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 빅3, '엇갈린' ECC 프로젝트 전략 LG화학·한화케미칼 중단, 롯데케미칼 예정대로…유가흐름 핵심 변수
이윤재 기자공개 2016-01-29 09:21:00
이 기사는 2016년 01월 27일 14시3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석유화학회사들이 원료다변화 일환으로 추진했던 에탄분해설비(ECC) 프로젝트에서 엇갈린 행보를 보이고 있다.LG화학과 한화케미칼은 나란히 사업에서 철수하는 반면 롯데케미칼은 계획대로 추진하고 있다. 유가 반등 여부에 따라 이들의 향방도 갈릴 전망이다.
LG화학은 지난 26일 이사회를 열고 카자흐스탄 국영석유화학회사인 UCC, 민간기업인 SAT와 함께 추진 중이었던 카자흐스탄 에탄크래커 프로젝트를 중단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2011년 사업 진출을 선언한지 약 5년 만이다.
비슷한 시기에 미국과 이라크에서 ECC사업을 추진했던 한화케미칼도 사실상 중단한 상태다. 한화케미칼은 이라크 정부와 40억 달러를 투자해 연간 100만 톤 규모의 ECC를 짓는 합작투자에 대한 사업의향서(LOI)를 체결했지만 이후 이렇다 할 진전은 없었다. 한화케미칼측은 "ECC 프로젝트가 우선순위에서 밀렸다"고 밝혔다.
LG화학과 한화케미칼이 ECC 사업에서 철수하는 것은 저유가 기조 때문이다. ECC 프로젝트 사업성은 유가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에탄에서 에틸렌을 생산할 경우 원유기반 나프타 대비 원가가 낮은 것이 강점으로 꼽힌다. 2011년 브렌트유는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았지만 현재는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사업성이 크게 떨어졌다는 판단 아래 투자계획을 전면 중단한 셈이다.
롯데케미칼은 두 곳과 달리 ECC 프로젝트를 계획대로 추진 중이다. 공교롭게도 LG화학이 철수를 발표하는 날 ECC 프로젝트 사업주체인 롯데케미칼 미국법인(LOTTE Chemical USA Corporation)은 자본금 마련을 위한 유상증자를 공시했다. 롯데케미칼이 5650억 원, 말레이시아에 위치한 롯데케미칼 타이탄홀딩스가 3770억 원을 출자한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보고 전략적으로 충분하다는 판단 아래 ECC 프로젝트를 추진한다"며 "원료다변화 뿐만아니라 북미·남미 시장 진출 교두보 역할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ECC 프로젝트에서 엇갈린 행보는 향후 유가반등이 얼만큼 이뤄지냐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롯데케미칼이 상업가동에 들어갈 예정인 2018년께 유가가 상승곡선을 그린다면 ECC 수익성은 회복된다. 이때 경쟁사들은 다시 ECC 사업에 진출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유가 회복세가 기대보다 못하면 ECC 플랜트 가동에 따른 손실을 그대로 떠안아야 할 가능성도 있다.
화학업계 관계자는 "유가의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라 2조~3조 원에 달하는 ECC 건설 리스크를 두고 석유화학업체들의 전략이 갈렸다"며 "이번 의사결정의 성패는 향후 2~3년 안에 전개될 유가의 흐름에 따라 판가름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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