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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균 투자 8년' 지오영, 어떻게 바뀌었나 M&A 전략 거듭..산업 내 통합 시나리오 점점 현실화

송민선 기자공개 2016-06-27 10:25:11

이 기사는 2016년 06월 20일 16시4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오영은 독립계 사모투자회사 앵커에쿼티파트너스의 과거요 현재며 또한 미래다. 지오영 투자가 성공해야 독립 GP로 나선 안상균 대표에 대한 LP들의 신임이 공고해진다. 씨앤앰 투자가 안상균을 골드만삭스 그룹 내 한국인 최초의 파트너로 승승장구하게 만들었다면, 지오영 투자는 안상균을 믿고 독립 GP로 나서도록 LP들의 판단이 옳았는지를 가늠케 하는 첫 관문이라 할 만하다.

골드만삭스PIA는 지난 2009년 지오영에 약 400억 원의 투자를 단행했는데, 당시 투자책임자가 바로 앵커에쿼티를 설립한 안상균 대표였다. 당시 안 대표는 국내 제약 유통산업에 구조 재편(consolidation) 바람이 불 것으로 예견하고 선제적 투자에 나선 듯 하다. 당시 국내 제약 유통업계는 거대 제약 도매업체들이 과점하는 미국 시장과 달리 1000여 개가 넘는 군소업체들이 난립해 있었다. 이런 업계의 생존을 위해선 구조 재편이 불가피할 것이고, 선도업체에 올라타 이를 주도할 경우 큰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 한 것 같다.

지오영 투자 성공 가능성에 대한 안상균 대표의 확신은 골드만삭스에서 나와 독립 GP인 앵커에쿼티를 설립하는데까지 이어졌다. 앵커에쿼티는 2013년 골드만삭스가 보유 중이던 지오영 지분 중 25%과 지오영 측이 보유한 지분 20%를 매입, 현재 지오영의 최대주주로 올라서 있다. 앵커에쿼티가 여기에 쏟아부은 투자금만 해도 메자닌 투자를 합쳐 1500억 원이 넘는다.

그렇다면 지오영의 현황은 어떨까. 안 대표가 예견한대로 가고 있는걸까. 현재 상황만 놓고보면 절반은 맞고 절반은 미지수인 것 같다.

쉽게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은 역시 지오영의 실적이다. 국내 3대 의약품 도매그룹이라 불리는 지오영, 백제약품, 동원약품 중에서도 매년 꾸준히 시장점유율이 상승하는 곳은 지오영 뿐이다. 연평균 성장률은 40%에 달한다.

백제약품은 2008년까지만 하더라도 지오영을 훨씬 앞서는 업계 1위였다. 당시만 해도 5000억대 매출을 기록하는 백제약품을 앞설 업체가 나타날 것으로 보는 이는 없었다. 하지만 안상균 대표의 투자를 받은 지오영은 잇단 인수합병(M&A)으로 덩치를 키우며 이듬해부터 백제약품을 추월했고 이후 양사의 매출 격차는 확대돼 갔다.

앵커에쿼티의 투자 이후 지오영은 약가 인하와 도매상 창고면적 기준 변화 등 급변하는 환경에도 안정적인 매출 성장을 나타냈다. 2009년 말 연결기준 7839억 원이던 지오영의 매출은 2011년 유통업계 최초로 1조 원을 넘어섰다. 꾸준히 성장한 매출액은 지난해 1조7129억 원을 기록했다.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등의 여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에만 15%를 웃도는 매출액 증가율을 나타낸 셈이다.

현금흐름도 눈에 띄게 늘어났다. 2009년 191억원에 불과했던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지난해 349억 원으로 증가했다. 2009년과 비교해서는 82% 늘었으며, 직전년도와 비교해서는 10% 가량 증가한 규모다.

하지만 아직 지오영의 계획이 완전히 성공했다고 단정하기는 일러보인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늘어나는 등의 외형 성장은 지오영의 연이은 기업 인수로 덩치가 커지면서 생긴 결과로 볼 수도 있다. 실제 지오영이 이같이 안정적인 성장세를 나타내는 데는 공격적인 인수·합병(M&A) 전략이 주효하게 작용했다. 지오영은 안상균 대표의 투자 전부터 여력이 생길 때마다 지방의 성장 가능성 있는 도매업체를 인수 후보에 올려놓고 하나씩 사들여왔고, 투자 이후에는 이 같은 전략에 더욱 불이 붙었다.

청십자약품(영남권), 전주약품(호남권), 대동약품(충청권) 등 세력을 확장시켜왔던 지오영은 AEP의 투자 이후 제주지오영 인수로 전국 네트워크 구축을 마무리했다. 그 결과 약국기준 시장점유율은 9%에서 올해 13%까지 늘어났다. 국내 전체 약국(약 2만1000개) 중 거래하는 약국의 비중도 40% 수준에서 50%까지 늘었다. 점유율이나 약국 거래율 등의 지표로 보면 매출액 등의 증가 추이에 비해 아직 부족한 성장임을 확인할 수 있다.

유통공룡 등장으로 재편될 것으로 보였던 시장도 아직까지 군소업체들의 난립이 지속되는 양상이다. 지난 2001년 666개였던 의약품 유통업체는 2014년 2014개로 오히려 196%나 늘었다. 이 가운데 매출 100억 원 이하 도매업체는 1648개에 달해 아직도 공급금액의 16%를 차지하고 있고, 시장 전체 공급규모의 84%를 점하는 매출 1000억원 이상의 도매업체도 366개에 이른다.

연계산업 확장에 나선 것도 아직까지는 뚜렷한 시너지를 내진 못하고 있다. 지오영이 지난 2014년 인수한 케어캠프의 경우 전년(2720억 원)보다 13% 늘어난 3071억 원의 매출액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오히려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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