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6대 혁신' 민간에 칼자루 쥐어준다 혁신위원회·기업구조조정지원 특별자문단 신설, 출관위 권한 강화
윤동희 기자공개 2016-06-23 16:47:59
이 기사는 2016년 06월 23일 16: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업 구조조정 업무와 은행 운영을 부실하게 했다는 비판을 받는 산업은행이 민간위원 등 외부에 칼자루를 쥐어주기로 했다. 외부에서 영입한 전문가 집단을 만들어 은행 혁신과제와 기업 구조조정 업무, 출자회사 임원추천 등의 역할을 맡긴다는 계획이다.산업은행은 23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KDB 혁신 추진방안을 발표했다. 산업은행은 "이번 추진방안은 산업은행 혁신에 대한 국민과 여론의 요구를 변화의 계기로 삼아 전면적인 혁신방안을 마련함으로써 국민에게 신뢰받는 정책금융기관으로 환골탈태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우선 산업은행은 6대 혁신과제를 설정하고, 해당 과제의 차질 없는 수행을 위해 'KDB혁신위원회'를 신설할 계획이다. 이번 산업은행의 혁신안을 최종적으로 총괄, 책임지는 일종의 컨트롤타워이다.
위원회 설립 목표는 구조조정, 미래 정책금융 비전 등 산업은행 역할과 인사·조직·업무 프로세스 전반에 대한 진단을 실시하고 개선 방안 도출하기 위함이다. 6대 과제는 △구조조정 역량 제고 △중장기 미래 정책금융 비전 추진 △출자회사 관리 강화 △여신심사 및 자산포트폴리오 개선 △성과 중심의 인사·조직 제도 개선 △대외소통·변화 관리 강화 등이다.
KDB혁신위원회는 산업은행 표현에 따르면 '외부명망가'를 위원장, 위원으로 선임한다. 외부 전문기관도 참여시켜 산업은행에 대한 외부 시각과 의견을 수렴하는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산업은행에서는 부서장과 팀장, 팀원 등 다양한 구성원을 참여시켜 객관적이고 실행가능성 높은 혁신방안을 도출한다는 방침이다. 조직에 대한 진단은 8월까지, 로드맵 도출은 9월까지 마무리 지어 9월 이후부터는 세부과제를 시행하는 일정을 따를 예정이다.
혁신위원회는 상시기구가 아니고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조직된 TF로 이해하면 된다. 혁신안 진척정도에 따라 기한을 연장하는 등 조직 운영은 유연하게 가져가겠다는 방침이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위원장 선임과 관련해) 실무진에 그간 산업은행에 가장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한 게 누구인지 찾아보자고 부탁했다"며 "우리 조직이 쇄신하겠다고 했는데 사회가 인정하지 않는 낙하산 등의 염려는 기본적으로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6대 과제 중 첫째 과제인 구조조정 역량 제고와 관련해 산업은행은 별도의 기업구조조정 지원 특별자문단을 신설 운영하기로 했다. 회장 직속에 자문단을 만들고 구조조정 업무의 투명성과 전문성을 강화한다. 감사원을 비롯해 언론과 학계 등 업계로부터 부실 관리에 대한 지적이 잇따르자 산업은행이 이들에게 직접 칼자루를 쥐어준 셈이다.
기업구조조정 지원 특별자문단은 크게 운영위원회와 자문단회의로 나뉜다. 운영위원회는 특별자문단 풀(pool)에서 선임된 민간위원 3명과 집행부행장 2명으로 구성된다. 특별자문단을 구성하고 자문주제, 자문회의 구성의 역할을 맡는다.
특별자문단 풀은 △신평사, 애널리스트, 연구소 등 산업별 전문가 그룹 △교수, 연구소 박사인력 등 학계 전문가 그룹 △PE, 컨설팅 회사 등 구조조정 전문가 그룹 △회계·법률 전문가 그룹으로 구성할 예정이다. 관계와 재계, 학계 등에서 다양한 후보군을 물색해 영입하고 구조조정 전문성을 보완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구성한다는 계획이다. 규모는 40~50명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 투명성 있는 운영을 위해 시장요청이 있다면 명단공개도 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자문단회의는 운영위원회의 민간위원 3명과 사안에 따라 선발된 전문가 3~5명을 모아 열린다. 산업별 경쟁력을 점검하고 개선사항에 대한 자문 업무를 수행한다. 개별기업에 대한 자문은 경제적 중요성이 큰 사안에 대해 제한적으로 추진한다는 조건을 못 박았다.
이외에 법률·회계 등 외부 구조조정 전문 인력 신규 충원을 통해 업무 전문성을 보완하기로 했다. 또 조사부가 미래전략, 산업분석 등을 통한 경쟁력 강화 등을 연구하는 정책금융 씽크탱크(Think Tank)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조직을 확대 개편키로 했다.
출자회사 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출자회사관리위원회(이하 출관위)의 역할을 재정비했다. 산업은행은 지난 2월 출관위를 설치했다. 9인의 위원으로 구성돼 있으며 이중 6명이 사외이사와 외부전문가로 구성돼있다. 민간부문 위원장은 최익종 코리아신탁 대표가 맡고 있다. 산업은행 재직시절 대우사태 등을 담당하며 '기업 구조조정의 대가'로 불린 인물이다.
출관위는 앞으로 단순히 비금융자회사 매각뿐만 아니라 산업은행 임직원 재취업 이슈를 담당하는 역할도 맡게 된다. 공직자윤리법상 취업제한기간인 퇴직 후 3년 이내 임직원이 산업은행의 비금융출자회사에 재취업하는 경우 재취업 적정성을 심의하는 역할이다. 만약 산업은행이 구조조정 중인 출자회사 임원을 추천할 경우 출관위의 심사를 통해 전문성 있는 인사를 추천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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