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6년 01월 27일 07시4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발행사들이 한국물 발행 금리를 타이트하게 결정하면서 투자자들이 떠나가고 있다. KEB하나은행 유로본드(RegS)가 대표적인 사례다. KEB하나은행은 홍콩H지수가 8000선이 무너지는 등 아시아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극에 달한 시점에서도 금리 욕심을 버리지 않았다.KEB하나은행은 이니셜 가이던스(최초 제시 금리)를 '미국 5년물 국채 금리(5T)' + 125bp로 제시했다. 불안감이 시장을 지배했지만 충분한 스프레드를 제시하면서 주문은 최대 13억 달러까지 쌓였다. 흔들리는 시장 분위기 속에서도 성공적으로 발행이 마무리될 것처럼 보였다.
문제는 수정 가이던스를 115 ± 2.5bp로 제시하면서 발생했다. 당시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한국물이 금리를 타이트하게 결정한다는 불만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시장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낮은 금리를 받으며 한국물에 투자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이 대세를 이루면서 절반 가량의 주문이 취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KEB하나은행은 그런 와중에도 발행 금리를 가장 낮은 112.5bp로 결정했다. 그러면서 발행 규모를 3억 달러로 축소하는 강수를 뒀다. 부채자본시장(DCM)에서는 KEB하나은행이 앞서 글로벌본드를 발행한 우리은행을 의식한 의사결정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우리은행은 5.5년물 5억 달러 글로벌본드를 5T+112.5bp의 금리로 발행했다.
업계에서는 KEB하나은행이 유로본드를 발행하면서 뉴이슈프리미엄(NIP)를 거의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평가했다. 아시아 금융시장이 흔들리던 상황에서도 타이트한 금리 결정을 강행한 것이다. 한국물 투자자들의 우려가 적중했고 그들은 KEB하나은행을 외면했다.
부채자본시장(DCM) 관계자들은 한국물 발행사들이 금리에 대한 과욕을 버리지 않는다고 토로한다. 발행사 외화 조달 관계자들은 발행 금리로 성과를 평가받기 때문에 무리를 해서라도 원하는 금리 수준을 맞춘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한국물 발행사들이 배포하는 보도자료를 살펴보면 온통 금리를 낮게 발행했다는 자화자찬이 주 내용이다.
한국물 발행 기관들은 국가 혹은 그에 준하는 신용도를 기반으로 자금을 조달한다. 이들은 원화채 시장에서는 갑 중의 갑이다. 초우량 크레딧에 국채보다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이들의 채권을 외면할 수 있는 국내 기관투자가들은 찾아보기 어렵다.
그러나 한국물은 다르다. 국제금융시장에서 한국물은 여러 투자안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적절한 금리를 제시하지 않을 경우 외면당하기 십상이다. 최근 중국 금융시장이 흔들리면서 아시아 신흥국들의 자금이 꾸준히 유출되고 있다. 이 흐름이 지속되면 국내 기관들도 외화 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조달 금리 경쟁에만 갇혀있지 말고 해외 투자자들과 소통하는 태도가 외화 조달이 어려워질 수 있는 상황에서는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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