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 롱숏 헤지펀드, 리테일 저변 확대 주력" [헤지펀드 2016년 전략]②박기웅 미래에셋자산운용 헤지펀드운용1본부 본부장
정준화 기자/ 최은진 기자공개 2016-01-18 10:08:37
이 기사는 2016년 01월 14일 16: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에는 이자율 차익거래(채권 롱숏)를 주요 전략으로 활용하는 두 개의 헤지펀드가 있다. '미래에셋스마트Q토탈리턴'과 '미래에셋스마트Q아비트라지'가 해당 펀드다. 이 펀드들은 펀더멘털 롱숏 전략이 대부분인 다른 국내 헤지펀드들과의 차별화 된 전략을 내세우며 틈새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두 펀드는 지난해 각각 3%대 후반, 4%대 중반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편입자산의 대부분이 AAA급 채권이며 저금리 상황이 지속되는 점을 감안할 때 양호한 수익률이라는 평가다. 특히 2011년, 2012년 설정된 이 펀드들은 1% 안팎의 낮은 변동성으로 꾸준히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펀드들의 운용을 총괄하고 있는 박기웅 미래에셋자산운용 헤지펀드운용1본부 본부장(사진)은 더벨과의 신년 인터뷰에서 "그동안 홀세일 고객에게 판매를 집중한 측면이 있다"며 "수익률과 리스크를 잘 관리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되, 리테일 쪽 마케팅 등을 통해 고객과의 접점을 넓혀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 첫 은행 채널 판매…고객 저변 넓힌다
지난해 말 신한은행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스마트Q아비트라지'를 PB채널을 통해 판매하기 시작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헤지펀드가 은행 판매 채널에 걸린 것은 처음이었다. 보수적인 은행에서 헤지펀드 상품을 고객에게 판매하는 것도 흔치 않은 일이다.
그만큼 상품의 안정성을 인정받았다는 얘기다. 은행 판매의 효과는 곧바로 나타났다. 2012년 6월 설정된 이 펀드는 이후 3년여 동안 700억 원 가량의 자금을 끌어모았으나 은행 판매를 시작한 직후인 지난달 설정액이 935억 원으로 껑충 뛰었다. 올들어 추가 판매가 이뤄져 조만간 설정액 1000억 원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박 본부장은 "이자율 차익거래 펀드의 경우 일반적인 주식 롱숏 펀드처럼 기대수익률이 아주 높은 수준은 아니지만 꾸준하게 안정적으로 높은 위험조정수익률을 고객에게 안겨주고 있다"며 "저금리 상황에서 이같은 성격의 헤지펀드에 투자하기를 원하는 수요층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는 "헤지펀드 시장이 점점 성숙해지면서 각각 펀드에 대한 정체성이나 특성에 대한 고객들의 이해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이런 가운데 높지는 않지만 저위험 중수익을 추구하는 철학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개인 거액 자산가들 뿐만 아니라 일반기업체 등 저위험 중수익을 추구하는 수요층을 발굴하고 이들에게 해당 펀드를 적극 알리는 것이 올해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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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금리는 '상저하고'…브레이크이븐 매수 포지션
채권 롱숏 전략 전문가인 박 본부장은 올해 시중금리의 흐름을 '상저하고'로 전망했다.
그는 "미국의 금리 인상은 우리나라 금리의 인상 요인이기는 하지만 이머징 국가들의 디폴트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다"며 "1분기 말이나 2분기까지는 우리나라도 중국을 비롯한 여타 이머징 국가에서 이뤄지고 있는 양적완화 확대 정책이 계속 시행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그는 "실제 금리 인하가 진행 될 지 여부는 모르지만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은 시장에 불씨로 남아있을 것"이라며 " 올해는 기본적으로 상저하고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금리를 올해 두 번 올릴 것이냐 네 번 올릴 것이냐 정도로 전망이 갈리는 것 같다"며 "오는 3월 미국이 한 차례 더 금리를 올리면 이머징 시장에 타격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이에 대비해 브레이크이븐(BEI) 매수(물가채 매수+명목국채 매도) 포지션을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헤지펀드본부 이원화…전문성 강화한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올들어 헤지펀드 운용본부를 2개의 본부로 나눴다. 채권차익거래를 전담하며 기존 헤지펀드운용본부를 이끌어온 박기웅 본부장이 1본부를, 주식 관련 거래를 담당하던 홍성범 매니저가 2본부 본부장을 맡게 됐다. 성격이 다른 채권과 주식에 투자하는 각각의 본부로 분리한 셈이다.
박 본부장은 "각각 투자자산별로 보다 세분화 된 전략을 연구하고 전략의 다양화를 꾀하기 위해 본부를 둘로 나눴다"고 설명했다.
헤지펀드 운용본부는 이를 위해 외부 전문 인력을 충원할 계획도 갖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조치가 KDB산은자산운용 인수와도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은 지난달 KDB대우증권과 KDB산은자산운용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산은자산운용을 우리나라 대표 헤지펀드 회사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향후 미래에셋자산운용 헤지펀드 운용본부를 산은자산운용으로 이관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박 본부장은 이와 관련 "(박현주 회장이) 대우증권과 산은자산운용 인수 후 큰 틀에서 비전과 방향을 제시한 것으로 아직 구체적인 변화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다"며 말을 아꼈다.
◇ 경쟁자 늘어날 전망…"생존 위해 긴장할 것"
사모펀드 시장의 문이 활짝 열리며 올해부터 다양한 헤지펀드(전문투자형 사모펀드)들이 등장할 전망이다. 그동안 국내에 이자율 차익거래 전략을 활용하는 펀드가 거의 없었지만 앞으로는 이 부문에서도 경쟁자들이 늘 것이라는 게 박 본부장의 생각이다.
그는 "지금까지 이자율 부문에서는 경쟁할만한 업체가 없었지만 앞으로는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다양한 전략의 헤지펀드들이 등장하는 것은 환영할 만한 현상이라고 말했다. 그는 "헤지펀드가 소수의 집단에 의해 고착되거나 소수의 마켓 프로덕트로 그치는 것보다 다소간 부작용이 있을 수 있지만 다양한 사람들이 경쟁하고 의지를 불태우는 것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2~3년간은 옥석 가리기가 진행될 것"이라며 "시장에서 좋은 매니저를 발굴하려는 투자자의 노력도 병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기웅 미래에셋자산운용 헤지펀드운용본부 1본부장 약력
△2000. 1 동양종금증권 채권운용팀
△2001. 8 한국자금중개 채권팀
△2004. 6 삼성선물 리서치팀
△2005. 1 미래에셋자산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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