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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테크윈이 KAI 지분 처분나선 배경은 현금확보 적기 판단‥테크윈 주력사업 강화 포석인 듯

김일문 기자공개 2016-01-07 09:03:48

이 기사는 2016년 01월 05일 19: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테크윈이 보유하고 있던 한국항공우주(KAI) 지분 일부를 돌연 매각하기로 결정하면서 그 배경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KAI 경영권 매각이 이른 시일 안에 이뤄지기 어려운 만큼, 우선은 일부 지분을 팔아 현금을 확보해 주력사업에 투자 비중을 확대하기 위한 포석으로 판단된다.

5일 한화테크윈은 공시를 통해 KAI 지분 10% 가운데 절반인 5%인 487만 여주를 블록딜로 처분키로 했다고 밝혔다. 예상 거래 금액은 3757억 원 수준이다.

한화테크윈의 이번 결정에 대해 시장에서는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하고 있다. 공동 매각 약정이 작년에 만료되면서 주요 주주인 산업은행(26.75%), 현대차그룹(10%), 두산그룹(5%)과 협의하지 않고도 지분을 팔 수 있게 됐지만 이들과 특별한 공감대 없이 전격적으로 내려진 결정이기 때문이다.

일단 한화그룹은 현재 주주 구성상 10%의 주식을 계속 보유하지 않더라도 향후 KAI 인수 경쟁 구도에 큰 문제가 생기지 않을 것이라는 전략적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KDB산업은행이 보유한 26.75% 지분만 인수해도 KAI 경영권을 행사하는데 문제없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은 경영권 매각을 통해 KAI의 새 주인을 찾아줘야 하지만 한화그룹 외에 방산업을 영위하는 마땅한 원매자를 찾기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또한 KAI의 현재 주가가 원매자들이 적정한 수준으로 여기는 가격에 비해 현저히 높아 이래저래 매각이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또 다른 주주인 현대차 그룹이나 두산그룹이 KAI 인수를 희망한다면 지분 매각을 망설였겠으나 두 그룹 모두 KAI 경영권에는 관심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그룹 입장에서는 현재 보유하고 있는 지분 가운데 절반 정도를 팔더라도 KAI 주주로서 기존과 별반 다르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매각을 결정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눈여겨 볼 점은 KAI의 주가다. 2014년 말 3만 원대에 머물렀던 KAI 가격은 작년 오름세를 지속하면서 10만 원을 웃돌기도 했다. 이후 등락이 거듭되면서 현재는 7만 대 후반에서 거래가격이 형성되고 있다. 따라서 한화그룹으로서는 KAI의 주가 흐름상 현금을 확보하기에 현재가 가장 적절한 시기라는 분석을 내렸을 수 있다.

또 하나 공시를 통해 밝힌 매각 목적도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한화테크윈은 공시에서 이번 결정의 배경을 `글로벌 항공방산업체로 도약하기 위한 투자재원 마련`이라고 밝혔다.

이미 삼성그룹과의 빅딜을 통해 그룹의 방향을 방위산업과 화학에 집중키로 한 만큼 한화테크윈 기존 사업의 핵심 역량 강화 차원에서 현금을 확보한 것으로 관측된다.

한화그룹 고위 관계자는 "기존 주력 사업인 엔진 부품 사업 확대를 위해 해외 M&A 등을 염두에 두고 있다"며 "이번 결정은 현금 확보를 통해 한화테크윈의 기존 사업을 포괄적으로 키우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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