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6년 02월 01일 07: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토교통부를 필두로 한 정부는 주거안정 강화와 민간투자 활성화를 내세워 기업용 임대주택(뉴스테이) 사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사업 파트너인 주택 공급자에도 적잖은 혜택을 제공하고 있어 건설사들의 관심이 높다.일부 건설사는 그룹 차원에서 나서기도 하고, 주력사업으로 삼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곳도 있다. 그러나 건설사들의 속내를 들여다보면 그렇지만도 않다. 사업성 검토가 부족해 참여가 부담스럽지만 정부가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드니 따라갈 수밖에 없는 처지라는 것이다.
실제 한 건설사 주택담당 임원과 뉴스테이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받으면서 부담감을 느끼고 있다는 고백을 들었다. 그는 "정부가 역점 사업으로 추진하는 상황에서 일단 참여 의사를 보일 수밖에 없다"며 "건설·부동산시장은 정부 정책이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는 데, 정부 눈 밖에 날 순 없지 않겠느냐"고 토로하기도 했다.
또 '시장 교란의 원인이 되지 않을까'하는 우려감도 내비쳤다. 뉴스테이가 과거 주택과잉 공급의 원인으로 지목된 보금자리주택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걱정 탓이다. 뉴스테이가 현재는 주택시장 침체를 대비한 새로운 먹거리가 될 수 있지만, 훗날 부메랑으로 돌아와 시장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이다.
보금자리주택은 이명박 정부가 2009년 무주택 서민의 주거 안정을 위해 추진한 공공주택 사업이다. 시세의 50~80% 선에 공급되면서 '로또 아파트'로 불리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싸게 집을 살 수 있다 보니 시간이 지나면서 인근 지역의 민간 분양·매매시장을 잠식했고, 미분양 문제 등의 원인이 됐다.
건설사들의 심경은 사업자 선정 공모 결과에서도 엿볼 수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지난해 11월부터 4차 뉴스테이 사업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사업계획서 제출을 받아 최종 후보자를 선정했다.
애초 예비 후보에 이름을 올린 곳은 38개(중복 포함)다. 이 중 최종 사업자 응모에 응찰한 곳은 5곳에 그친다. 들러리 개념으로 참여한 76%가 자발적으로 사업에서 발을 뺐다고 볼 수도 있다. 이전 공모전 역시 비슷한 형태로 치러졌었다.
전세가 사라지고 월세 위주로 임대시장이 변화하고 있다. 이 같은 시장 변화와 정부의 지원 등을 고려하면 뉴스테이는 건설사들에 매력적인 사업임에 틀림없다. 물론 건설사마다 처한 상황이 다르니 도리어 해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발만 담그는 식의 대처는 이도 저도 될 수 없다.
사업성이 없다면 접는 게 옳다. 그게 아니라면 그룹까지 동원해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롯데건설과 디벨로퍼업체로 변신을 선포하고 발 빠른 대처를 하고 있는 대림산업처럼 시장 선점에 나서는 게 유리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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