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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고 있는 빅3 조선사, 신용등급 추가 강등 우려 [2016 정기 신용평가]수주 절벽, 취소 사례 증가…미청구공사 리스크 상존

김진희 기자공개 2016-05-11 14:00:39

이 기사는 2016년 05월 09일 16: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반짝 선전한 1분기 실적으로는 부족했다. 수주절벽과 재무 부담에 시달리고 있는 조선 3사가 불안한 심정으로 정기평가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신용평가사들이 등급 전면 재검토를 예고하면서 등급 하향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다.

현대중공업은 종속회사인 현대오일뱅크의 실적 호조에 힘입어 올 1분기 연결 기준 3000억 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냈다. 별도 기준 영업익은 약 1000억 원이다. 대우조선해양은 특수선과 해양 부문에서 추가손실이 발생해 적자 기조가 이어졌지만 규모는 줄었다.

하지만 서강민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매출이 감소하는 가운데 선제적인 충당금 설정에 따른 기저효과를 감안할 때 유의미한 수준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평가 절하했다. 조선사의 신용등급 방어를 위해서는 신규 수주량 회복, 구조조정 등 자구책의 성과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 일감부족 눈앞…해운시황 침체, 저유가 지속

'수주절벽', '수주가뭄'이라는 표현이 절로 나온다. 그 정도로 국내 대형 조선사들의 수주환경 악화가 심각하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한 건의 신규 수주 실적도 올리지 못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자회사인 루마니아 조선소의 수주물량을 본사 이관한 1건에 그쳤다. 사실상 신규 수주로 보기 어렵다. 현대중공업은 4건 수주에 성공했지만 기존 계약이 잇따라 취소되면서 선주사 리스크 우려가 커지고 있다.

조선사신규수주
출처 : 한국기업평가

이같은 수주부진은 해운업계의 전반적인 침체와 저유가에 따른 것이다. 특히 예상 외의 유가급락이 시장 회복을 지연시키는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당분간 저유가 기조가 계속될 것으로 보이면서 큰 폭의 수주실적 회복은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현재 수준의 수주 부진이 지속되면 올 상반기부터 일감 공백이 현실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삼성중공업의 경우, 대형 해양플랜트 계약이 잇따라 취소돼 내년 일감부족이 현실화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

◇ 미청구공사 리스크에 유동성 부담까지

미청구공사 리스크가 커지면서 조선사 신용등급 전망에도 빨간 불이 켜졌다. 지난해 줄강등의 악몽이 재현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의 신용등급은 기존 'AA-(안정적)'에서 지난해 하반기 들어 'A+(부정적)'으로 내려앉았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발생한 대규모 손실로 인해 'A+(안정적)'에서 1년 사이 6노치(notch)나 강등됐다. 현재 등급은 투기수준인 'BB+'다. 등급전망은 '안정적'.

신평사들은 빅3 조선사의 잉여현금 창출이 제한된 상태로 판단하고 미청구공사 회수 지연 등 현금흐름에 악영향을 미치는 요소를 집중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이들 조선 3사의 지난해 별도 기준 미청구공사 금액은 상당 부분을 손실로 반영했음에도 13조 원에 달한다.

해양 시추설비 부문은 미청구공사 부실화 재발 가능성이 가장 높은 분야로 꼽힌다. 시추설비는 재무적 여력이 열위한 시추설비업체들이 발주한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유가 하락에 따른 영향을 크게 받는다. 발주처 사정에 따른 인도 취소나 연기는 대부분 이 시추설비에서 발생하고 있다.

주요 발주처의 무디스 기준 신용등급이 부도 직전 수준으로 급락해 대금회수 리스크가 확대됐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4기의 설비공사가 취소됐고 14기의 일정이 1~2년 가량 연기됐다. 시추설비는 초기 선수금이 적고, 인도시 잔금 비중이 70~80%에 달해 계약 취소시 대규모 손실이 반영된다. 지난해 말 조선 3사의 해양 시추설비 인도 기준 수주잔고는 120억 달러로 추산된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내년 만기가 돌아오는 조선 빅3의 회사채 규모는 모두 합쳐 2조 2000억 원을 넘어선다. 현대중공업 6800억 원, 삼성중공업 6000억 원, 대우조선해양 9400억 원이다. 은행권 추가대출, 회사채를 통한 자금조달에 나서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유동성 위기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홍석준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대규모 손실과 신인도 하락으로 금융시장에서의 자금 조달이 이전에 비해 제한된 상태"라며 "보유 자산 매각이나 자본확충이 없다면 재무융통성 부담이 가중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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