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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A 출시 타이밍 적절한가 [ISA 진단]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 큰 상황…적립식 투자로 극복해야

이승우 기자공개 2016-03-21 10:30:00

이 기사는 2016년 03월 16일 10: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금 투자에 나서 향후 5년 사이 큰 수익을 거둘 수 있을까. 세제혜택이라는 ISA의 취지에 부합하려면 정확히 5년후(일부 가입자 3년) 내가 투자한 금융상품이 성공적인 수익을 거두고 있어야 한다. ISA를 5년 이내 해지하면 세제혜택이 아예 사라지고 ISA내 금융상품중 만기 5년을 초과한 상품은 세제혜택을 위한 손익 정산에서 제외된다.

이같은 세제혜택 조건과 최근의 글로벌 금융시장 여건을 감안, 지금 ISA를 통해 금융상품 투자에 나서는 게 적절한 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안정을 찾고 있는 듯 하지만 미국이 재차 금리인상에 나설 경우 우리나라를 비롯해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이 재연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의 금리인상 이후 과거와 같은 금융 위기가 수년내 재연될 수도 있을 것이라 보고 있다. 최악의 경우 ISA가 전 국민을 투자 실패의 구렁텅이로 빠뜨릴 가능성도 있다.

◇변동성 커진 금융시장, 적립식이 극복할까

ISA에 편입할 수 있는 금융상품은 예·적금과 펀드, 환매조건부채권(RP) 그리고 주가연계증권(ELS) 파생결합증권(DLS) 상장지수펀드(ETF) 등 파생상품이다. 예금자보호가 되는 예·적금을 제외하고 금융시장 상황에 따라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는 상품이다. 세제혜택도 중요하지만 상품 자체의 투자 성과가 중요한 것.

문제는 지난해부터 글로벌 금융시장이 불안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과잉설비 투자로 거품이 제거되고 있는 중국, 금리인상에 나서고 있는 미국,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충격을 받고 있는 신흥국 등 글로벌 금융시장이 지난 2007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의 불안함을 보이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금융상품 투자에 나서는 게 다소 무모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이 이어지면서 금융회사들도 리스크 관리에 나서고 있는 시점"이라며 "이 상황에서 개인별로 1억 원에 가까운 금융상품에 투자하는 게 좋은 타이밍인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세계적인 유수의 금융회사들도 향후 금융시장에 대한 전망을 하기 어려운 시점인데 전 국민을 ISA라는 이름으로 투자에 나서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부자들의 자산을 관리하고 있는 PB들 중 대다수가 지난해부터 포트폴리오상 현금 비중을 늘리고 있다.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현금 확보를 통해 리스크 관리에 나서고 있는 것.

시중은행 PB센터장은 "중국의 거품이 꺼지고 있고 미국 금리 인상에 나서면서 향후 금융시장 전망이 힘들다"며 "현금 비중을 늘리고 있고 금융상품 투자에 나서더라도 짧게 투자하고 나올 수 있는 상품 위주로 권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향후 수년래 금융위기가 재발할 것이라는 극단적인 전망도 내놓고 있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전세계 유동성이 줄어들면서 경제가 취약한 국가에서 위기가 발생했던 과거 사례가 근거가 되고 있다. 이 전망이 현실화된다면 ISA 투자자들은 만기시 당혹스러운 결과를 맞게 된다.

물론 정부가 ISA 출시 시점을 의도한 것은 아니다. 금융위원회가 ISA를 발의한 것은 2년여가 넘었다. 당초 ISA에 대한 아이디어가 제기됐을 때만 해도 실현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정부 측에서도 봤었다. 하지만 그 사이 정부가 고령화 대책의 일환으로 국민재산 증식 프로젝트를 가동하면서 ISA가 급물살을 타게 된 것이다.

◇투자 기간 고정, 아킬레스건

ISA는 적립식으로 투자를 하게 돼 있어 변동성이 커진 시장 상황을 극복해낼 수도 있다. 투자한도가 1억 원이지만 연간 2000만, 그리고 이를 월별로 쪼개서 적립식 투자를 하게 되면서 시장 상황과 무관하게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

하지만 ISA의 만기가 5년(일부 투자자는 3년)으로 정확히 고정돼 있다는 점은 아킬레스건이다. 5년래 수익을 내고 조기환매하면 세제혜택이 사라지고 5년 만기를 채웠는데 금융상품 성과가 좋지 않으면 이도 저도 아니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이달 15일 ISA에 가입하게 되면 2021년 3월 14일이 만기가 된다. ISA를 통해 투자한 상품 손익을 정산해 세제혜택을 모두 받는다는 것을 감안하면 정확히 2021년 3월14일, 모든 금융상품이 현금화돼야 한다. 그 전에 금융상품 수익이 나야지만 세제혜택을 누릴 수 있는 기본이 되는 것이다.

문제는 2021년 3월 14일 ISA가 편입한 금융상품 성과가 모두 좋을 가능성이 있냐는 것이다. 세제혜택을 받기 위해 만기가 되지 않은 금융상품을 조기 환매할 경우 치러야하는 비용은 수익에 마이너스로 작용하게 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세제혜택이 최대 메리트인 ISA는 만기 5년이 되는 그날 편입한 금융상품에서 수익이 나 있어야지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다"며 "향후 5년 이후 이날의 수익이 중요한 복불복인 면도 있다"고 말했다.

물론 ISA의 만기와 편입된 금융상품 만기 불일치시 금융상품은 별도 계좌로 분리할 수 있으나 이 경우 별도로 분리된 금융상품은 세제 혜택을 위한 손익 정산에서 제외된다. ISA의 취지와 맞지 않게 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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