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6년 06월 20일 17: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오영은 창업 초기부터 M&A 성장 전략을 구사해왔다. 이는 산업 내 구조 개편 및 통합(consolidation)을 투자 기회로 포착하려는 앵커에쿼티파트너스 전략과 통하는 부분이다. 앵커에쿼티는 좁은 땅에서 다수 업체가 다년 간 출혈 경쟁하면서 망가진 의약품 도매시장을 회복시키는 데 '통합'만큼 확실한 처방도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통합 전략에 따라 몸집 불리기를 지속해온 지오영은 이제 동종업계를 넘어 의료용품 구매대행(GPO) 등 연계산업까지 진출하고 있다. 또한 단순 배송 역할 뿐만 아니라 물류시스템을 선진화시키는 노력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 의약품 도매업체 난립..업계 재편 필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의약품 시장은 지난 2001년 7조 8000억 원에서 2014년 18조 1000억 원으로 2.3배 증가했다. 해당 기간 제조사와 요양기관 간의 직거래는 감소했고, 도매를 거쳐 요양기관으로 유통되는 거래가 증가했다.
이에 의약품 도매유통 시장은 2001년 3조 7000억 원에서 2014년 15조 5000억 원으로 4.2배 증가했다. 이 과정에서 의약품 도매업체는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도매업체 수는 666개에서 2014개로 196%나 늘었다. 일본의 도매업체 수(91개)와 비교하면 그 규모는 더욱 두드러진다.
문제는 경쟁이 과도해지면 요양기관의 우월적 지위 남용이 벌어진다는 점이다. 이른바 '1원 낙찰' 등 가격질서가 파괴되는 문제와 뒷거래·불법 리베이트가 벌어질 우려도 존재한다. 의약품 유통 시스템의 분배 효율성도 떨어지는 편이다.
앵커에쿼티는 이 부분을 노렸다. 영세한 기업들이 경쟁에서 낙후돼 문을 닫을 경우 오히려 더 빠른 산업 재편을 이루고, 더 큰 규모의 유통공룡으로 거듭날 수 있다. 실제로 2011년부터 2014년까지 연 평균 234~257개의 업체가 개업하고, 126~216개의 업체가 폐업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이나 유럽, 일본 등 선진국의 경우 제약사는 제품 개발에 집중하고 마케팅과 유통을 100% 유통에 맡기고 있다. 특히 미국의 경우 상위 3개 업체들의 시장점유율은 95% 이상이다. 즉 의약품 밸류체인(value chain)내에서 제약과 유통은 각자가 잘 하는 업무에 집중하는 모습을 나타낸다는 얘기다.
의약품 유통을 겸할 경우 물류비용이 추가된다는 단점이 있지만 직거래와 비교할 때 전문화된 물류를 제공해 효율성을 증가시킨다. 제약사는 재고부담·물류비용·판매촉진비·인건비 등의 부담을 줄일 수 있고 요양기관은 도매거래를 통해 다양한 의약품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다.
◇ 지오영 '몸집 불리기' 지속
앵커에쿼티는 동종업계를 넘어 연계산업 인수·합병(M&A)에도 나서며 지속적인 지오영의 몸집불리기를 실시하고 있다. 앵커에쿼티가 투자하기 이전에도 청십자약품(영남권), 전주약품(호남권), 대동약품(충청권) 등을 인수하며 세력을 확장해온 지오영은 의 투자 이후에는 제주지오영을 인수했다. 이로써 전국 네트워크 구축을 완료한 만큼 앞으로는 신사업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제 지오영은 동종업계 이외에도 시너지가 날 수 있는 기업의 M&A에 나서고 있다. 대표적인 기업이 지난 2014년 인수한 케어캠프다. 당시 앵커에쿼티는 전국 500병상 이상 종합병원의 23%를 고객으로 삼고 있는 케어캠프 지분 52.82%을 삼성물산으로부터 약 300억 원에 인수했다. 주요 고객사가 겹치는 만큼 시너지가 충분하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케어캠프는 2000년에 설립된 의료용품 구매대행 업체로 대형 병원에서 사용되는 진료재료와 의료기기, 진단 시약 등의 구매관리를 맡고 있다. 통합물류시스템을 통해 의료기기와 의약품에 대한 재고 관리와 의료장비 임대 운영, 방사성 의약품 제조 및 판매 사업도 함께 병행 중이다.
물류센터 확대 및 IT 선진화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조선혜 지오영 회장은 2016년 사업계획 발표회에서 인천 물류센터에 이어 중부권 물류 심장이 될 제2 물류센터 오픈과 IT 시스템 구축을 위한 과감한 투자를 실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의약품 유통업이 물류창고를 통해 주변 약국에 배송하는 단순사업이 아니라, 물류센터와 IT를 통해 고객에게 밸류를 제공하는 첨단 산업으로 변모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지오영은 웹 주문 등 온라인의 편의성을 갖추면서 전국에 보유한 기존 고객들의 니즈에 대응하며 빠른 배송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