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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준비를 위한 투자처는 '주식' [WM라운지]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이사 사장공개 2016-03-23 09:02:24

이 기사는 2016년 03월 21일 16: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얼마 전 한 기사를 보았다. 세계 경기의 불안으로 국내 주식시장이 요동치고 있는 시점에서 국민연금, 퇴직연금 등의 주식 투자 비중을 높인 것에 대해 비판한 기사였다. 국민의 은퇴자금으로 쓰여야 할 연금이 주식과 같은 위험한 자산에 투자되는 것이 잘못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필자는 오히려 정반대의 생각을 갖고 있다. 한국의 퇴직연금 등은 주식비중이 높아서가 아니라 낮아서 문제다. 외국과 비교해도 너무나 낮은 수준이기 때문에 더 큰 문제다.

예를 들어 세계 상위 20개 연기금의 평균 주식투자 비중은 42.2%고, 미국 최대 연기금인 캘리포니아 공무원 연금 '캘퍼스(CalPers)'의 주식 비중은 54.6%에 달한다. 또 미국이나 호주의 경우 기업 퇴직연금의 주식투자비중은 50%에 육박하는데 반해 한국은 5%도 되지 않는다. 안타까운 현실이다.

한국 퇴직연금의 주식투자 비중이 높지 않은 것은 중대한 이론적 문제점을 안고 있다. 자본주의를 근간으로 하는 대한민국이 주식을 기피한다는 것, 그것은 곧 우리 스스로 대한민국의 기업들에 대한 믿음이 없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말하는 것과 다름없다. 해외 투자가들에게 한국 주식시장에의 투자를 권유하면서 우리 스스로 꺼려한다면 무언가 잘못된 것이 아닐까.

이러한 현상은 근본적으로 주식에 대한 철학 부재에서 기인한 것이다. 아직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주식투자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 주식의 단기적인 주가 변동성, 자주 사고파는 습관으로 인해 단기적으로 손해를 보는 사람들이 많다보니 주식을 기피 대상으로 여기는 것이다. 또 기업의 지배구조 등의 문제점들이 더욱 더 주식투자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을 갖게 됐다.

노후준비를 위해서는 개인이든 국가든 주식에 대한 인식을 바꿔야 한다. 주식에 투자한다는 것은 그 회사의 지분을 갖는다는 의미다. 따라서 회사가 잘 된다면 본인도 같이 경제적인 이득을 향유하게 된다. 사실은 이것이 빈부격차를 줄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도 있다.

아울러 위험을 분산하기 위해 해외의 주식시장에도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일본도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다. 일본 연금들도 주식비중이 낮고 대부분 채권에 투자돼 있다. 과거에 연금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던 것이 일본의 경제침체에 일조했다고 본다. 최근 들어 아베 정부가 연금 등 주식투자를 늘리려 하고 있는데 이제야 깨달은 것이 아닌가 한다.

장기적인 주식투자를 위해서는 몇가지 사항들이 필수적으로 지켜져야 한다. 우선 연금 등의 독립성이 보장돼야 한다. 그리고 단기간 투자실적을 통해 평가 및 비판하는 태도 또한 지양해야 한다. 단기적으로 실적이 부진하다고 하면 투자전문가들은 채권 등 안전한 자산에만 의존할 수 밖에 없다.

아울러 투자는 장기적인 관점을 갖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 외국의 경우 대부분 투자전문가들의 임기가 정해져 있지 않다. 장기적인 비전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한국처럼 임기가 2년 혹은 3년이면 장기투자는 불가능하다. 한국에서도 CIO 등의 전문가들이 오래 일할 수 있는 풍토가 조성돼야 한다.

한국이 겪고 있는 여러가지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경쟁력 있는 새로운 기업들이 많이 출현해야 한다. 그래서 대기업 뿐 아니라 벤처 등 신생기업에도 자금이 과감하게 흘러들어가야 한다.

연금도 이러한 기업들에 관심을 갖고 활발한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새로운 아이디어와 기술에 자금이 공급되고 투자가들에게 그 이익이 공유된다면, 개인들의 노후가 준비되는 동시에 한국의 자본주의도 더욱 강건해질 것이다.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이사

연세대학교 경제학과 3학년 재학중 도미, 미국 뉴욕대학교 회계학 학사
라자드자산운용 주식운용 Managing Director, 도이치투신운용 주식운용 Managing Director
스커더인베스트먼트 주식운용 매니저
KPMG Peat Marwick CPA
現 메리츠자산운용 대표이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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