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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고속터미날' 개발, 한진해운 덕볼까 ㈜한진, 한진해운 지원 위해 지분 매각…센트럴시티 지분율 65%로 확대

김창경 기자공개 2016-06-29 11:44:10

이 기사는 2016년 06월 27일 14: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세계의 서울고속버스터미날(이하 고속터미날) 개발 추진 가능성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신세계가 최대주주로 있는 센트럴시티가 ㈜한진으로부터 고속터미날 지분을 인수하면서다. ㈜한진은 한진해운의 항로 운영권 인수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고속터미날 지분을 매각했다. 한진해운의 유동성 위기가 신세계의 고속터미날 지분 확대로 이어졌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센트럴시티는 ㈜한진의 고속터미날 지분 16.67%를 1659억 원에 매입했다. 센트럴시티의 고속터미날 지분율은 48.29%에서 64.96%까지 올랐다. 센트럴시티의 지분율이 50%를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1분기 기준 센트럴시티의 주요 주주는 신세계(60%)와 신선호 센트럴시티 의장(38%)이다.

센트럴시티의 고속터미날 지분 매입은 한진해운의 유동성 위기와 연관돼 있다. ㈜한진은 최근 이사회에서 인도네시아, 베트남, 태국, 중국, 일본 등 한진해운의 8개 항로 영업권을 621억 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한진은 인수 목적을 컨테이너 정기선 사업 진출 등으로 밝혔지만 한진해운에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한 그룹 차원의 지원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진은 과거 신세계의 고속터미날 지분 확대 움직임이 있었을 때도 지분을 매각하지 않았다"며 "㈜한진의 고속터미날 지분 매각 시기와 한진해운의 유동성 위기가 불거진 시기가 맞물린다는 점에서 두 사건이 무관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2014년 거래가격과도 큰 차이가 없다. 센트럴시티는 2014년 11월 한일고속이 보유하고 있던 고속터미날 지분 9.55%를 930억 원에 매입했다. 주당 가격은 25만 4000원이었다. ㈜한진의 고속터미날 주당 매각가는 25만 9000원이었다. 1년 반이 넘는 시간 동안 주식가치가 2% 늘어나는 데 그친 셈이다.

신세계가 고속터미날 지분을 늘리려는 시도는 지속적으로 있었다. 한일고속 지분을 인수하고 센트럴시티의 고속터미날 지분율은 48.29%에 머물러 있었다. 50%에 육박하는 지분율이었지만 특별결의 사항을 관철하기 위해서는 지분율을 67%까지 끌어올려야 했다.

신세계는 2015년 동부익스프레스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정용진 회장이 동부익스프레스에는 관심이 없다고 밝힌 이후에 벌어진 일이었다. 신세계의 이 같은 움직임은 동부익스프레스가 보유한 고속터미날 지분 확보를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었다. 동부익스프레스는 고속터미날 지분 11.11%를 들고 있다.

신세계는 동부익스프레스를 인수하지 못했지만 이번에 센트럴시티를 통해 고속터미날 지분율을 64.96%까지 끌어올렸다. 2대 주주인 천일고속과의 지분율 차이만 48.3%에 달한다. 동부익스프레스, 중앙고속, 신 의장 등 다른 주요주주의 지분율을 모두 합친 것보다 센트럴시티의 지분율이 더 높다.

이는 신세계에 의미가 남다르다. 신세계는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을 필두로 고속터미날 일대를 신세계 타운으로 조성할 계획을 염두에 두고 있다. 신세계는 특별결의 사항을 통과시킬 수준의 지분율을 확보했다. 부지 개발에서 신세계가 완전한 우위를 점했다는 의미다.

신세계 관계자는 "고속터미날 부지 개발은 서울시의 계획에 달렸다"며 "신세계는 아무런 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고 일단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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