리고 나섰다.

본업인 M&A 자문을 계속하면서 부업으로 부동산 중개 일을 하겠다는 게 아니다. M&A 거래 자문의 경험을 살려 한 차원 높은 부동산 중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게 공 변호사의 포부다. 이를 위해 '트러스트 라이프스타일'이란 전문법인까지 설립했다.

◇ 부동산 시장의 새로운 플랫폼 '트러스트 라이프스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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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가 하는 주택 중개 서비스라고 하니 꽤나 비싸겠구나 싶지만, 오히려 그 반대란다. 모바일에 기반한 부동산 거래 플랫폼을 구축, 종래 매매계약 가격에 연동하던 중개수수료보다 휠씬 저렴하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게 트러스트 측 설명이다. 이 사업이 모바일 기반, 플랫폼 비즈니스 컨셉을 두루 갖추다보니 공 변호사는 서슴없이 '스타트업'이라고 부른다.

공 변호사는 "부동산 중개 분야를 가장 잘할 수 있는 게 변호사라고 생각한다"며 "전 거래 과정을 직접 처리해 소비자들이 믿고 맡길 수 있는 주택 거래 플랫폼을 만들고자 한다"고 말했다.

법인 이름에 라이프스타일을 붙인 것도 가계 소비자들에게 직접 다가간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B2B 영역에 잔뼈가 굵은 전문가가 B2B에서 쌓은 노하우를 기반으로 B2C 시장에 직접 뛰어든 것이다. 마치 명문대 섬유공학도나 유학파 패션 디자이너가 동대문 보세 패션 바닥에 뛰어든 격이라고나 할까 싶다.

공 변호사는 M&A 변호사가 부동산 중개 서비스를 하면 더 잘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 변호사가 M&A 거래에서 하는 4가지 자문업무 즉, △위험요인을 추출하고(Issue Spotting) △법률적 분석을 하고(Legal Analysis) △위험을 평가하고(Risk Assessment) △대안을 제시(Suggeted Solution)하는 일련의 과정이 알고보면 부동산 중개에 그대로 적용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가령 아파트를 임대하는 거래에서 집 주인이 개인사업자란 위험요인이 추출 됐다고 하자. 통상 집 주인이 개인사업자란 점은 인수자 입장에서 위험요인으로 판단한다. 만약 이 회사가 재정난에 시달리며 종업원들에게 임금을 주지 못하다가 문을 닫게 될 경우 밀린 월급과 퇴직금을 줘야 한다.

이때 집 주인 명의로 된 아파트는 경매에 넘어가게 되고, 근로자가 근저당권자보다 최우선적으로 가져가게 된다. 근로자 생활보호를 위해서다. 이런 점들을 고려해 최적의 대안을 제시할 수 있다는 얘기다.

◇ 부동산 시장을 선택한 이유

하지만 공 변호사는 10여 차례에 걸친 부동산 거래에서 제대로 된 서비스를 제공받지 못했다고 한다. 거래 과정에서 집 주인에게 직업을 묻기는 부담스러워 부동산중개사에게 무슨 일을 하느냐고 물어봤지만 "왜 그런 걸 물으세요?"란 반응이 대부분이었다고 말한다.

재차 임금 채권이나 퇴직금 채권은 경매 시 우선권이 근로자에게 있지 않느냐고 물어보면 그제야 공인중개사 시험을 치를 때 배운 것 같다는 반응이 나온다고 했다.

이런 경험은 공 변호사가 소비자들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했다. 더군다나 부동산 중개 시장에선 법과 회계, 세무분야 처럼 체계화되고 대형화 된 법인이 없다. 구조적으로도 규모를 키워 제대로 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지역별로 카르텔을 형성하고 있는데, 대부분이 특정 지역에 국한돼 영업을 한다. 이를테면 아파트 단지 내에 그 아파트 단지만을 대상으로 영업을 하는 부동산이 입점해있다. 대형화에 대한 니즈도 없고, 워낙 카르텔이 강하다 보니 대형화에 대한 엄두를 내기 어려운 실정이다.

공 변호사는 "상황이 이렇다 보니 좋은 서비스를 기대키 어려웠고 비용도 받은 서비스를 고려했을 때 지나치다"고 말했다. 2억 원 이상의 아파트 거래를 보면 수백억 원가량의 수수료가 발생한다. 10억 원이 넘어가면 수수료는 1000만원을 웃돈다.

반면 공 변호사가 내건 가격은 거래금액 불문 99만 원이다. 매물의 가격이 2억 원 이하일 경우에만 45만 원이다. 정말 파격적인 가격이다. 고급 서비스를 표방하면서 오히려 가격 파괴라니. 알선 뿐 아니라 계약 전 과정에 걸쳐 직접 변호사가 업무를 처리하다 보니 질 좋은 서비스도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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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트러스트 라이프스타일

◇ "법률적으로 문제없다"

관건은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일인 만큼 기존 시장참여자들의 반격이 예상된다. 특히 가장 논란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부문은 변호사가 부동산 중개 업무를 볼 수 있느냐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 부동산 중개사들의 반발이 예상되는 만큼 공 변호사는 이에 대비하고 있는 모양새다. 부동산 중개업자들은 중개 업무는 중개사의 고유 권한이라고 주장할게 자명하다. 과거 변호사 업무와 중개 업무는 별개라는 대법원 판결이 있었다.

이와 관련 공 변호사는 "트러스트 라이프스타일은 알선료는 받지 않고, 거래 과정에서 수행하는 법률 자문에 대한 수수료만 받는다"며 "알선 수수료를 받지 않기 때문에 문제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 "Your own personal council"

'Your own personal council'은 트러스트 라이프스타일의 슬로건이다. 슬로건에는 공 변호사의 방향성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공 변호사는 "부동산 시장 진출은 시작일 뿐"이라며 "은행에게 PB가 있듯 로펌에서도 일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폭넓은 개인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는 로펌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부동산은 소비자들과 연결하는 최초의 접점일 뿐이라는 것이다. 부동산 거래를 통해 신뢰 관계를 구축한 이후 다른 영역에서도 지속적으로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복안이다.

공 변호사는 "앞으로 '모르는 일', '불안한 일', '번거롭고 귀찮은 일', '싸울 일(권리를 침해당했을 때)'등 4가지는 소비자 입장에서 앞으로 10년이 지나도, 20년이 지나도 없어지지 않고 계속 발생할 것"이라며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가치에 주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4가지를 기반으로 소비자들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일 중 변호사들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을 찾아낸다면 계속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수 있을 것이란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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