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6년 03월 15일 07: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인간의 얼굴을 한 야만'이라는 책으로 프랑스 신철학의 기수로 떠오른 프랑스의 대표 철학자 베르나르 앙리 레비. '소립자'의 작가 미셸 우엘벡. 프랑스의 문제적 지성으로 꼽히는 두 사람이 나눈 편지 모음집 '공공의 적들' 중에서 미셸 우엘벡은 앞으로 남은 삶이 결코 천재가 발휘되는 상승의 시간이 아니라, 아름다운 하강을 준비해야 할 시간이라고 말하면서 씁쓸해한다.분명 인생의 깊이는 아는 것만으로도, 혹은 느끼는 것만으로도 쉽게 특정되지 않는다. 서로가 밀고 당기면서 만들어낸 깊은 주름, 그것이 육체적이든 정신적이든 삶의 과정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소중한 흔적일 텐데 지금 이 세상의 관계 맺음 방식과 기제들이 만들어내는 삶의 주름은 위태롭게 깊어만 간다.
이러한 관계 맺음의 결말, 즉 이혼을 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재산분배에 관한 문제에 더해 세금은 또 얼마나 내야하는지 고민을 더욱더 깊게 만든다. 일방 배우자의 소유로 되어 있던 재산을 이혼으로 인해 다른 상대방에게 소유권을 이전하게 되면 그 부동산의 소유권을 넘겨주는 쪽은 부동산 양도에 대한 양도세 문제가 발생하고, 부동산을 넘겨받는 쪽은 무상으로 재산을 취득하게 되므로 증여세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이혼을 하면서 상대방으로부터 재산을 받는 경우에 등기원인을 민법에 따른 재산분할로 처리할 수도 있고 이혼에 따른 위자료를 받는 것으로 처리할 수 있다. 그런데 이혼으로 받는 재산이 양도세 과세대상 부동산인 경우에는 등기원인을 재산분할로 처리하는지 또는 위자료로 처리하는지에 따라 과세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
이혼을 하면서 재산을 분할하면 양도세를 내지 않는다. 이는 부부 공동의 노력으로 이룩한 공동재산에서 이혼으로 인해 자기 지분을 환원받는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혼하면서 부동산 등 양도세 과세대상 자산을 주는 경우에는 그것을 위자료로 하지 말고 민법에서 규정하는 재산분할 청구로 인한 소유권 이전으로 해야만 양도세를 내지 않을 수 있다. 다만 이혼 재산 분할금을 지급하기 위해 부동산을 팔면 양도세가 과세됨으로 유의해야 한다.
이혼 등에 의해 정신적 또는 재산상 손해배상의 대가로 받은 위자료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증여로 보지 않는다. 따라서 이혼을 하면서 받는 위자료는 그 위자료를 현금으로 받든 부동산으로 받든 그것을 받는 사람의 입장에서 조세포탈의 목적이 없는 한 증여세를 낼 필요가 없다.
다만 위자료를 지급하는 사람은 지급하는 자산의 종류에 따라 양도세를 부담하는 경우가 있다. 현금 등 소득세법에서 양도세 과세대상으로 규정하고 있지 않은 물건으로 위자료를 지급하는 경우에는 양도세를 내지 않게 되지만, 부동산 등 양도세 과세대상인 자산을 위자료로 지급하면 그것을 유상으로 양도한 것으로 보아 양도세를 내야 한다.
참고로 착오로 증여를 등기원인으로 하는 경우에도 이혼으로 인한 재산분할이라는 것을 입증할 수 있는 경우에는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이혼합의서 등 서류에 재산분할 내용을 제대로 기재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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