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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GB캐피탈, 지방지주 계열 중 나홀로 '뒷걸음질' 순익 감소..위험 큰 포트폴리오 편중

원충희 기자공개 2016-04-14 10:26:20

이 기사는 2016년 04월 12일 14: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쾌속 질주하던 지방금융지주 계열 캐피탈 3사 중 DGB캐피탈이 유일하게 순익에서 뒷걸음질 쳤다. 산업기계 리스 등에서 발생한 부실로 대손비 부담이 증가한 탓이다. 올 들어 경기침체에 따라 리스크가 커지는 기계류 금융에서 탈피해 경영 틀을 자동차금융 위주로 바꾸려는 것도 이 때문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DGB캐피탈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54억 원으로 전년(85억 원)대비 37% 감소했다. 같은 기간 BNK캐피탈이 363억 원에서 436억 원으로, JB우리캐피탈 305억 원에서 612억 원으로 증가한 것과 대조된다. 지방금융지주 계열 캐피탈 3사 중 DGB캐피탈만 유일하게 순익이 떨어졌다.

원인은 공작·산업기계 리스 등에서 발생한 부실채권이다. 2014년만 해도 23억 원이던 부실여신(회수의문+추정손실)은 지난해 104억 원으로, NPL(고정이하여신)은 85억 원에서 195억 원으로 급증했다. 이로 인해 대손충당금도 87억 원에서 201억 원으로 적립액이 크게 늘었다.

지방 캐피탈

지방금융지주 계열 캐피탈 3사 중에서 DGB캐피탈만 순익이 감소한 이유는 자산 구성의 차이에서 기인한다. BNK·JB우리캐피탈은 작년 말 기준으로 총자산의 50% 이상을 자동차금융 등 안전자산 위주로 구성해놓고 있다. BNK캐피탈은 2013년 말 1조2845억 원이던 자동차금융 자산을 지난해 말 2조2178억 원으로, JB우리캐피탈은 2조9768억 원에서 4조6798억 원으로 늘렸다.

자동차는 중고시장이 잘 발달돼 있는 등 범용성이 좋고 실수요자 사용률이 높아 부실율이 낮은 자산으로 통한다. 더불어 자본시장이 경직돼 자금조달이 힘들어지면 자동차금융 자산을 유동화 하는 방식으로 조달할 수 있어 쓰임새도 많은 편이다.

반면 DGB캐피탈은 작년 말 기준으로 경기침체에 취약한 사업자 대상 산업기계류 리스가 자산의 30%, 기업대출이 36%에 이르고 있다. 자동차금융 비중은 오토론(자동차대출) 등을 포함해 1.9%(228억 원)에 불과하다.

산업기계류는 범용성이 떨어져 중고처리가 힘든데다 경기를 민감하게 타는 분야다. 공작기계 및 의료기기는 상황이 더 안 좋다. 개인사업자를 대상으로 하고 있어 중고수요가 제한적이다. 게다가 건당 액수가 커 한건의 부실로도 떼이는 금액이 상당하다. 리테일(소매)에 해당하는 자동차금융처럼 소액으로 리스크 분산이 쉽지 않다는 뜻이다.

캐피탈사 관계자는 "산업기계 리스에서 부실이 날 경우 처분해 회수할 수 있는 시장이 미비하다"며 "자동차처럼 범용이 아니고 산업용으로밖에 쓸 수 없을 정도로 용도가 한정돼 있어 자금회수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DGB캐피탈이 지난 2월 4일 열린 ‘DGB금융지주 경영실적 컨퍼런스 콜'을 통해 자동차금융 비중을 높이겠다고 발표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재영 DGB캐피탈 대표는 작년 8월 취임하자마자 자동차금융 영업조직 구축에 매진, 인프라를 갖추고 인력을 보강했다. 현재 다이렉트, 중고차, 신차 등 자동차금융 관련 5개 팀이 본격적으로 영업을 시작했다.

또 자동차금융 자산 2000억 원 달성을 올해 목표로 제시했다. 총자산의 15%에 달하는 수준이다. 이젠 조직도 다 갖춰졌고 영업에 매진할 수 있는 분위기가 됐다는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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