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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아동학대 사건, 금융과 신탁의 역할은 [WM라운지]

배정식 KEB하나은행 리빙트러스트센터장공개 2016-02-03 13:51:22

이 기사는 2016년 01월 04일 14: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 시간을 돌아보며 서로 축복을 하기에도 바쁜 2015년 12월, 우리는 또 하나의 슬픈 뉴스를 접하게 됐다. 친부와 그 동거녀 그리고 동거녀의 친구까지 가세한 11살 여아에 대한 아동학대 사건이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인천에 거주하고 있는 A양은 2년 동안이나 집밖으로 나가지 못한 채, 30대의 친부와 그 동거녀에 의해 폭행을 당해 늑골이 부러지고 타박상을 입은 상태였다. 더구나 제대로 식사를 하지 못해 발육상태는 6살 아동 수준에 불과했다고 한다.

학대를 받은 11살의 A양은 학교가 다니지 못한 것은 물론이고 과거에도 학대를 견디다 못해 집을 나왔으나 다시 친부에게 보내졌다 한다. 피의자들에 대한 간단한 조사에서도, 아이를 화장실이나 세탁실에 가둬놓고 2년이상 심한 매질을 했다고 한다.

주민 인터뷰를 보니 이러한 학대로 인한 아이의 울부짖음 소리가 여름내 들렸다고 한다. 다른 가정의 일에는 관여하지 않으려는 우리 사회의 방관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학대받은 아이의 친부는 30대 초반으로 게임에 빠져 아이를 돌보지 않았다. 더욱 큰 문제는 그 자신도 어렸을 때 부모로부터 학대를 받았다고 한다. 물론 진술과정에서 핑계인지는 모르겠으나, 그의 동거녀 또한 학대를 받으며 자랐다고 하니 가정의 폭력문제는 대물림이 될 수 있어 이를 적극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사회가 나서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아동학대는 90%가 가정에서 발생한다. 각박해지고 있는 사회에서 스트레스의 분출구를 자녀의 학대로 표출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미국의 스티브잡스 역시 부모에게서 버림받았고 본인 역시 자신의 자녀를 돌보지 않았다. 그러다 현모양처를 만나 가정의 평화를 되찾았다고 한다.

아이를 학대한 친부에 대해 법원은 직권으로 친권을 정지한 동시에 아이를 전문보호기관에서 돌보도록 했다. 아이는 점차 심리적 안정을 찾고 있다. 관련 분야의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아동학대에 대한 단편적인 대안이 아니라 중장기적인 시간과 예산을 들여 해결해야 한다고 이야기 한다.

서울시 교육청에서도, 정부에서도 1월부터 장기결석학생에 대한 조사를 하고 있다. 일부 서울시 자치구에서는 아동관련 시설에 대한 합동전수조사 등을 벌이고 있다.

A양의 소식을 들은 많은 사람들이 아이에 대한 후원을 하고 있다. 아이의 친모와는 연락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A양의 친할머니가 아동보호기관을 방문해 아이를 보살피겠다고 하였으나, 아이의 정서적인 측면, 후원금이 상당한 점 그리고 후견인 선정과정에서 이용할 수 있는 점 등을 감안해 보호기관에서 이를 거절했다고 한다.

아이의 신상후견을 찾는 일은 아동보호기관에서 수고하시는 전문가분들과 법원에서 직접 판단하겠으나, 학대아동을 위한 사회적 기능을 다해야 하는 것은 우리 모두의 숙제다.

금융 특히 신탁에서는 학대아동을 위해 후원된 자금의 투명한 관리프로그램을 통해 아이가 성년자가 될 때까지 후원자금이 그 아이를 위한 목적으로만 사용되도록 관리할 사회적 의무가 있다 하겠다. 필자가 담당하고 있는 KEB하나은행 Living Trust 센터에서는 바로 그러한 재무적 후견역할을 위한 연구와 관리를 수행하고 있다.

예를 들면 부모가 사망한 후 남아있는 미성년 자녀의 자산을 제3자로부터 독립적으로 신탁관리함으로써 자녀가 성년자가 될 때까지 온전히 보존하게 하는 방법 등이다. 성년자가 될 때까지 필요한 자금의 집행, 즉 의료비·교육비 등의 지출에도 직접적으로 관리하는 방법을 신탁계약으로 처리함으로써 실질적인 후견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공익신탁 설정을 통해 학대아동 지원사업도 가능하다. 지난 2015년 7월 23일 공익신탁법을 제정한 법무부에서는 그 솔선수범 사업으로 '학대받는 아동 지원을 위한 법무가족 파랑새공익신탁'을 설정해 지난해 12월 제1호 지원을 했다. 이러한 아이디어를 활용해 민간분야에서도 학대아동 지원 목적의 공익신탁을 설정토록 해야 한다.

신탁은 우리사회에 필요한 다양한 기능들을 할 수 있다. 자금집행의 투명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기부와도 연계한 여러 역할을 수행하는 '따뜻한 금융'의 첫 걸음이 바로 신탁이다.

<배정식 하나은행 상속신탁팀장>

한양대학교 경제학과 졸업 빛 동대학원 수료
서울대학교 금융법무과정(신탁법)
건국대학교 부동산대학원(금융투자 전공 10기) 졸업
[저서] '신탁 상속'(재산 분쟁 없는 희망 상속 플랜)
現 하나은행 신탁부 상속신탁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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