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물산, 230억 자금조달 이유는 동남아 생산공장 투자‥최대주주 지분 확대도 가능
박제언 기자공개 2016-04-22 08:14:07
이 기사는 2016년 04월 21일 11: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태평양물산이 주식형 채권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에 성공했다. 이번 자금은 태평양물산이 동남아시아에 투자한 공장에 쓰일 예정이다. 자금조달을 위해 발행되는 사채권에 콜옵션(Call option) 조항도 있어 최대주주측의 추가 지분 확보 작업도 향후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태평양물산은 총 230억 원 규모의 자금조달에 성공했다. 조달 방식은 사모로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하기로 했다.
우선 200억 원 규모의 CB는 삼성증권, 라임자산운용, 파인아시아자산운용, 한국증권금융 등을 대상으로 발행된다. 이들 기관은 직접 투자를 하지 않고 운용 중인 사모펀드를 통해 투자할 예정이다. 30억 원 규모의 BW는 IBK캐피탈이 인수할 계획이다. 대금납입일은 오는 22일이다.
CB와 BW 모두 5년 만기로 설정됐다. 쿠폰금리는 1%, 만기이자율은 4%다. 전환가액과 신주인수권 행사가액은 모두 주당 4808원이다.
두 사채권에는 콜옵션 조항도 있다. 태평양물산이 지정하는 자가 사채권 권면총액의 40%까지 인수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했다. 일반적으로 발행사가 지정하는 자는 최대주주 혹은 최대주주의 특수관계인이 될 가능성이 높다. 향후 사채권의 전환청구나 신주인수권 행사 작업이 이뤄지면 최대주주측의 지분 확대가 가능한 셈이다.
태평양물산은 보도자료를 통해 "최근 베트남 및 인도네시아에 신설 투자된 생산법인들의 설립초기 운영자금을 안정적으로 지원해 투자효과를 극대화 하고 추가적인 생산시설 등을 확보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투자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태평양물산은 의류 OEM(주문자 상표부삭 생산방식) 업체다. 유명 의류업체 'GAP'과 '콜롬비아' 등의 OEM을 맡고 있다.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에 생산공장을 두고 있으며, 이를 고려한 매출액의 80% 정도(계열사 간 매출 제외)가 의류 OEM 관련 매출이다. 태평양물산의 또다른 주력 사업은 우모사업이다. 거위털이나 오리털을 아웃도어 의류업체에 공급하는 사업부다. 전체 매출의 20% 정도 차지한다.
태평양물산은 주로 겨울철 의류의 제조를 맡고 있다. 이 때문에 상반기까지 현금흐름이 좋지 않다. OEM이나 우모 관련 제품이 본격적으로 팔리는 3분기 이후 재고자산이 소진되고 매출채권 회전이 되며 현금 흐름이 좋아진다.
태평양물산의 작년 말 연결기준 재고자산은 2401억 원, 매출채권 등은 692억 원이다. 반면 작년 상반기말 기준 재고자산은 3340억 원으로 상반기 매출액 3596억 원과 비슷하다. 상반기말 기준 현금흐름표 상 영업활동현금흐름은 마이너스 1037억 원으로 상반기까지 회사의 현금흐름이 순탄하게 돌아가지 않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상반기에 돈을 비축할 필요성이 있는 셈이다.
태평양물산은 거위털 등을 한꺼번에 사놓고 주문을 받으면 제조하는 구조라 재고자산이 일반 기업 보다 많다. 재무적으로 재고자산이 많다는 것은 판매제품이나 상품이 팔리지 않아 쌓여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태평양물산을 향후 제조할 원재료를 쌓아두는 터라 재고자산이 많은 것이다.
태평양물산은 지난해 매출액 8426억 원, 영업이익 183억 원을 달성했다. 하지만 금융이자나 외환차손 등으로 당기순손실 173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차입금으로 낸 이자비용은 123억 원이다. 여기에 외환차손과 외환환산손실액은 265억 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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