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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증권 재매각 '스타트', 예상 밸류는? 장부가·시가·대우증권 사례 등 감안, 6000억 안팎 예상

한형주 기자공개 2016-02-05 08:58:39

이 기사는 2016년 02월 04일 16: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인수합병(M&A) 시장에 다시 매물로 나온 현대증권 지분(약 30%)은 대체로 얼마에 팔리게 될까. 현대증권의 북밸류(장부가치)와 시가, 앞선 대우증권 딜 사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볼 때 대략 6000억 원 안팎에서 가치가 매겨지지 않겠느냐는 반응이 나온다.

4일 M&A업계에 따르면 이번 거래의 주관사인 EY한영은 전날 공고를 내고, 현대상선 등이 소유한 현대증권 주식 5338만 410주(22.56%)를 공개매각하는 절차에 본격 돌입했다. 매각 대상 지분은 20%대지만, 현대증권 자사주(7.06%)를 합쳐 총 30% 가까운 물량이 경영권과 함께 새 주인에게 넘어가게 된다.

전일 공시된 현대증권의 지난해 말 자본총계(연결)는 3조 3000억 원대에 이른다. 현대그룹 구조조정 효과가 부각된 가운데 상반기 주식시장 상황이 호전되면서 거래량이 급증, 수익성 향상으로 이어졌다. 특히 그간 실적이 저조했던 브로커리지 부문이 선방해 수수료 수익을 큰 폭 개선시켰다. 매각자인 현대상선으로서는 순자산이 늘어난 만큼 매각가도 올라야 한다고 생각할 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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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문제는 시가다.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현대증권 주가는 이날 5740원, 시가총액 1조 3582억 원에 거래를 마쳤다.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5배도 안되는 수준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오릭스PE로의 매각을 추진할 때 주가가 1만 원을 넘나든 것을 감안하면 낙폭이 다소 과하게 느껴지는 게 사실이다. 현 밸류에이션이 글로벌 경기 둔화→증시 불안→증권사 수익성 악화 등 향후 불확실성을 모조리 반영하고 있다 해도 이성적인 흐름은 아니라는 지적. 그렇다고 원매자 입장에서 시가를 배제하고 자산가치 관점으로만 가격을 산정할 순 없는 일이다.

더욱이 지난해 매각 시도 때와 달리 현재는 현대증권의 '북밸류 이슈'가 해소돼 협상력 면에서 셀러보다 바이어가 우위를 점할 공산이 크다는 분석이다. 현대상선이 보유한 현대증권 지분 22.43%의 장부금액은 6800억 원 정도 된다. 주당 약 1만 2800원에 해당하는 값이다. 이렇다 보니 지난해 비딩 당시엔 '응찰가(100% 기준)가 현대증권 순자산가치(PBR 1배 가까이)에 부합하지 않으면 딜 드롭(deal drop)'이라는 컨센서스가 있었다고 전해진다. 올 들어 재개되는 공개경쟁입찰에선 응찰자들이 이런 부분을 덜 의식해도 된다. 무엇보다 상장사인 현대증권의 경우 인수 후보들이 경영권 프리미엄을 시가 대비 얼마로 해야 할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데, 아무래도 과하게 주는 것은 부담이란 관측이다.

비교 대상이 될 수 있는 대우증권 거래에서 인수자 미래에셋증권은 입찰 전후 시가 대비 50~60% 수준의 프리미엄에 인수가를 책정한 것으로 파악된다. 현대증권의 잠재 투자자들이 대우증권 M&A를 적잖이 바로미터로 삼을 것으로 가정하면, 거래 대상인 약 30% 지분의 가치는 6000억 원 내외 범위를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추산된다.

현대증권은 현대자산운용, 현대저축은행 등 그룹 내 다른 금융계열사들과 묶어 패키지로 매각되며, 현대는 거래금액으로 총 1조 원가량을 희망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인수 의향자로 거론되는 한 투자자는 "지금 상황에서 현대증권 밸류를 PBR 1배 수준에 맞춘다는 것은 프리미엄을 거의 두 배 이상 얹어주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현실적인 논리는 아닌 듯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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