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6년 01월 19일 07시5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유플러스가 SK텔레콤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SK텔레콤이 헬로비전을 인수하는 바람에 유료방송 시장에서의 영향력 훼손을 우려한 LG유플러스가 안간힘을 쓰는 모양새다. LG유플러스의 최고경영자(CEO)인 권영수 부회장은 '여차하면 우리도 유료방송 사업체를 인수해버리겠다'는 뉘앙스의 발언을 하기도 했다.만년 3등이라는 꼬리표가 붙은 LG유플러스 입장에서 안그래도 멀찌감치 앞서 있는 SK텔레콤이 더욱 격차를 벌리려는 상황을 방관할 수는 없다. 그래서 자신들에게 우호적인 여론을 형성하기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다. 인수합병(M&A) 가능성을 언급하며 "우리라고 너희들처럼 못할 것 없다"는 무력시위를 펼치기도 했다.
그렇다면 과연 LG유플러스가 유료방송사업자를 인수할 수는 있을까. 일단 아무리 1, 2등과 격차가 크다고 해도 매년 10조 원이 넘는 매출액에 영업이익만 5000억 원씩 내는 기업 입장에서 감당 못 할 일은 아닌 듯 하다. 대신 인허가 사업 특성상 매물로 나온 사업자가 있어야 한다는 전제는 필요하다.
우선 티브로드는 나름 태광그룹의 근간이고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이라 당장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희박하다. 현대HCN은 인수한다고 해도 대세에 영향을 줄 정도의 규모가 아니다. 그나마 가장 가능성이 높은 M&A대상이 씨앤앰이라는 결론이 나온다. 당연히 LG유플러스 입장에서도 씨앤앰을 인수하는 시나리오를 그려봤을 듯 하다.
막상 권영수 부회장은 "씨앤앰은 비싸서 안된다"고 선을 그었다. 이른바 '가성비'가 낮다는 이유였다. 실제로 MBK파트너스를 비롯한 씨앤앰 주주들이 그간 쏟아부은 금액은 2조 원을 상회하는데, 이들에게 투자 원금 수준만 쥐어준다고 해도 헬로비전보다 더 비싼 값을 치러야 한다. 헬로비전이 씨앤앰보다 더 좋은 회사라는 평가를 받는데도 말이다.
어쨌거나 씨앤앰이 매물로 나와 있고, 비싼 가격 때문에 쉽사리 인수하려는 곳이 많지 않다는 것은 웬만한 업계 사람들은 다 아는 이야기다. 그런데도 굳이 갈길 바쁜 LG유플러스의 CEO가 공개석상에서 씨앤앰의 가격이 비싸다고 언급한 데에는 숨은 의도가 있을 것 같다.
지나친 확대해석일지 모르겠지만, 권영수 부회장은 씨앤앰 대주주들에게 우회적으로 '네고'를 떠본 것일 수도 있다. 만약 LG유플러스가 절충을 요구한다고 해도 원금을 건지기도 어려운 씨앤앰 주주들이 받아들일지는 모르겠다. 그렇지만 양측이 각각 생존과 엑시트(투자금 회수)라는 과제를 안고 있는 만큼, 드라마틱한 합의를 도출해내면 어떨까하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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