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6년 04월 29일 12: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수조 원대 분식회계 의혹을 받고 있는 대우조선해양이 법무법인 세종을 업무 대행 로펌으로 지정했다. 금융감독원의 회계감리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초부터 실시되고 있는 금융감독원의 특별 회계감리에 대응하기 위해 '법무법인 세종'을 대행 로펌으로 지정하고 관련 업무를 모두 맡겼다.

특정 로펌이 대우조선해양의 회계감리 대응 업무를 전담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대우조선해양은 그동안 한 곳을 지정하지 않고 김앤장 법률사무소, 법무법인 광장 등 몇몇 로펌으로부터 회계감리 관련 자문을 받아 왔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이전까지는 회계감리 관련해서 대행업체를 지정한 적이 없다"며 "이번엔 회계절벽(장부상 이익이 일시에 대규모 손실로 전환되는 것) 규모가 몇 조원에 달하다 보니 아예 로펌 한 곳을 지정해 모든 사안에 꼼꼼히 대응하도록 조치를 취한 것"이라고 말했다.

회계감리란 외부감사를 받는 기업의 재무제표와 감사보고서가 공정하게 작성됐는지를 검사하는 작업이다. △매년 두 차례 무작위로 대상 기업을 선정하는 일반감리와 △중대한 분식회계 및 부실감사 정보가 있는 회사를 대상으로 이뤄지는 특별감리 등이 있다. 상장기업은 금융감독원이, 비상장기업은 증권선물위원회의 위탁을 받은 공인회계법인이 각각 진행한다.

회계감리 대상으로 지목된 기업들은 금융당국의 제재 수준을 낮추기 위해 일반적으로 대형 로펌 여러 곳에 자문을 구한다. 우리나라에는 세종, 김앤장, 광장 등이 회계감리 관련 전문 인력을 보유하고 있는 곳으로 평가받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약 3조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원래 발표한 영업손실은 5조 5000억 원이었으나 그 중 약 2조 원을 2013, 2014년에 반영했어야 한다고 판단한 뒤 재무제표를 수정했다. 금융당국은 대우조선해양의 영업손실이 작년에만 집중적으로 반영되는 과정에서 고의적인 분식회계가 있었는지 조사하기 위한 회계감리를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