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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흥기업, 늘어난 적자·재무구조 악화 '재점화' [건설리포트]부채비율 705%, 출자전환·유증 효과 '증발'..효성 추가지원 여부 '주목'

김장환 기자공개 2016-04-27 08:23:53

이 기사는 2016년 04월 25일 14: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말 기업재무개선절차(워크아웃) 기일 종료를 앞두고 있는 효성 계열 진흥기업이 경영난 가중으로 재무구조가 재차 악화되는 지경에 놓였다. 영업활동을 통한 수익 자체가 크게 약화되면서 공사대금을 외상으로 대거 끌어온 것이 발목을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25일 진흥기업 2015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 기간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705.1%대인 것으로 나타냈다. 불과 1년 만에 400%포인트 넘게 증가한 수준이다. 부채총액이 4646억 원으로 같은 기간 1323억 원 넘게 늘어난데다, 자본총계가 440억 원 가량 줄어든 659억 원대로 낮춰지면서 발생한 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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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 확대는 일단 워크아웃에 들어가던 시점인 2011년처럼 과도한 차입금에 기반을 둔 현상은 아닌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말 연결기준 총 차입금은 563억 원으로 차입금의존도는 10.6%대에 그친다. 2012년 감자 및 대여금 출자전환과 2014년 1200억 원대 달하는 유상증자를 단행하면서 차입금 비중을 대거 줄였다.

부채총액이 크게 늘어난 것은 이 기간 매입채무가 급속히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말 연결기준 진흥기업이 보유한 매입채무(미지급금 포함)는 3357억 원으로 전년 말 대비 1352억 원 넘게 늘었다. 아파트 공사 등을 벌이면서 끌어온 원자재 매입대금 등을 제때 정산하지 못해 매입처에 어음을 잇달아 발행하면서 빚어진 현상으로 풀이된다.

운전자본의 한 축인 매입채무 압박이 이처럼 과중해진 배경은 안정적 수익을 내는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연결기준 진흥기업은 전년 동기 대비 14.06% 증가한 7278억 원대 매출을 올렸지만 영업이익은 56.7% 감소한 95억 원에 그쳤고, 428억 원대 순손실을 기록했다. 순손실은 같은 기간 252억 원 넘게 늘어난 수준이다.

순손실 확대는 결손금을 대거 늘려 자본총계를 깎아내리는 악영향을 불렀다. 지난해 말 기준 진흥기업의 결손금은 442억 원으로 전년 대비 104억 원 가량 적자폭이 늘었다. 부채는 늘고 자본총계는 줄면서 부채비율이 급속도로 확대될 수밖에 없었던 셈이다.

악성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현장의 손실 부담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자비용 확대로 인한 손실과 재무여력 악화 흐름이 당분간 계속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진흥기업의 PF 대출 잔액은 6583억 원으로 전년도 말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워크아웃 주범이 됐던 광주 태전, 인천 작전 등 미착공 악성 PF 현장 대출금이 여기에 포함돼 있는 상태다.

진흥기업은 최근 몇 년 새 분양시장 호황을 기반으로 이들 악성 PF 미착공 현장들의 사업 착수를 지난해부터 검토해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중도금 집단대출 규제 움직임이 분양시장에 찬물을 끼얹은 상태인데다 공급과잉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 부담이다. 이에 따라 투자금의 안정적 회수가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도 있어 본격적인 사업 착수를 망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불안한 기류가 지속되면 진흥기업은 워크아웃 졸업은 고사하고 채권단과 효성그룹에 재차 손을 벌려야 할 수도 있다. 다만 효성그룹은 오너 리스크로 인해 다방면에서 압박에 시달리고 있고, 채권단의 추가 지원 역시 쉽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대규모 출자전환과 유상증자를 통해 이미 거액의 자금을 지원한 탓이다. 워크아웃 후 출자전환을 통해 진흥기업은 효성 48.35%, 우리은행과 산업은행이 각각 28.44%, 8.53% 지분을 보유한 회사로 탈바꿈했다.

1959년 설립돼 토목·건축·도로포장공사 등 종합건설업체로 성장한 진흥기업은 미도파백화점, 중앙도자기를 인수하는 등 사업 영역을 다방면으로 확대해나가며 성장가도를 달렸다. 하지만 1997년 IMF의 파고를 넘지 못하면서 휘청대기 시작했고 이후 2008년 3월 효성그룹에 인수됐다. 정상화에 시동을 거는 듯했지만 부동산 시장이 한풀 꺾이면서 적자를 면치 못하다가 2011년 결국 워크아웃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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