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달러 열풍' 펀드 투자자에게 안 먹히네 달러표시채권펀드 및 언헤지형펀드 인기 없어..환손실 위험부담
박상희 기자공개 2016-01-27 09:11:00
이 기사는 2016년 01월 22일 10: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말 미국의 금리인상이 단행됐지만 여전히 강달러 기조가 지속되고 있다. 강달러에 베팅하는 금융상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지만 펀드만은 예외다. 달러 가치가 상승하면 환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달러표시채권펀드의 설정이 지난해부터 증가했지만, 대부분 기관투자가 수요로 리테일 고객의 비중은 크지 않은 상황이다.22일 한국펀드평가 펀드스퀘어에 따르면 달러표시채권에 투자하는 펀드 설정이 지난해부터 크게 증가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 19일 '미래에셋이머징달러회사채증권자투자신탁1호(UH)(채권)'을 설정했다. 앞서 지난달에는 똑같은 컨셉트의 펀드를 헤지형으로 설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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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자산운용도 이달 '삼성달러표시단기채권증권자투자신탁(USD)(채권)'과 환헤지가 되지 않는 유형 등을 나란히 출시했다. 이머징 시장에 투자하는 펀드가 주식형, 채권형 할 것 없이 투자자들로부터 외면을 받고 있지만 로컬 통화 채권이 아닌 달러로 발행되는 회사채는 강달러 수혜를 볼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 펀드 출시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달러로 투자하는 펀드 출시는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지난해 5월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은 달러로 투자하는 뱅크론펀드를 내놨다. 미국 금리 인상의 수혜에 대한 기대와 강달러 기조가 확산되자 환차익 가능성을 열어두고 펀드를 출시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지난해 초 '한국투자달러표시중국채권증권자투자신탁(채권)', '한국투자달러표시중국국유기업목표전환형(채권)' 등 달러표시중국채권에 투자하는 펀드를 잇달아 출시했다.
하지만 이들 펀드의 흥행은 저조했다. 기관투자가 전용 클래스를 대표펀드로 설정한 펀드 일부만이 유효한 의미의 자금몰이에 성공했다. 기관전용 'I'클래스를 대표펀드로 내세운 미래에셋이머징달러회사채 헤지형펀드의 운용규모는 400억 원을 넘어섰다. 이 중 실제로 ' I'클래스 설정액 규모만 310억 원 가량이다. 삼성달러표시단기채권 헤지형펀드 역시 법인전용인 'cf' 클래스 순자산이 500억 원인 데 반해, 'C' 클래스를 대표펀드로 설정한 달러표시단기채권 언헤지형의 순자산 규모는 85억 원에 그치고 있다. 'A' 클래스가 대표펀드인 이스트스프링미국뱅크론특별자산펀드의 전체 운용 규모도 68억 원 수준이다.
강달러 기조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서도 달러표시 채권에 투자하는 펀드나 환변동성에 노출되는 언헤지형이 외면 받는 이유는 환 손실에 대한 부담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피델리티자산운용 관계자는 "환 헤지를 하지 않을 경우 펀드 투자로 10% 수익이 나도 환손실로 15~20%의 손해를 볼 수 있다"며 "환을 예측하는 게 부담스럽다보니 판매사에서도 달러표시 자산에 투자하는 펀드나 언헤지형 상품 추천을 잘 하지 않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해외 펀드를 선호하는 투자자는 안정보다는 공격적인 성향으로 분류 되는데, 특히 환 변동에 그대로 노출되는 펀드에 투자하는 이들은 훨씬 더 공격적이라고 봐야 한다"면서 "강달러 기조가 예상된다고는 하지만 펀드 자산 가치 상승과 환차익 등에 모두 베팅할 수 있는 강심장을 가진 투자자들은 많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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