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6년 04월 29일 16: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호기업이 금호터미널-금호고속을 합병하는데 성공하면 4000억 ~ 5000억 원대의 보유 현금과 연 1000억 원 내외에 달하는 현금 창출력을 가진 우량한 사업지주회사로 변모하게 된다. 궁극적으로는 박삼구 회장의 그룹 지배력이 한층 공고해질 전망이다.29일 IB업계에 따르면 금호아시아나 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위치한 금호기업은 증손회사인 금호터미널을 아시아나항공으로부터 인수해 자회사로 편입할 계획이다. 또한 중기 계획으로 금호고속 지분 100%를 소유한 투자목적회사 칸서스케이에이치비주식회사(SPC) 내 출자 지분을 콜옵션 행사로 정리해 금호고속을 금호터미널의 100% 자회사로 만들 계획이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그룹 회장이 궁극적으로 그리는 그림은 이 세 기업을 하나로 합치는 것이다. 금호기업-금호터미널-금호고속이 100% 모자 관계로 연결돼 있어 세 기업을 합치더라도 박삼구 회장의 지배력은 전혀 변함이 없다. 금호고속은 매년 600억 ~ 800억 원대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를 꾸준히 거둘 정도로, 풍부하고 안정된 현금 창출력이 돋보이는 기업이다. 참고로 금호터미널의 2015년 EBITDA는 150억 원 수준이다.
일단은 금호기업이 금호터미널을 합병하는 게 우선이다. 시한은 6개월. 금호터미널 인수를 위해 NH투자증권으로부터 빌린 2000억 원의 만기시까지는 금호기업이 금호터미널과의 합병을 통해 상환 능력을 갖출 필요가 있다. 금호터미널은 사내에 약 3000억 원의 현금을 보유 중인데, 이 외에도 400억 원 내외 가치의 금호리조트 지분 18%과 2000억 원 내외에 달하는 사모투자펀드 출자 지분이 더 있다.
금호고속의 경우 콜옵션을 행사해 금호고속을 되찾는데 시간과 자금이 더 필요해보인다. 콜옵션 행사가격이 950억 원, 3000억 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인수금융 원리금까지 감안하면 아직 여력이 없다.
지난 2015년 금호터미널이 금호고속을 칸서스PEF에 매각할 당시 거래금액은 3900억 원. 이중 2700억 원이 금융권 인수금융 차입, 나머지 1200억 원이 인수목적회사(SPC) 설립 자본금으로 구성됐다. SPC 자본금 1200억 원은 칸서스PEF 출자분 500억 원과 금호터미널 출자분 700억 원으로 구성돼 있는데, 이 칸서스 출자분을 금호터미널이 콜옵션을 행사해 인수하면 된다. 다음 수순은 SPC와 금호고속이 합병, 금호터미널의 100% 자회사로 변모하게 된다.
금호고속 합병에 앞서 금호터미널이 후순위 출자자로 참여한 '코에프씨 IBKS-케이스톤' 기업재무안정 PEF 유동화 작업이 먼저 실행될 가능성이 높다. 펀드가 투자할 당시 금호산업 재무 개선을 위해 금호산업이 보유 중이던 서울고속터미널, 금호고속, 대우건설 지분을 펀드가 패키지로 인수했었다. 이 중 서울고속터미널과 금호고속은 펀드가 처분했고, 처분한 현금이 이미 펀드의 선순위 출자자들에게 배분됐다. 남은 펀드 자산은 대우건설 지분이 유일한데, 29일 현재 시가로 대략 3300억 원 정도 규모다. 이 주식을 현 시가대로 처분해 펀드를 청산할 경우 금호터미널이 챙길 수 있는 현금은 대략 2000억 원 미만으로 추산된다. 당시 금호터미널의 후순위 출자 원금은 1500억 원이었다.
금호기업은 금호터미널 인수 합병을 마무리 한 이후 실행을 예정하고 있는 금호고속 인수를 위해 해외 전략적 투자자 유치 등 다양한 방안을 강구 중이다.
금호기업-금호터미널-금호고속 등 세 기업이 순차 합병하고 나면 금호기업은 금호아시아나 그룹의 명실상부한 사업지주회사로 거듭나게 된다. 무엇보다 2017년 중 상환 만기가 도래하는 3300억 원 규모 금호산업 인수금융 차입금 상환 여력을 갖출 수 있게 될 것으로 관측되는데, 합병 전인 현재의 금호기업의 재무능력으로는 해결이 어렵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금호기업이 금호터미널과 금호고속을 합병하면 명실상부한 사업지주회사로서 3300억 원의 인수금융을 차환할 정도의 능력은 갖추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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