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파이낸셜, 아슬아슬한 '레버리지 10배' 줄타기 [자동차금융 해부]지난해 1200억 유상증자로 레버리지비율 하락
안경주 기자공개 2016-04-28 09:10:00
이 기사는 2016년 04월 27일 13: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메르세데스-벤츠의 국내 자동차금융을 담당하는 메르세데스벤츠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이하 벤츠파이낸셜)가 레버리지 규제를 피하기 위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지속하고 있다. 금융당국의 레버리지 규제 기준을 맞추기 위해 지난해 12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나섰지만, 벤츠파이낸셜의 자산 증가 추이를 감안하면 올해도 감독규정상 지도기준인 레버리지비율 10배를 넘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벤츠파이낸셜은 독일 자동차 제조회사인 다임러(Daimler AG)의 자회사다. 국내 승용차 판매법인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와 상용차 판매법인인 다임러트럭코리아의 자동차금융을 담당하는 캡티브(Captive) 금융회사다.
27일 벤츠파이낸셜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벤츠파이낸셜은 지난해 5월과 11월 두 차례에 걸쳐 각각 700억 원과 500억 원 가량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벤츠파이낸셜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는 2007년 이후 처음이다. 현물출자를 감안해도 2011년 이후 처음으로 자본 확충에 나선 것이다.
벤츠파이낸셜의 최대주주는 다임러로 지분 60%를 보유하고 있다. 이 외 주요주주로 메르세데스벤츠아시아(Mercedes-Benz Asia GmbH)와 스타오토홀딩스가 각각 지분 20%씩을 갖고 있다. 두 차례 유상증자로 다임러는 지난 해 720억 원을 현금출자했다. 메르세데스벤츠아시아와 스타오토홀딩스도 각각 240억 원을 현금출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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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파이낸셜의 이 같은 움직임은 자본을 확충해 금융당국의 레버리지 규제를 피하기 위한 것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011년 6월 여신전문금융회사의 과도한 외형 확대경쟁을 막기 위해 자기자본 대비 총자산 한도를 제한시키는 레버리지 규제를 도입했다. 이에 따라 여신전문금융회사들은 레버리지비율(총자산/자기자본)을 10배 이하로 유지해야 한다. 다만 일부 캐피탈사의 경우 시행시기를 2015년으로 유예한 바 있다.
벤츠파이낸셜은 레버리지 규제가 도입된 이후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지속해 왔다. 벤츠파이낸셜의 레버리지비율은 2011년 말 11.0배로 금융당국의 규제 기준을 넘겼지만 2012년 말 10.2배, 2013년 말 9.5배까지 낮췄다. 이는 유상증자와 같은 대규모 자본 확충을 추진하지 않지만 레버리지비율을 규제 범위 내로 유지될 수 있도록 총자산 증가 속도를 조절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2014년부터 총자산 규모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자본 확충을 하지 않고는 레버리지비율을 맞추기 어렵게 됐다. 벤츠파이낸셜의 총자산은 2014년 말 1조7199억 원으로 전년대비 26.9% 증가했다. 반면 자기자본은 1511억 원으로 같은기간 6.1%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에 레버리지비율은 2014년 말 11.4배까지 상승했다.
벤츠파이낸셜의 이 같은 추세는 지속돼 지난해 3월 말 기준 레버리지비율은 12.1배까지 올라갔다. 결국 지난해 하반기부터 레버리지 규제 유예가 끝나고 본격 시행되면서 유상증자를 통해 레버리지비율을 낮춘 것으로 풀이된다.
벤츠파이낸셜은 지난해 12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로 자기자본을 2906억 원으로 늘린 결과, 총자산(2조3696억 원)이 2014년과 비교해 37.8% 증가했지만 레버리지비율을 8.2배까지 낮출 수 있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레버리지 규제가 지난해부터 본격 시행되면서 벤츠파이낸셜도 유상증자를 통해 레버리지비율을 낮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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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파이낸셜의 총자산 확대는 금융리스채권 증가가 주요 원인이다. 2013년 말까지 8000억 원대를 유지했던 금융리스채권은 2014년 1조2147억 원, 2015년 1조6566억 원으로 매년 4000억 원 가량 증가했다.
벤츠파이낸셜이 지난해 유상증자로 레버리지 규제를 벗어났지만 총자산 증가세를 감안하면 올해 또다시 레버리지비율 기준을 초과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자기자본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벤츠파이낸셜이 늘릴 수 있는 총자산 규모는 5500억 원 안팎이다.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에서 총자산 증가가 이뤄지면 아슬아슬하게 레버리지비율을 맞출 수 있다. 하지만 수입차 판매 확대 등의 영향으로 할부채권 또는 금융리스채권이 급격히 증가하면 또 한번 유상증가를 추진할 수밖에 없다.
금융당국은 매분기마다 레버리지 규제 준수 여부를 확인한다는 계획이다. 결국 제 때 자본 확충이 이뤄지지 않으면 벤츠파이낸셜도 자산 증가 속도를 조절할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벤츠파이낸셜은 지난해 대규모 유상증자로 레버리지 규제와 관련해 다소 한 숨을 돌렸다"며 "그러나 자산 증가 추이 등을 감안할 때 올해 한 차례 이상 유상증자를 추진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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