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6년 04월 08일 07: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초 코스닥에 입성한 해외기업 크리스탈신소재가 놀라운 실적을 냈다.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 대비 100억 원 가까이 늘었고 영업이익은 27%나 상승했다. 매출변동이 급격히 커지면서 크리스탈신소재는 감사보고서 제출 전 실적을 의무로 공시해야 했다. 실적이 공개된 4일 이후 주가는 연일 상한가를 기록했다.크리스탈신소재는 5년 만에 해외기업 상장이 재개된 후 유일하게 상장을 완료한 기업이다. 그만큼 시장의 관심도, 걱정도 많았다. 지난해 말 수요예측에서 한차례 좌절도 맛봤다. 공모규모를 축소해 다시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주가 관리, 배당, 매출 성장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내비췄다. 중국기업에 대한 인식을 바꾸겠다는 말도 남겼다.
크리스탈신소재가 공모 전 제시했던 성장성을 실적으로 증명하는 모습은 IPO업계에서 의미가 크다. 이제 거래소와 주관사는 하나둘 씩 해외기업 유치에 공들였던 성과를 거두려고 하고 있다. 크리스탈신소재를 상장시킨 신한금융투자를 포함해 유진투자증권, 유안타증권은 오랫동안 상장을 준비해온 해외기업의 거래소 예비심사를 청구해둔 상태다. KB투자증권도 6개 외국기업과 주관계약을 맺었고 한국투자증권, 하나금융투자도 올해 유가증권시장에 해외기업을 올릴 계획이다.
그만큼 이미 상장을 완료한 기업이 안정적인 주가와 실적을 보여주며 투자자의 인식 전환을 보여주길 바라고 있다. 한 기업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생각보다 크다. 지난해 케어젠과 더블유게임즈가 공모주 시장을 망친 주범으로 지적받았듯이 투자자가 마음을 돌리는 건 한 기업의 사례만으로 충분했다. 반대로 상장 후 꾸준히 기업가치를 관리하는 모습도 시장의 인식을 바꿔나갈 수 있다.
거래소는 테스크 포스(TF)팀까지 구성하며 해외기업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한국 증시에서 해외기업들이 그들만의 '시장'을 형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금은 많게만 보이지만 50개에서 100개 기업이 증시에 있다면 그들 스스로 디스카운트를 극복하고, 정화작용도 일으킬 것이라는 시각이다. 길을 닦는 건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크리스탈신소재와 같은 사례가 하나 둘씩 늘어난다면 언젠가 해외기업들이 한국증시의 한 축을 담당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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