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YB가 뛴다]'한솔家 장손녀' 다각화·계열분리 이끈다[조연주 한솔케미칼 부사장] 컨설팅·MBA 후계자 코스, M&A 적극 주도
이윤재 기자공개 2016-01-19 07:58:56
이 기사는 2016년 01월 15일 07: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14년 8월부터 한솔케미칼의 기업공시(IR) 팀에는 새로운 일정이 생겼다. 매달 셋째 주 즈음해서 '최대주주등소유주식변동공시'를 내기 시작했다. 같은 해 경영에 참여한 조연주 부사장(사진)이 매달 300만 원어치 안팎으로 주식을 매입하면서다. 이듬해 KB자산운용으로 최대주주가 변경되기까지 이러한 진풍경은 계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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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솔그룹은 과거 이인희 고문의 장남 조동혁 명예회장(금융), 차남 조동만 부회장(IT), 삼남 조동길 회장(제지) 체제를 구축했다. 하지만 외환위기 이후 금융과 IT부문을 매각하면서 자연스레 다시 제지업을 중심으로 재편됐다. 현재 조동만 부회장은 이렇다 할 계열사가 없지만 조동혁 명예회장은 한솔케미칼 경영권을 독자적으로 행사하고 있어 일각에선 계열분리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다만 한솔홀딩스 관계자는 "계열분리에 대해 현재 논의되고 있는 내용이 없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조동혁 명예회장은 슬하에 1남 2녀를 두고 있다. 조연주 부사장을 제외한 조희주씨, 조현준씨는 아직 경영에 발을 들이지 않고 있다. 1979년 생인 조 부사장은 '컨설팅사', '경영학석사(MBA)' 등 이른바 재벌 후계자의 정석코스를 밟았다.
2002년 미국 웰슬리 대학 재학 중 모건스탠리에서 인턴생활을 했고, 대학 졸업 이후에는 보스톤컨설팅그룹(BCG)에 입사하며 본격적으로 컨설팅 업무를 익혔다. 이후 BCG를 관두고 펜실베니아 와튼스쿨에서 경영학 석사를 취득했다. 이후 세계적인 속옷브랜드인 '빅토리아 시크릿(Victoria's Secret)'에서 애널리스트로 근무하며 경험을 쌓았다. 조 부사장은 BCG 당시 같이 근무하던 동료와 결혼해 1남 1녀를 둔 것으로 알려졌다.
한솔케미칼에는 2014년부터 기획실장 직책으로 합류했다. 그동안의 경영행보는 사업포트폴리오 강화로 요약된다. 계열분리를 위해서는 사실상 한솔케미칼의 몸집불리기가 필요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시작은 OCI-SNF 인수전 참여였다. 재무구조개선이 시급했던 OCI가 폐수처리약품 제조 계열사인 OCI-SNF 매각을 추진하자 한솔케미칼이 조 부사장 주도 아래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인수작업은 거의 성사단계였지만 막판에 OCI의 합작파트너였던 SNF가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하면서 물거품이 됐다. 조 부사장의 첫 인수합병(M&A) 성과는 훗날을 기약하게 됐지만 당시 와튼스쿨 동문인 이우현 OCI 사장과는 상당한 친분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 부사장은 낙담하지 않고 다시 사업다각화에 힘을 쏟았다. 지난해 초 전자·화학물질 분야에서 입지를 다지기 위해 미국 벤처기업인 니트라이드솔루션(Nitride Solutions Inc)에 전략적투자자(SI)로 참여했다. 당시 니트라이드솔루션이 배포한 자료에는 조 부사장이 직접 지분 투자 배경을 설명한 내용이 담겼다. 오너일가가 사업다각화로 벤처기업 투자에 나서면서 기대효과를 설명한 건 이례적이었다.
올해는 조 부사장의 첫 M&A작품이 나올 가능성이 여느 때보다 높다. 이미 한솔케미칼은 조 부사장 주도 아래 공업용 테이프 생산업체인 테이팩스 인수전에 참여한 상태다. 한솔케미칼의 실적이 눈에 띄게 개선되고 있는데다 자회사인 한솔씨앤피의 코스닥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있어 실탄 마련도 긍정적이다.
재계 관계자는 "앞으로 2~3년이 한솔케미칼의 계열분리 등 미래를 결정지을 골든타임으로 볼 수 있다"며 "조동혁 명예회장 일가의 맏이이자 유일하게 경영에 참여 중인 조연주 부사장이 짊어진 역할이 막중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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