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인터페이스의 토탈 솔루션 그룹 될 것" 이희준 코아시아홀딩스 회장 인터뷰
타이페이(대만)=권일운 기자공개 2015-12-23 09:07:27
이 기사는 2015년 12월 09일 16: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누구나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시대가 왔다. 터치와 음성 인식, 화상 인식 기술이 진일보한 덕분이다. 이런 맥락에서 모바일 기술 발달은 인간의 감각을 최대한 충실하게 이들 기기에 전달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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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코아시아홀딩스의 자회사들이 영위하고 있는 사업들을 살펴 보면 이 회장의 이같은 포부가 절대 허언이 아님을 금새 알 수 있다. 비에스이(BSE)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휴대전화용 마이크와 스피커를 동시에 생산하는 기업이다. HNT일렉트로닉스는 중저화소 휴대전화용 카메라 생산량 측면에서는 국내에서 최상위를 다툰다. 발광다이오드(LED) 제조사 이츠웰은 관급 시장에서 꽤나 이름을 날리고 있다. 음성인식 소프트웨어 개발사 마이티웍스도 관계회사다.
코아시아홀딩스가 지분 20.25%를 보유(지분법 적용 대상)한 대만 코아시아는 HTC와 폭스콘, 화웨이 등과 오랜 거래관계를 구축한 전자부품 유통사다. 제조 부문 자회사들이 제품을 잘 만들기만 하면 코아시아가 자체 네트워크를 활용해 얼마든지 세계 굴지의 세트(완제품) 제조사로 고객선을 넓힐 수 있는 체제다.
이희준 회장은 삼성전자 대만 주재원 출신이라는 배경을 살려 지난 1997년 코아시아를 설립했다. 삼성전자의 반도체를 대만 세트 업체들에 판매하는 게 초창기 코아시아의 주력 사업이었다. 20년 가까이 지난 지금은 모바일 AP나 메모리반도체, 이미지센서, 디스플레이, 커넥터, LED등 모바일 기기 제조에 쓰이는 사실상 모든 부품을 취급하고 있다.
코아시아는 2004년 대만 증시에 상장했고, 연간 1조 원 대 매출액을 올릴 정도로 '잘 나가는' 한상(韓商)기업이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코아시아의 존재를 아는 이가 그리 많지 않다. 여기에는 외부에 모습을 드러내기를 꺼리는 이 회장의 성향도 작용했지만, 전자부품 유통이라는 B2B 사업이 주력이라는 점도 한 몫을 했다.
'유통'이라는 말만 놓고 본다면 세트 제조사가 주문한 부품을 수수료를 붙여 파는 단순한 중개상처럼 여겨질 법도 하다. 하지만 고객사가 원하는 스펙대로 부품을 튜닝(가공)하거나, 모듈로 제작해 공급하는 것이 코아시아의 특기다. 그러다 보니 유통 회사임에도 대부분의 인력이 엔지니어 출신이다. 이는 토탈 인터페이스 솔루션 개발의 기술적 토대가 되기도 했다.
이희준 회장은 "고객사를 찾아가 필요한 게 무엇인지를 묻고, 주문을 따오는 방식으로는 그저 그런 도매상밖에 될 수 없다"고 단언했다. 대신 "시장 환경을 미리 읽고 고객사의 니즈(Needs)를 충족시킬 수 있는 솔루션을 선제적으로 제시해야 코아시아라는 기업과 코아시아가 취급하는 제품의 가치가 극대화될 수 있다는 점을 구성원들에게 늘 강조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통합 솔루션을 만들기 위해서는 반드시 제조 부문이 필요하고, 뜻을 이루기 위해서는 인수합병(M&A)이 가장 빠르고 확실한 방법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래서 낙점한 곳이 BSE였다. "인수 대상을 물색하는 과정에서 단순히 기술 경쟁력이나 제품 경쟁력뿐 아니라 자산 건전성 등 재무적인 부분도 간과할 수 없었다"면서 "이런 측면들을 따져 볼 때 BSE는 상당히 훌륭한 M&A 상대였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BSE는 창업주인 박진수 회장이 은퇴를 앞두고 있지만, 뾰족한 가업상속 방안이 없다는 게 문제였다. 이 회장은 수십 년의 업력을 가진 BSE와 같은 기업의 사세가 승계 과정에서 꺾여서는 안된다고 판단했고, 재무적투자자(FI)의 도움을 받아 M&A를 성사시켰다. 앞으로도 BSE처럼 승계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는 모바일 분야 중견기업이 있다면 눈여겨볼 생각이다.
이 회장과 코아시아홀딩스는 현재 앞으로 수 년 사이에 발생할 수 있는 예상 시나리오 여러 가지를 가정해 놓고, 상황별 대응책을 마련하는 데 몰두하고 있다. 고객사와 주주, 임직원 등 여러 이해관계자들이 얽혀 있는 기업이 "매출이 줄어들어서", "경기가 나빠서"와 같은 핑계를 대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서다.
"일단 2016년까지는 바닥을 다지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밝힌 이 회장은 어느 정도 토대를 갖췄다는 판단이 든 뒤에는 개별 사업회사들이 개발한 기술을 융합할 컨트롤 타워를 구성하고, 이들 기술을 상용화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대신 "연구개발(R&D) 과정에서 리스크가 한 쪽으로 너무 쏠리지 않도록 자회사들이 보유한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고, 필요에 따라서는 외부 투자자를 유치할 수도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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